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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n 26. 2018

춘천과 화천 사이

배후령과 부다리고개

2018년 6월 6일


현충일인 오늘은 지니님의 직장 동료들과 함께 춘천에서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배후령 고개를 넘어 화천에서 다시 부다리고개를 넘어 돌아오는 코스이다.

GPX 다운로드 및 코스 요약은 아래 링크 참고

https://bicycletravel.tistory.com/46



날이 더운 편이니 한낮의 태양을 피하고자 조금 서둘러서 아침 6시에 출발한다.


소양강을 따라 자전거길을 달린다. 물안개가 수면 위로 낮게 깔리고 물냄새가 퍼지니 제법 분위기가 있다.


소양3교 우안으로 건너가서 바로 이어지는 소양강 자전거길을 따라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배후령 입구인 천전삼거리 근처까지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천전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배후령 가는 길이다. 춘천에서는 어디로 가든 북한강 자전거길이 아닌 다른 길을 간다면 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화천을 가기 위해서는 북한강 자전거길, 부다리고개, 배후령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오늘은  배후령을 넘기로 한다.


평소에는 지니님과 둘이서만 다니다보니 함께 자전거 타는 사진이 거의 없는데 다른 분이 사진을 찍어준 덕분에 둘이 함께 타는 사진이 생겼다. 보통은 이렇게 지니님이 앞에서 달리고 내가 뒤에 따라 다닌다.


춘천 공원묘원을 지나가는 얕은 언덕을 넘어가서 비상 통제용 바리케이트를 지나가면 본격적인 배후령 오르막이 시작된다.


아침의 배후령길은 다람쥐들의 천국이다. 여기저기 다람쥐들이 자주 나타난다. 이 토종 다람쥐들이 쥐 종류 중에서는 가장 이쁜 녀석들인 듯하다.


배후령길은 완만한 경사가 꾸준히 길게 이어지는 코스라 운동 목적으로 아주 좋은 곳이다. 배후령 터널이 생긴 후로는 일반 차량들은 거의 지나다니지 않지만 가끔 스포츠카나 오토바이들이 요란하게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곳이기도 하다. 올라가다 보면 폭주족들이 낸 차량 사고의 잔해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배후령 오르막길은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완만해지는 것이 특색이다. 그만큼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편하게 올라갈 수 있다.


오늘 모임에 참석한 사람 중에는 새 자전거로 처음 장거리에 도전하는 여자분도 있다. 생각보다 빨리 잘 올라왔다.


배후령 정상은 북위 38도 선을 지난다. 외국에서 한국전쟁과 남북한의 분단에 대해서 아는 사람 중에도 38선을 휴전선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배후령 북쪽의 내리막길은 길이 복잡하지 않아서 그런지 남쪽 길의 정상에서 바리케이트까지의 거리와 비슷한데도 생각보다 빨리 끝난다.


터널을 넘어서 정방향으로 진행한다.


예전에는 배후령을 넘은 후에 추곡터널을 지나 소양강 옛길을 따라 양구까지 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추곡터널의 자전거 통과가 금지되었다.

우리는 화천 방향으로 한산해 보이지만 은근히 차가 다니는 길을 따라 달린다.


화천댐으로 막힌 물길이 만든 파로호 옆길을 따라 달린다. 파로호 근처에 수달이 많이 산다는데... 워낙 귀여운 동물이라 야생에서도 한 번 보고 싶은데 해마다 한두 번 이상 다니는 곳이지만 못보았다.


슬슬 아침을 먹어야 해서 산소길로 가지 않고 차도를 따라 식당을 찾아보았는데 결국 화천 읍내의 김밥천국을 가야 했다.


이것저것 메뉴가 많으니 각자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


식사도 하고 좀 쉬었으니 이제 춘천으로 돌아가야 한다. 6번 국도로 가기엔 차량 통행이 많은 길이니 화천대교를 건너 부다리 고개를 넘어가기로 한다.


강변도로는 거례리 쯤에서 강을 벗어나 내륙으로 들어가는데 약간의 언덕길을 오르다보면 부다리 터널이 나타난다.


부다리 터널을 통과하지 않고 옛길로 넘어가려면 중간에 바리케이트로 차량 출입을 통제해 놓은 곳을 넘어서 가야한다. 도로 관리를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통제해 놓았지만 생각보다 상태는 좋다.


이 부다리 고개를 북에서 남으로 갈 때는 긴 직선 오르막길이다. 정상이 눈에 보이고 경사도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데 이상하게 힘들다.


고개 꼭대기에 거의 도착하면 춘천시로 넘어오게 된다.


부다리 고개 내리막길은 관리가 중지된 길이라 중간중간 풀이 돋아있지만 노면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은 길이다.


반대편 옛길 입구 바리케이트를 넘어가니 엄청난 수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역주행에 무단횡단에 통제가 안 되는 이들하고 중간에 맞닥트리지 않은게 다행이다. 초보자가 끼어서 그런지 우리 일행은 아직 오질 않는다. 가장 더울 때에 그늘도 없는 곳에서 기다리긴 싫어서 고탄리의 하나로마트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기다리기로 한다.


고탄리 하나로마트 직전에 삼거리가 있는데... 여기서 왼쪽 방향은 악명높은 고탄고개로 가는 길이다. 배후령만큼 높지는 않지만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에 로드바이크로는 올라가기 상당히 힘든 고개라고 한다.


하나로마트에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쉬고 있으니 일행들이 나타난다. 꽤 늦었다 싶었더니 초보자를 데리고 터널을 통과하는게 위험할 것 같아서 고개를 넘어왔다고 한다. 보통 초보자가 처음 80km에 도전하면 평지만 달려도 엄청나게 힘든데 힘든 고갯길까지 두 번 넘었으니 참 대단하다.


이제 북한강 옆 찻길을 따라서 쭉 달리기만 하면 된다.


춘천댐과 피암터널을 지나서 달리다보면 북한강 자전거길의 진짜 끝지점이 나타난다.


신매대교 아래를 지나면 울창한 나무숲 터널로 시원한 자전거길을 달릴 수 있다.


소양2교에서 모임은 해산하고 우리도 귀가한다.


배후령과 부다리 고개로 춘천에서 화천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고탄고개 쪽으로 현재 도로가 공사 중인데, 이 도로가 완성되면 부다리터널의 차량 통행량은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듯하다.
초여름 같은 날씨에 아침 일찍 모여서 달리니 무더운 햇빛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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