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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Jul 02. 2018

존의 호주 여행 1 - 케언즈 스쿠버 다이빙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스쿠버 다이빙

2018년 6월 17~18일


일 때문에 호주에 10일 간 출장을 간다. 2번의 주말 동안 자전거를 타질 못하게 되지만 그래도 주말이니 놀아야겠다. 그 첫번째 주말에 케언즈에서 이틀 간 스쿠바 다이빙을 하기로 한다. 금요일 저녁 비행기로 출발해서 토요일 아침에 시드니에 도착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니 하버브릿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보인다.


시드니에서 내리면 호주 국내선을 타고 케언즈로 가야 한다. 내 비행기표는 자동으로 연결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수하물도 찾아서 체크인도 하고 다시 보내야 한다.


케언즈 가는 비행기를 꼬리 쪽의 계단으로 탄다. 앞뒤로 나눠 탑승을 빠르게 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인건가...


케언즈 공항에서 시내까지 셔틀버스를 탈까 했더니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길래 택시를 탔다. 영국, 일본처럼 운전 방향이 반대인 나라라 오랜만에 좌측통행을 하니 어색하다. 공항에서 시내 약간 변두리의 내가 묵을 호텔까지 겨우 6 km인데 택시 미터기는 미친듯이 올라간다. 17호주달러(AUD) 정도 나왔다. 요즘 호주달러 환률이 많이 떨어져서 1AUD가 830원 정도이니 14,000원 정도다. 호텔에 올라가보니 사이드뷰지만 바다가 보인다. 바다 전망 객실들은 모두 큰 객실들인 듯하다.


내일 다이빙을 하러 가기 전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러 케언즈 시내에서 쇼핑을 한다. 꽤 큰 다이빙샵에서 웻슈트(습식 잠수복) 안에 입을 속옷 용도로 샤크스킨 반바지를 산다. 호주 회사 제품인데 마침 세일해서 105AUD(88,000원) 정도이다.


배에서 먹고 자고 다이빙하는 리브어보드 1박 2일을 예약했으니 배 위에서 가볍게 입을 용도로 빌라봉 서핑바지도 하나 샀다. 역시 세일해서 55AUD에 구입한다. 빌라봉도 국내에서는 꽤 비싼 브랜드다.


필요한 물건들을 샀으니 이제 내일 아침에 허둥대지 않기 위해서 배를 타는 마를린 부두 (Marlin wharf)의 A 핑거 위치를 확인하러 간다.


케언즈 항구의 마를린 부두에 가려면 시내  맥도날드 근처에서 보행로로 대각선으로 쭉 질러 들어가면 된다.


마를린 부두에 도착했다.


마를린 부두의 가장 긴 선착장이 A 핑거이다.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진행하는 업체마다 자리가 지정되어 있고 나는 내일 아침 7시 반까지 리프 익스피어런스의 배를 타러 가면 된다. 확인 완료


사실 케언즈는 처음 온 것이 아니다. 10년 만에 케언즈의 산책로(Esplanade)를 걷고 싶은데 마를린 부두가 거의 끝 지점이다. 호텔까지 산책로를 따라서 슬슬 걷는다. 뿌연 한국 하늘만 보다가 호주의 맑은 하늘을 보니 가슴이 탁 트인다.


관광 휴양의 도시답게 투어용 헬기가 쉴 새 없이 다닌다. 케언즈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나 열대 우림 관광의 출발지이다.


케언즈의 휴양지로서의 단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해변이 모래사장이 없는 뻘밭이라 해수욕장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에서 바닷물을 끌어와서 만든 라군(인공호수)이 있다. 입장료 없이 무료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밤에는 근처에서 쉬는건 허용하되 안전요원이 없기 때문에 물 속에 들어가는 것은 안 된다.


산책로를 따라서 바베큐 파티장이 여기저기 있다.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싶다면 조미료와 고기를 근처 슈퍼에서 사와서 여기 구워먹으면 된다. 물론 사용료는 없고 새벽마다 미화원들이 와서 깨끗하게 정비한다.


쇼핑도 하고 많이 걸었다. 다리를 쉴 겸 호텔에 돌아와서 테라스에서 저무는 해를 보며 맥주를 마신다. 남반구에 있는 나라라 북반구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한참 겨울이 되어 가는 중이고 해도 빨리 진다. 겨울이라고 해도 케언즈는 적도에서 가깝기 때문에 기온은 24도 정도이다.


호주는 허가를 받은 술가게에서만 술을 살 수 있고 일반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서는 술을 팔지 않는다. 오는 길에 들른 마트에서 과일 모듬을 사고  마트 바로 옆에 마침 술가게가 있어서 맥주를 두 병 사온다. 바다를 보면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가 좋다.


케언즈의 해가 진다. 이제 6시가 조금 넘었는데 벌써 컴컴해진다. 여기는 초겨울이지만 그래도 그리 춥지는 않다.


산책로를 따라 좀더 걸어본다. 케언즈 공항 쪽에 등대와 비행기 불빛이 보인다.



다음 날 아침, 일찌감치 준비하고 호텔 체크아웃을 하면서 당장 필요없는 짐은 맡겨놓는다. 오늘 저녁에는 배에서 자고 다시 내일 이 호텔에서 묵기로 예약해놓았다.


A핑거에 일찌감치 갔더니 승객 중에 두 번째로 일찍 도착했다. 캐리어는 호텔에 맡겨두고 다이빙에 쓸 것들과 배 위에서 입을 옷만 준비했다. 심지어 신발도 맡겨놓고 슬리퍼만 가져왔다.  


리프 익스피어런스라는 업체의 배를 타는데 육지로 돌아오지 않고 배 위에서 생활하면서 다이빙을 하는 리브어보드를 진행하는 업체는 리프 엔카운터다. 리프 엔카운터로 리브어보드를 하는 사람은 2층으로, 당일치기로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하는 사람은 1층으로 간다.


출발 전에 인적 사항을 체크하고 배에서의 안전 사항에 대해서 브리핑을 한다. 다이빙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다이빙 자격증 카드를 챙겨 가서 확인받아야 한다. 아침으로 간단한 햄버거와 음료, 과일 등이 나온다.


케언즈를 출항해서 그레이크 배리어 리프로 간다. 목적지 도착까지 4시간 정도 걸리는데 1층에서 해양 생물에 대해서 알려주거나 다이빙이나 스노클할 때의 주의사항을 설명해주니 보고 있으면 된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다이빙 포인트에 배가 몇 척이 항상 떠 있다. 배를 옮겨타고 방 배정을 받는다. 원래 배 밑바닥의 꽉 막혀있는 가장 싼 방을 예약했는데 바다가 보이는 1층의 2인실을 배정받아 혼자 썼다. 운이 좋았다.


벽에는 스케쥴표가 붙어있다. 나같이 1박 2일을 하는 경우, 도착해서 오후에 2번, 나이트 다이빙 1번, 모닝 다이빙 1번, 오전 다이빙 2번 등 총 6번을 할 수 있다. 2박 이상 하는 경우, 점심 다이빙까지 하루에 총 7번을 할 수 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호주 북동쪽 해안에서 오랜 기간 자란 산호들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이다. 생물이 만든 지구 최대의 구조물이라고 한다. 케언즈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가기 위한 베이스 캠프 같은 곳이다.


지금 현재 위치는 색슨 리프라고 한다.


구글 위성지도를 확대해보면 배 3척이 떠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중에 한 척이다.


배에서 아래를 보니 새파란 바닷물에 가오리들이 왔다갔다 한다.


케밥 비슷한 것으로 점심을 먹고 조금 기다리니 드디어 다이빙 시간이다. 2층에서 개인 박스와 웻슈트를 하나씩 받았다. 개인 박스는 마스크나 오리발 같은 다이빙 중에 쓸 물건들을 넣어놓는 곳이다.


먼저 스탭이 시범과 함께 설명을 해준다. 수영복만 가져오면 다이브 컴퓨터가 장착된 BCD (부력복)까지 모든 것을 배에서 제공해준다. BCD안에 SMB도 들어있다. 웻슈트는 10AUD에 별도로 대여해준다. 다이빙 후 몸을 닦을 타올은 하루 하나씩이다. 나는 내 마스크, 다이브컴퓨터, 오리발, 액션캠만 가져가서 스노클만 빌려 달았다. 이 배에서 다이빙을 관리하는 다이브 마스터는 산타클로스 수염에 덩치 좋은 할아저씨인데 성격도 쾌활하다.


여기는 다이브마스터가 붙어서 가이드해주면 추가적인 가이드료가 붙는다. 기본적으로는 가이드 없이 버디들과 조를 짜서 원하는대로 다녀오는 방식이다. 나는 혼자 왔으니 함께 다이빙할 버디로 미국인 스테판과 멕시코인 알렉산더라는 두 젊은 친구들과 함께 다이빙을 했다.  첫 번째 다이빙은 나도 몇 달 만에 적응을 해야 하니 촬영은 하지 않고 다이빙에 집중하였다. 첫 다이빙을 끝내고 두 번째 다이빙부터는 북쪽에 있는 노르만 리프로 배를 옮겨서 한다.


레드 필터가 없어 영상이 푸르딩딩하긴 하지만 액션캠으로 이래저래 촬영도 해본다. 전체적으로 수심 8~12미터 정도이지만 이미 붉은 빛은 흡수되어 파랗게 나온다.


10년 전이 왔을 때보다 산호들이 많이 죽은 것 같다. 그래도, 작은 물고기부터 큰 물고기까지 다양한 수중 생물들이 보인다.


그리 크진 않지만 상어도 있다. 우리가 다가가니 도망가버린다.


같는 팀의 버디들은 젊은 친구들이라 물장구를 엄청 힘차게 한다. 체력은 좋은 것 같은데 문제는 공기 소모량...


돌 틈마다 무언가 물고기가 한 마리 씩은 있다. 물고기 아파트가 있는 해저 도시다.


다이빙을 끝내고 돌아가려니 길을 잘못 들어서 산호초 근처로 올라왔다. 산호가 상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벗어나서 수면 위로 올라오니 배에서 꽤 멀다.


스탭이 모터보트를 타고 와서 줄을 던져 준다. 세 명이서 줄줄이 밧줄을 잡으니 배 근처까지 끌어다준다. 빠른 물살에 놓치지 않으려면 열심히 줄을 잡고 있어야 한다.


2번의 오후 다이빙이 끝나고 잠시 쉬다가 리브어보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나이트 다이빙을 준비한다. 이번에는 다이브 마스터의 가이드를 받기로 하고 랜턴도 엄청 밝은 것을 받았다. 나는 처음 하는 나이트 다이빙이다.


바닷 속에 들어가보니 낮과는 달리 산호초 근처에 잔뜩 보이던 작은 물고기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낮에는 얌전하던  커다란  육식성 물고기들이 사냥감을  찾으러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바위 틈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곰치도 보았지만 촬영은 하지 못했다.


다이빙을 다 마치고 저녁을 먹는다. 저녁 메뉴로 양갈비 스테이크가 나왔다. 전체적으로 식사나 간식이 잘 나오는 편이다. 양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베지테리안을 위한 음식도 준비되어 있었다.


스쿠버 다이빙은 열량 소모가 많은 레져이기 때문에 고칼로리 간식도 먹어야 한다. 아이스크림과 케잌을 먹으면서 같은 테이블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눈다.

내일 아침에 진행할 모닝 다이빙 참석 여부를 확인하고 방에 들어가서 조금 쉬다가 잠든다. 바다 위지만 핸드폰이 되는데 내 방 창문 밖 갑판이 전파가 잘 잡히는 곳인가 보다. 스태프들이 자주 와서 한참 통화를 하다가 간다.




아침 5시 50분에 스태프가 와서 깨운다. 아침 다이빙을 할 시간이다. 아직 해도 안떴다.


아침으로 호텔 조식 비슷한 메뉴가 나오니 배부르게 먹는다.


어제 함께 했던 버디 중에 알렉산더는 모닝다이빙을 안 들어가고 스테판과 함께 물 속으로 들어간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아 바닷속도 조금 어슴푸레하다. 여러 사람들이 배를 고정하는 줄을 잡고 내려가는데 나는 바닷속에서 뭘 만지면 자꾸 쏘이고 다쳐서 만지기 싫다.


간밤에 포식자들의 사냥을 피한 작은 물고기들이 슬슬 활동을 시작한다.


액션캠을 들이대니 지나가던 다른 팀의 다이버들이 포즈를 잡아준다.


레드 필터도 없고 광량도 약하게 촬영해서 잘 안보이지만 이렇게 물고기가 많다.

모닝 다이빙이 끝나면 다시 어제 처음 다이빙했던 색슨 리프로 돌아간다. 배가 너무 심하게 흔들리는데 아침을 잔뜩 먹은 것이 결국 탈이 나서 생전 안하던 배멀미를 잔뜩 하고 기운이 없어서 아침 8시 반 다이빙은 쉰다.


이제 떠나기 전 마지막 다이빙이라 할 수 있는 10시 반 다이빙이다.


일행 중에 애 둘을 데리고 온 애기아빠가 다이빙을 하러 우리 팀에 붙는다. 애기 아빠는 다이빙을 꽤 해본 사람같다.


애기아빠가 능숙하게 우리를 이끌고 여기저기 열심히 돌아다닌 덕분에 물고기가 많은 피시볼과 코랄 가든 포인트를 모두 다녀온다. 두 포인트 모두 작은 물고기들의 수족관 같은 곳이다.


큰 물고기들도 구석에 떼를 지어 있는데 불타는 밤을 보냈는지 모여서 꼼짝을 않는다.


5미터 3분 안전정지를 하는 동안에도 5미터 수심에 있는 산호초를 넉넉하게 구경하고 상승 신호와 함께 올라온다.


이제 다이빙은 끝났다. 점심을 먹으면서 오후 2시까지 방에서 쉬거나 사람들과 얘기하거나 한다. 한다고 말했으면 점심 다이빙을 한 번 더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제 타고 왔던 배가 들어온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내 짐을 챙겨서 모아놓고 배로 건너간다.


배에 도착하니 과일과 와인을 서비스해준다. 1박 2일 비용이 저렴하진 않지만 이래저래 지불한  비용만큼 잘 해주는 듯하다. 만족한다.


돌아오는 길에도 어제보다 파도가 심하다. 배가 엄청 흔들리지만 별 문제 없이 케언즈 항구로 돌아온다.

10년 전에도 케언즈에 와서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 스노클링을 했었다. 수면에서 바닷 속을 보는 스노클링이라 해도 상당히 다채로운 물 속 풍경을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왠지 그때보다 못하고 바닥 쪽에는 죽은 산호도 많다. 2016년 쯤부터 지구의 기후 변화로 여기 수온이 변해서 많은 수의 산호가 죽어버렸다고 한다.


오후 4시가 다 되어서 육지에 도착했더니 하루가 거의 다 지난 느낌이다. 올 때도 배가 꽤 흔들려서 속이 살짝 거북했던 것이 땅에 발을 딛으니 싹 나았다. 다음부터는 리브어보드 할 때는 멀미약을 챙겨야겠다.


내가 묵는 호텔이 중심가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어도 차를 타고 갈 거리는 아니다. 산책로를 슬슬 걸어 호텔로 돌아간다. 케언즈 갯벌에 펠리컨 가족이 모여 앉았다.


지니님과 둘이 다닐 때는 맛있는 걸 먹으려 노력하는데 혼자 다니니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케언즈나 다른 호주 지역 어디든 식당에서 사먹으려면 저렴한 걸 먹으려 해도 기본 14AUD는 드는 듯하다. 오늘은 간단하게 태국 음식점에서 볶음밥을 먹는다. 새우 볶음밥이 가장 비싼데 비싼 만큼 새우가 많이 들어있다.


야시장에서 먹을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결국 그저께 봐둔 아이스크림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5AUD


라군에 가서 앉아서 좀 쉬다가 호텔로 들어간다.


오후 1시까지는 다이빙을 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오전 11시 좀 넘어서 다이빙을 끝냈다. 안전 정지도 확실히 했고 깊은 수심까지 내려가지 않았긴 해도 비행기를 탈 때까지 24시간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잠수병 예방에 좋다고 해서 일부러 비행기 출발 시간을 넉넉하게 두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내일 저녁까지 케언즈에 하루를  머물어야 하는데 무엇을 할지 고민다가 자전거로 케언즈 근처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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