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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Mar 23. 2020

존과 지니의 릴로안 다이빙 여행 9

9일 차 - 카세레스 리프 (Caceres reef) 2

2020년 1월 26일


다이빙 여행도 이틀 남았다. 오늘은 첫날 어디 가는지 알지도 못하고 비몽사몽 간에 다녀온 카세레스 리프에 다시 간다. 가는 길에 배에서 오늘 다이빙의 브리핑을 진행한다. 래상어의 고향이라지만 고래상어가 나타날 곳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2020년 1월 26일 Dive log #60
입수 시간 : 10:05 am
잠수 시간 : 35 min
평균 수심 : 13.5m
최대 수심 : 35.0m
수온 : 28°c


입수하자마자 뭐가 많이 보인다. 역시 카세레스 리프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많다.


산호초의 높은 부분에서 조금 내려가면 절벽이 있다. 절벽 주변으로 많은 물고기 떼가 유유히 맴돈다.


여기에도 물뱀들이 산다. 이번 다이빙 여행에서는 물뱀과 바다거북만큼은 실컷 보았다.


꽤 큰 산호를 배경으로 지니님을 찍어주려 했는데... 오늘 다이빙은 가족팀과 함께 들어갔다. 다른 가족들은 앞에 가고 아저씨 혼자 맨 뒤에 따로 떨어져 다닌다. 아무리 가이드가 함께 하는 안전한 다이빙이라지만 버디 체크는 지키는 게 좋을 텐데...


투 스팟 밴디드 스내퍼들을 만났다. 흔하지만 무늬가 이뻐서 떼로 모여있으면 볼만하다.


산호가 많이 남아있는 산호초 쪽으로 올라왔는데 사장님과 랍피가 뭔가를 하고 있다.


탐침봉으로 가시왕관불가사리들을 죽이는 중이다. 요새 이 근처에 가시왕관불가사리들이 급격하게 불어고 있다는데 독이 있는 가시로 둘러싸여 천적이 없는 데다가 산호나 작은 생물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먹어 주변을 초토화시킨다고 한다.


근처에 쏠배감펭(lion fish)도 보인다. 이 녀석도 천적이 없고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먹는 생태계 교란종인데 일부러 죽이지는 않는 것 같다.


리자드피쉬가 산호 위에서 나를 쳐다본다. 좀 더 가까이 가면 바로 도망가는 모습이 영락없는 도마뱀이다.


조금만 멀리 보면 물고기의 띠가 보인다. 산호초를 중심으로 빙빙 도는 것 같다.


바위틈에도 가시왕관불가사리들이 많다. 하는 짓만큼 생긴 것도 참 무시무시하다.


여기에도 검은점박이 복어들이 많이 산다. 무늬를 보면 알겠지만 두 녀석이 다른 녀석이다. 얼굴이 강아지 털 밀어놓은 것 같이 생겨서 독 페이스 복어라고도 한다.


슬슬 출수 준비한다. 썩 대단한 것은 없었지만 아기자기한 다이빙이었다.


2020년 1월 26일 Dive log #61
S.i 1:09 min
입수 시간 : 11:49
잠수 시간 : 41 min
평균 수심 : 15.0m
최대 수심 : 26.1m
수온 : 29°c


한 시간 정도 쉬고 다음 다이빙을 시작한다.


입수하니 다양한 아네모네 피쉬들이 보인다. 이번에 본 아네모네 피쉬들만 해도 5종류는 되는 것 같다.


파란색과 초록색의 크로미스(Chromis) 무리들도 자주 보인다. 흔한 녀석들이지만 귀엽고 아름답다.


화려한 바다 금붕어 씨 골디(Sea goldie)가 한 마리 보인다. 얼굴만 보면 정말 금붕어다.


두 번째 다이빙을 끝내고 점심을 먹는다. 오늘은 도시락이다. 이제 일상이 되는 느낌인지 사진을 안 찍었다. 활동량에 비해 너무 많이 먹고 있는 듯해서 조금씩만 먹는다.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다이빙 시작이다.

2020년 1월 26일 Dive log #62
S.i 1:11 min
입수 시간 : 13:42
잠수 시간 : 44 min
평균 수심 : 12.9m
최대 수심 : 23.7m
수온 : 29°c



크로미스들이 많이 모여있으면 나름대로 멋지다. 오묘한 색이 아름답다.


아네모네 피쉬들을 만났는데 쪼끄만 새끼들도 보인다. 녀석들 엄청 잽싸다.


바위틈에서 맨티스 새우(Mantis shrimp)를 발견했다. 이 녀석은 경계심이 강해서 모습을 너무 안 보여준다.


기다리다가 슬그머니 돌아갔더니 이 녀석이 다른 돌 틈으로 옮겼다. 전체적인 모습이 잘 보인다.


여기 카세레스 리프 절벽 아래는 해저 비석이 두 개 있다.


필리핀 다이빙의 개척자인 고 원창선 다이버와 카세레스 리프에서 다이빙 중에 사망한 고 박병복 다이버의 추모비가 함께 안치되어 있다. 두 분이 각별한 사이라 추모비도 여기 함께 있다고 한다. 잠시 추모비 앞에서 묵념을 한다.


방카 근처로 돌아왔는데 아직 공기가 꽤 남았다. 방카 밑에서 여기저기 산호와 물고기들을 보다가 출수한다. 


멀리 간 것치고는 일찍 리조트로 돌아왔다. 이제 짱이랑도 완전히 친해졌다. 이 녀석은 우리가 모레 떠나는 걸 알까? 알 것 같다. 지금까지 모든 손님들이 그래 왔을 테니까.


그래도 마냥 좋다고 내 손이라도 핥는다. 이쁜 녀석


이쁜 저녁 놀이 지고 반대편의 네그로스 섬에도 해변을 따라서 불들이 켜진다. 저녁 식사를 하고 마사지도 받고... 나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지니님은 출장 마사지사들이 맘에 안 드나 보다.


바닷속이 한참 안 좋다가 슬슬 진정되는 것 같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니 한국은 코로나로 난리인 듯한데 여기 절벽 아래에 격리되다시피 한 리조트에 있으니 남의 일 같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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