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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Feb 04. 2019

존과 지니의 스쿠버 장비 이야기

스쿠버 장비의 구입

장비가 사고 싶어졌다. 


이번 2019년의 설 연휴에는 플로리다의 키웨스트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해볼까 했는데... 미국에서도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스쿠버 장비 렌탈비가 너무 비싸다. 그래서, 쓰고나면 사라지는 렌탈비에 1인당 50만 원을 쓰느니 개인 장비를 맞추기로 한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장비는 마스크, 핀, 호흡기, BCD, 잠수복으로 이 5가지를 기본 풀세트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기본' 안전 용품으로 다이브 컴퓨터와 SMB까지 더해야 좀더 완벽한 풀세트라 할 수 있다. 이 7가지의 장비를 중심으로 스쿠버 다이빙 장비 구입에 대해서 이야기해본다.


만약 스쿠버 장비를 단 하나만 갖춰야 한다면 무엇을 갖춰야 할까?


스쿠버 장비를 한꺼번에 모두 구입하려면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그 중에서 한 가지만 구입하라고 하면 스쿠버 다이버들은 모두 마스크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자기 얼굴에 잘 맞아 물이 새지 않고 시야가 잘 확보되는 좋은 마스크야말로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장비이다. 마스크는 다양한 업체에서 어마어마한 종류가 판매되고 있지만 단지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나나 지니님같은 표준적인 동양인에게는 동양인 얼굴에 맞춰서 나오는 마스크가 좋다. 가능하면 직접 써보고 자기 얼굴에 잘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나는 아폴로 바이오메탈 마스크를 구입해서 지난 케언즈 다이빙에서 사용했고, 지니님은 이번에 여성들에게 맞춰 이쁘게 나온 걸(Gull) 코코 마스크를 구입했다.


마스크 다음에 구입하면 좋은 것은 무얼까?


여기서부터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나는 다이브 컴퓨터라고 생각한다. 다이브 컴퓨터는 수압센서가 장착된 손목 시계 형태의 컴퓨터로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 단순히 시간이나 현재 수심과 물 온도 등을 알려주기 위한 것 만이 아니라 스쿠버 다이빙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장치이다.

다이브 컴퓨터는 내가 다이빙할 때 잠수병이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수심에 따른 무감압 잠수 시간을 자동으로 계산해주고, 수심 5미터 전후에서 자동으로 3분 안전 정지 시간을 체크해주며 체내의 질소가 배출되어 비행기를 타거나 고산지대에 올라갈 수 있을 때까지의 시간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다이브 컴퓨터가 하라는대로만 잘 지키면 안전한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로그 기록이 되어 물 속에 들어갔던 정보들을 계속 기록하여 여러 날 연속해서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의 상황도 반영하기 때문에  렌탈이나 공용으로 돌려쓰기 힘든 장비라 자신만의 다이브 컴퓨터가 필요한 것이다.


다이브 컴퓨터가 이렇게 중요한데도 많은 사람이 선뜻 다이브 컴퓨터를 권하지 않는 이유는 상당히 비싸기 때문이다. 적게는 수십 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이 넘는데다가 충전 기능이 지원되는 제품이 나오기 시작한게 최근이라 대부분의 제품은 2~3년에 한 번, 몇 만원을 추가로 들여서 배터리를 교환해야 한다. 1년에 한두 번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사람에게 비싼데다가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야 하는 장비는 부담인 것이다.


나는 중저가형의 마레스 스마트 다이브 컴퓨터를 사용하고 지니님은 고급형인 순토 D6i novo를 사용한다. 순토 줍 노보같은 보급형도 필요한 기능은 다 있고 성능이 떨어지거나 하진 않으므로 저렴한 것이라도 구입하면 좋다. 순토 D 시리즈 같은 고급형 제품의 차이는 좀더 작고 이쁘게 생기고 호흡기에 트랜스미터를 장착하면 다이브 컴퓨터에서 공기량까지 측정해서 계산해주는 정도이다.

보통 다이빙샵에서는 풀 장비를 렌탈한다 해도 다이빙 컴퓨터를 빌리려면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배터리 교체 비용이 들긴 해도 한 번 사두면 두고두고 유용할 것이다.


마스크나 다이브 컴퓨터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핀(Fin, 오리발)이다. 이 역시 자신에게 잘 맞고 편하면서 추진력이 좋은 제품을 사용하면 렌탈 장비보다 훨씬 편하게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수영을 배우러 다닐 때 쓰던 마레스 아반티  엑셀 핀을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도 쓰고 있다. 부드러운 핀이라 조류가 강할 때는 불리하다고는 하지만 일단은 이 핀을 계속 쓰기로 했다. 이렇게 핀을 신발처럼 신는 풀풋형은 배에서 뛰어내리는 보트 다이빙에 적합하지만 걷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거친 바닥을 걸어야하는 비치 다이빙에는 쓰기 힘들다.


지니님은 마스크에 맞춰 걸 만티스 핀을 구입했다. 부츠를 신고 착용하는 오픈형 핀이다. 비치다이빙을 할 때는 부츠를 신고 바다에 걸어들어가서 잠수가 가능한 수심에서 핀을 착용하고 입수하면 되므로 보트다이빙이든 비치다이빙이든 가리지 않고 다목적으로 쓰려면 오픈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핀과 같이 사용하기 위한 부츠로는 표준이라 할 수 있는 스쿠버프로의 델타 5mm를 구입했는데 서양인의 족형에 맞는 폭이 좁고 발목이 가는 신발이라 지니님의 발에는 잘 맞는데도 발목에는 잘 안 맞는다. 다행히 핀과의 궁합은 나쁘지 않다.


안전한 다이빙을 위해 필요한 SMB

안전 개념이 부족한 다이버들은 잘 안 챙기지만 안전을 위해 중요한 것으로 SMB(Safety Marker buoy; 안전 표지 부표)가 있다. 생긴 것 때문에 흔히 세이프티 소세지라고도 불리는 이 SMB는 잠수를 끝내고 수면으로 올라오기 전에 주위를 지나는 배들에게 다이버의 위치를 알려주어 사고를 예방하는 물건이다. 몇 가지 방식이 있지만 사진의 제품은 호흡기를 퍼지하거나 인플레이터 밸브로 공기를 채울 수 있는 제품이다. 130 cm 정도의 길이라 상당히 커서 눈에 잘 띄지만 그 대신 둘둘 말아도 부피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휴대성은 조금 떨어진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문제없는 것들


그 외에 챙길 수 있는 간단한 물품 중에 스노클이 있다. 수면에서 스노클을 사용하면 공기 사용량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또한, 마스크와 핀이 있으니 스노클도 있으면 스쿠버 다이빙을 하지 않을 때도 언제든지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스쿠버 다이빙용으로는 아래 제품처럼 마우스 피스 부분이 유연해서 사용하지 않을 때 머리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제품이 좋다.  


그외 기타 등등


나는 이상하게 바다에 들어가면 잘 다친다. 날카로운 것에 베이기도 하고 무언가에 쏘이기도 하니 다치지 않으려면 장갑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다만, 지역에 따라서 장갑 착용이 금지된 곳도 있다.

장갑 옆의 노란 갈고리는 라인 커터이다. 스쿠버 다이빙을 할 때, 줄이나 그물, 혹은 해초류에 몸이 걸려서 빠져나오기 힘든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는 다이버에게 아주 위험할 수 있다. 이러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 짧은 칼을 휴대한다. 이 라인커터는 그 중에서 가장 간단하고 위험도가 낮은 칼이다.


비교적 부피를 적게 차지하면서 개인 물품으로 가지고 다니면 좋은 장비들은 이 정도이다. 이 아래부터의 3종류를 추가하면 풀 세트로 들어가게 된다.


스쿠버 다이빙 3종 세트


보다 부피가 커서 가지고 다니기 부담되면서 비싼 장비들로는 잠수복, BCD(부력 조절기), 호흡기(레귤레이터) 등이 있다. 세 종류 밖에 안 되지만 위의 것을 전부 합친 것보다 더 비싸고 부피도 월등히 크다.


먼저 잠수복이다. 우리나라처럼 추운 바다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려면 차가운 바닷물이 잠수복 내부로 들어오지 않는 드라이 슈트라고 하는 잠수복을 입지만 우리는 따듯한 나라에서만 다이빙을 할 예정이라 일반적인 잠수복인 3 mm 웻슈트를 입는다. 해파리에 쏘이거나 바위에 긁혀서 상처나지 않도록 긴 팔, 긴 바지인 풀 슈트를 구입했다.


BCD는 물고기의 부레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이다. 공기통과 연결해서 내부에 공기를 채워 넣어 부력을 조절할 수 있다. 공기를 넉넉히 채우면 마치 구명조끼처럼 물 위에 편안하게 떠있을 수도 있다. 휴대성이 좋다고 해서 스쿠바프로의 고급 라인인 하이드로스 프로를 구입했다. 포켓 웨이트 시스템으로 웨이트를 사진의 포켓에 넣어 착용하고 긴급 부상시에는 버리라는데... 저 주머니 하나에 5만 원이라고 한다.


실제로 사용할 때는 하얀 부분에 웨이트 포켓을 집어넣는다.


호흡기는 가격이 상당히 비싸지만 안전과 직결되므로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기에 찝찝한 중요한 장비다. 비싼 가격에 비해 구조가 그리 복잡한 편은 아니지만 안전을 위해서 1년에 한 번은 정비를 받아야 하는 장비라 사용 빈도가 떨어지는 사람이 구입하기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다.

우리는 가장 인지도 높은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스쿠바프로의 대중적인 고급 라인인 S600/MK25evo 조합으로 구입했다.


스쿠버 다이버의 상징과도 같은 부분인 2단계 호흡기는 S600인데 다른 회사 제품에 비해 디자인이 썩 멋진 것은 아니다. 지난 세부 다이빙에서 지니님이 강사님의 호흡기를 빌려써보더니 완전히 꽂혀서 구입했다.


주 호흡기가 고장났을 때, 혹은 옆 사람의 호흡을 도와줄 때 쓰는 보조 호흡기는 옥토퍼스라 한다. 눈에 잘 띄도록 노란색 본체와 노란색 튜브인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비상용이라 가장 기본적인 R095를 구입했다.


호흡기 1단계는 MK25evo이다. 가장 무난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다이브 컴퓨터가 있는데다가 수압계 모듈을 가지고 있어도 일행이나 가이드를 따라 다니기만 하면 잘 보지 않게 되길래 수압계가 없는 스쿠바프로 기본 공기 잔압계를 연결했다. 심플하니 이쁘다.


이외에도 스쿠버 다이빙에 사용하는 장비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기본적이거나 안전에 직결되는 장비는 이 정도이다. 보통 다이빙 업체에서 무게추와 공기통을 제공해주니 마스크, 핀, 호흡기, BCD, 잠수복 정도 챙기면 되고 SMB나 다이브 컴퓨터도 필수로 요구하여 각자 가지고 오게 하거나 렌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의 많은 부분은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 위한 기본 교육인 오픈 워터 취득 과정에서 당연히 배우는 내용이다. 자격증이 있는 스쿠버 다이버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지만 스쿠버 다이빙이 생소한 일반인들도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이야기해보았다.


안전한 스쿠버 다이빙을 하려면 검증된 장비를 사용해야 하니 다이빙샵의 렌탈 장비도 노후화된 경우는 있어도 처음부터 질이 아주 떨어지는 저급한 장비를 구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서, 개인 장비를 저렴한 것으로 적당히 구입해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것보다 맘 편하게 렌탈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니 렌탈 장비와 비슷한 수준의 제품을 풀세트로 구입하는 것보다 비싸더라도 좀더 상위의 제품을 할인받아서 한 번에 구입하거나 자금이 부족하다면 마스크, 핀, 다이브 컴퓨터 같은 것을 자신에게 잘 맞는 좋은 것으로 일부만 구입하고 점차 갖추는 편을 추천한다.


이제 장비 구입을 끝냈다. 이렇게 구입한 제품의 사용 방법이나 성능은 실제로 공기통을 연결해서 사용해보아야 제대로 알 수 있는데 다이빙 투어 당일날 허둥대다가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거나 문제점을 발견하거나 적응을 못할 수도 있다. 스쿠버 다이빙에서 바닷속에서 당황하는 것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다음 글에서는 구입한 새 장비에 미리 적응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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