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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15. 2018

화악산과 도마치재

여름 맞이 자전거 훈련

2018년 6월 2일


GPX 다운로드 및 코스 요약은 아래 링크 참고

https://bicycletravel.tistory.com/44


지난 주인 5월 말부터 갑자기 춘천의 낮 최고 기온이 32도를 넘었다. 기온이 28도만 되어도 땡볕 아래에선 덥다고 느껴지는데 30도를 넘게 되면 그늘 없는 길은 후라이팬 같은 느낌이다. 6월도 안 되어서 벌써 이러니 올 여름 폭염이 시작되면 얼마나 더워질지 걱정이다.


여름에 자전거를 타려면 오후 12시부터 3시 사이의 가장 더운 시간을 피하는 것이 좋다. 새벽 5시 20분에 일어나서 가평에서 콩나물 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가평 북면 면사무소에 주차를 하고 7시 반에 출발한다.


화악산-도마치재 코스는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요즘 들어 특히 인기인 코스이다. 면사무소 주차장에서도 주말마다 자전거 동호회가 몇 팀씩 주차를 하고 출발한다.


지니님은 로드바이크의 기어비로는 화악산 올라가기가 힘들다고 오늘은 MTB를 타기로 했다. 내가 봤을 때는 로드바이크로도 충분히 올라갈 것 같은데...


화악삼거리에서 사창리, 화악산 방향으로 직진하면 된다.


화악천 물길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아직 아침 9시도 안 되어 도로에 산그늘이 드리우니 시원하다.


차가 거의 안 다니는 도로로 화악2리 마을회관을 지나면 조금씩 가팔라진다. 점점 힘들어지는 오르막을 오르다보면 산 중턱에 다리가 하나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화악5교이다. 느닷없이 5번째 다리인데... 화천 방향에서 1교부터 3교까지는  사내면 쪽에, 4교와 5교는 가평 북면에 있다.


화악5교를 지나면 거리 상으로나 고도 상으로나 화악산을 절반 정도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화악5교 위의 화악4교를 지나면 화악산 오르막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크게 도는 S자 헤어핀이 나타난다. 저 멀리 화악산 정상이 보인다.


중간 삼거리를 지나서 조금만 올라가면 경사도가 낮아지기 시작한다.


화악터널 표지판이 나타나면 화악산 오르막길은 끝이 난다.


2008년 재개통되어 해발 870m에 위치한 화악터널은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터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터널은 정선에서 태백 넘어갈 때 지나가는 두문동재 터널이고 해발 1050m 정도라고 한다. 이 화악터널 자리에 예전에는 조명도 없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좁은 터널이 있었다고 한다. 화악터널이 관통하는 고개는 실운현고개로 아까 지나친 임도 입구 삼거리에서 길이 이어진다.


바람 통로인 터널은 사내면 방향으로 내리막길이라 아주 시원하다.


터널을 나오면 강원도 화천군의 사내면이다.


전망대에서 사내면 읍사무소가 있는 사창리가 보인다.


근처 약수터에 옆에 화악산 정상 인증 마스코트인 반달곰 두 마리 석상이 있다. 약수물도 시원하니 잠시 쉬어가기 좋다.


이제 사내면 방향으로 내리막을 쭉 내려간다. 길이 낡았는지 여기저기서 개선 공사 중이다. 아래쪽부터 구간 별로 공사하는지 공사 구간을 지나 내려가면 아래쪽 길은 새로 깨끗하게 포장되어 있다.


도마치재를 넘어서 북면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근처에서는 나름 큰 마을인 사창리 들어가기 전에 좌회전해서 원동초등학교까지 달려야 한다. 수피령으로 간다면 사내면 사창리를 관통해서 직진하면 된다.


원동 초등학교 바로 앞의 주유소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하면 도마치재길이 시작된다.  


주유소의 편의점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자주 들르는 쉼터이다. 편의점 처마 밑 제비들이 새끼한테 밥먹이느라 한참 분주하다. 제비들을 보며 자라서 그런지 나는 제비들이 좋다.


편의점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한다.


가평군 북면까지 도마치재를 넘어서 30km를 더 가야 한다.  대략적으로 오르막이 10km, 내리막이 20km 정도 남았다.


오르막길의 경사는 그리 가파르지 않지만 점심 시간이 다가오면서 햇빛이 점점 뜨거워진다. 북면 가는 방향의 도마치재는 대부분 동측 사면이기 때문에 낮에는 그늘도 거의 없다.


그리 힘들지 않지만 무더위에 점점 더워지는 오르막을 올라가다보면 어느새 해발 500m 표시가 나온다.


중간부터 오토바이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시끄럽게 한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길이라 그런지 오토바이들이 연습하거나 드라이브하러 많이 오는 듯하다. 굉음을 내면서 조용한 언덕길을 계속 오르락내리락 하는 오토바이족들 때문에 너무 시끄럽다.


한참 올라가다가 해발 600m 표지판이 나온 후에 큰 S자 헤어핀 코스가 나오면 도마치재의 정상에 거의 다 온 것이다. S자 코스라곤 하지만 그리 경사가 심한 편은 아니다.


드디어 해발 690m의 도마치재 정상이다. 저 앞의 커다란 수달 간판이 큰 그늘을 만들어주니 그늘에서 더위를 피해서 잠시 쉰다.


이제 도마치재를 내려간다. 한참 내려가다보면 은근히 가파른 곳도 있고 38선 표지석이 있는 쉼터도 있다. 이전에 북면 쪽에서 올라가 보았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처럼 사내면 쪽에서 올라가서 북면으로 넘어가는 편이 수월한 것 같다.


가평천 계곡을 따라 마냥 내려가면 된다.


한참을 내려가다보면 북면사무소 앞에 도착하게 된다.


면사무소 앞 편의점에서 얼음에 음료수를 넣어 마시면서 잠시 쉰다. 느긋하게 내려왔더니 이미 오후 1시가 넘었고 오늘의 최고 기온인 32도에 육박한다.


아침을 일찍 먹고 점심시간이 되었으니 당연히 배가 고프다.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나면 왠지 탄수화물보다 고기가 땡긴다. 돌아가는 길에 닭갈비집에 들러서 점심을 먹고 돌아온다.


숙련자들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초보자들은 다른 곳에서 충분히 훈련하고 오지 않았다면 당황할만한 코스이다. 초보자들은 한 번에 너무 힘든 고개를 오르면 무릎에도 안 좋으니 다른 좀더 낮은 오르막길부터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도전해야 한다.

언덕 두 개만 넘는 코스라지만 이 두 언덕이 경기도권에서는 상당히 높고 긴 언덕이라 그런지 총 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운동 효과가 나쁘지 않은 코스이다. 거리가 부족하다면 우리가 이전에 다녀온 수피령과 하오재를 함께 다녀온다면 110km 정도 되니 거리가 짧다고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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