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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Nov 25. 2020

울릉도 북쪽 해안을 따라서

존과 지니의 울릉도 여행 4일 차


2020년 10월 2일


울릉도에서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독도와 성인봉을 다녀왔다. 어제 성인봉을 가느라 다리가 많이 지쳤지만 오늘도 움직인다. 울릉도에 들어오면서 울릉패스를 두 매 구입해놓았는데 이 울릉패스에는 관음도부터 태하 사이의 유료 관광지들을 들를 수 있는 입장권과 48시간 무제한 버스 이용권이 포함되어 있다. 이제 이 울릉패스를 쓸 때다. 래서, 오늘은 가는 곳이 많다. 울릉패스에 나와있는 관음도, 천부 해중전망대, 현포 예림원, 태하까지 모두 다녀온다.


오늘은 숙소에서 조식을 신청해서 먹는다. 다리가 지쳐서 아침 먹으러 나가기도 힘들고 간단하지만 먹을만하게 나오니 출발하기 전에 먹기 좋다.


조식을 먹고 어제 탔던 2번 일주 버스를 타러 나온다. 숙소의 고양이가 배웅도 해준다.


저동약국 건너편에서 2번 버스를 탄다.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들로 가는 버스라 역시나 사람이 많다. 버스 기사님이 울릉패스 사용 시작이 되었는지 확인하고 버스에 탔다.


긴 터널 두 개만 지나면 바로 관음도다. 저동항에서 고작 5km 거리지만 중간에 긴 터널 두 개 때문에 걸어가기는 것은 무리다. 스 무제한 이용권을 사용 시작했으니 걸어갈 이유도 없다.


관음도 입구의 매표소에서도 울릉패스 체크하고 들어간다. 절벽 위의 통로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잠깐 올라왔는데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이쪽 해안 도로는 생긴 지 얼마 안 되었다. 이 근처에는 희귀 식물들도 많아서 조사하고 개발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고 한다.


관음도는 원래 사방이 절벽으로 된 무인도였는데 이렇게 연도교를 놓아 관광지가 되었다. 


관음도 지질탐방로의 지도가 있다. 전망대 3개를 돌아가는 8자 형의 산책로다. 관음쌍굴은 절벽 아래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이제 연도교를 건너 관음도에 들어가 보자.


다리 위의 탁 트인 시야에 세선녀 바위가 보인다.


관음도 입구 절벽에 새 머리 모양의 바위가 보이는데 딱히 뭔가 표식 같은 것은 없다.


해안 절벽으로 이루어진 섬이라 들어가면 또 절벽을 계단으로 올라가야 한다. 제 성인봉을 오르느라 고생했더니 계단 오르는데 다리 근육이 아프다.


여기서 잠시 오른쪽을 보자.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생기는 방사상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다.


계단 위로 올라가면 다시 지도를 볼 수 있다. 여기서 1전망대를 들렀다가 2전망대로 가서 3전망대를 돌아 A코스라 쓰인 곳까지 8자로 둘러보는 것이 가장 구석구석 잘 보일 것 같다.


숲길을 걸으니 들판이 나온다. 경치가 괜찮다.


섬이 그리 큰 편이 아니라서 조금 걸으면 1전망대가 보인다.


올라왔던 연도교와 울릉도가 보인다. 저기 제일 높은 봉우리는 성인봉인데 뾰족하게 우뚝 솟지 않으니 전망이 썩 좋지는 않았나 보다. 


저동항 쪽으로 북저바위가 보인다. 이렇게 보니 산맥의 결이 날카롭다. 비슷한 화산섬 중에서는 제주도보다는 하와이와 닮은 것 같다.


섬이 그리 크진 않으니 조금만 걸어도 금방 전망대2에 도착한다.


여기 전망대2에서는 죽도가 잘 보인다. 도동항에서 죽도 가는 배가 있는데 딱히 갈 이유가 없어서 이번 여행에서는 가지 않는다. 스쿠버 다이빙 포인트가 있다고 하니 아마 다음에 스쿠버 다이빙하러나 가지 않을까...


8자 모양으로 가기로 했으니 이제 제3 전망대로 간다.


여기에는 울릉도 특식물 복원 사업지가 있다. 생태학 시간에 울릉도에는 사람 몇 명이서 지나가다 밟아 죽이면 멸종될 수 있는 식물들도 있다고 들었다. 런 식물들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인 듯하다.


제3 전망대는 제2 전망대와 별 차이 없는 경치였다. 사람이 많아서 후딱 벗어난다.


다시 8자 산책로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여기에는 억새밭이 펼쳐진다. 억새밭의 면적은 그리 넓진 않지만 빼곡한 것이 나름 운치 있다. 근처에는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도 많다.


8자 모양의 산책로를 걸어서 3군데의 전망대를 다 둘러보았으니 이제 관음도를 빠져나간다.


세선녀 바위 방향에 배가 한 척 떠 있다. 울릉도에 도착한 첫날 보았던 스쿠버 다이빙 업체의 배다. 기서 스쿠버 다이빙을 진행하나 보다. 근처 바다 위에는 왕해파리도 떠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관음도 산책은 끝이다.


이제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려 탄다. 천부로 가야 하니 오는 버스 아무거나 타면 된다. 관음도에서 천부까지는 고작 5km라 버스만 타면 금방이다. 걷기엔 조금 멀고 버스 타기엔 너무 금방인데 어차피 버스 무제한 이용권이니 맘껏 타면 된다. 세 선녀 바위 앞을 지나면서 커다란 바위를 볼 수도 있다. 천부 해중 전망대가 보이면 코너를 돌아서 곧 도착이다.


천부항에 내렸다. 여기서는 천부 해중전망대를 관람한다. 어제 나리분지에 가기 위해서 천부에 와봤더니 이제는 꽤 익숙해진 풍경이다.


해중 전망대 입구에는 작은 풀장이 있다. 아이들 용인 듯 매우 얕다. 금은 여름 시즌이 끝나서 기온이 낮으니 물도 없고 사람도 없다.


해중 전망대 입구의 매표소에서 울릉패스 확인을 하고 입장한다.


바닷속 전망대니 어느 정도 바다가 깊어지는 곳까지 다리를 건너 들어가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노약자, 장애인용이라 되어 있다. 몸 멀쩡한 우리는 걸어내려 간다.


계단에서는 밖이 보이진 않지만 해수면 표시가 있다. 이제 여기부터는 바다 밑이다. 압 창을 달아서 실제 해수면을 볼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다 내려가면 수족관 같은 풍경이 360도로 펼쳐진다. 수심 5m의 바다 속이다.


생각보다 물고기가 많이 보인다.


여기서 볼 수 있는 물고기들에 대한 정보도 있으니 찾아서 이름을 맞춰보는 것도 좋다.


수심 5m만 되어도 붉은색 쪽의 가시광선이 많이 흡수되어 온통 파랗게 보인다. 다이빙으로 물속에 들어가면 가장 볼만한 깊이도 수심 5~10m 이내이고 그 이상은 흑백영화 같은 풍경이라 우중충하게 보이는 게 많다. 수심 5m 정도에는 햇빛도 잘 들어오고  물고기도 많은 수심이라 해중전망대도 볼만하다.


바닷속이 생각보다 볼만했다. 그러니, 울릉도 스쿠버 다이빙이 취소된 것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다음 다이빙 여행은 제주도로 갈 예정이다.


해중 전망대 1층에는 망원경이 있다. 동전 넣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볼 수 있으니 근처 해변을 망원경으로 살펴본다.


생각보다 잘 보인다. 세 선녀 바위의 막내 선녀바위도 확실히 볼 수 있다.


이제 해중전망대를 나와서 다시 버스를 타러 간다.


천부 옆은 나리분지와 이어지는 추산인데 바로 저 오른쪽의 송곳처럼 솟아있는 송곳산 아래 동네다. 해안 절벽 위의 하얀 건물이 울릉도에서 유명한 카페라는데 SNS에 사진 올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가는 듯하다. 그 외에 딱히 볼 것 없는 것 같아서 추산을 지나쳐 현포로 가기로 한다.


해중전망대 입구 풀장 근처에는 바다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한참 여름이라면 방파제로 막힌 이곳에서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듯한데 지금은 날이 추우니 바다에 들어갈 엄두가 안 난다.


버스를 기다리려다가 입이 심심해져서 아예 여기서 점심을 일찍 먹기로 한다. 근처에 사람들로 북적이는 식당이 있어 들어가 본다. 오징어물회에 해물파전을 주문하고 여기 사장님이 직접 담근다는 술이 있어 반만 달라고 한다.


이번 여행은 뚜벅이 여행이니 이렇게 가볍게 반주 한 잔 하는 것도 좋다.


점심을 잘 먹고 시간 맞춰서 버스를 타고 현포로 왔다.


이번 목적지는 예림원이란 곳이다. 릉도 북쪽에서는 현포가 큰 동네인데 예림원은 현포 1리와 2리 사이에 딱 끼어있어 현포1리에 내려 슬슬 걸어간다. 추산의 송곳산과 비슷하지만 작은 봉우리인 노인봉 옆에 예림원이 있다.


피암터널 옆으로 저 멀리 바위섬이 보이고 동그란 게 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은 코끼리바위라고 하는데 원래 울릉도와 한 덩어리였다가 약한 부분은 파도에 침식되어 깎여나가고 단단한 부분만 저렇게 바위섬이 되었다고 한다.


이 동그란 밴치는 사진 찍는 용도인 듯하다. 이렇게 찍으니 바다와 사람과 코끼리바위가 한 컷에 들어온다.


피암터널은 아직 공사 중이다. 덕분에 차들이 못 들어오는 곳으로 편하게 걸어간다.


드디어 예림원 입구에 도착했다. 그림문자와 자생식물들이 있는 곳이다. 기서 꽤 경사진 길을 올라가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다 차로 오네...


매표소에서 또 울릉패스를 보여주고 큰 바위굴 같은 곳으로 입장한다.


캄캄한 동굴을 지나 갑자기 환해지니 무언가 이 세상과 격리되어 다른 세상에 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잘 꾸며놓은 정원 같은 곳이다.


입구에 있던 표지판처럼 그림문자와 향나무와 울릉도 자생식물이 있는 곳이다. 그중에서 그림문자를 실내에 전시해놓은 곳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부분이 여기 예림원 원장님의 작품이라고 한다.


한글이라는 것이 참 독특한 문자인데 이렇게 꾸며놓으니 또 색다르다. 고전적인 느낌으로 써놓아도 문자의 구성 형태가 복잡세련된 문자라 느낌이 독특하다. 물론 오래된 문자 중에 한자라는 복잡한 문자가 있지만 사람이 편하게 쓰기 힘든 실패한 문자라고 본다.


급경사 오르막길을 올라서 들어왔으니 여기는 해안 절벽의 위다. 전망 발코니 같은 곳이 있어 절벽 아래 바다를 조망하기 좋다. 거위 같은 모양의 나무 조각도 있다.


예림원은 큰 정원 같은 곳이다. 정원의 중앙에는 연못이 빠질 수 없다. 연못에는 강태공과 거꾸로 꽂힌 사람 다리... 가 있다.


연못에 비단잉어들이 산다. 사료를 줄 수 있게 사료통이 있으니 한 움큼만 준다. 료통 위에도 조금씩만 주라고 되어 있다.


절벽 쪽에 갔더니 발 밑으로 우리가 걸어왔던 해안 일주 도로가 보인다.


정원 곳곳에 특이한 모양의 향나무가 서있다.


슬슬 안쪽 거닐어본다. 입구 출구 방향이 있어 자연스럽게 반시계 방향으로 돌게 된다.


코끼리 바위를 배경으로 액자 프레임이 있다. 지니님을 넣고 찍었는데 뭉크의 절규 같다고 했더니 혼났다.


크게 기대를 안 하고 들어와서인지 이것저것 은근히 볼 것이 많다. 저 폭포는 인공폭포인 듯한데 멋지게 잘 만들었다.


나무 목(木)에 사람이 앉기 좋은 부분이 있다. 이렇게 사람이 앉으면 쉴 휴(休)가 된다. 런 아이디어가 곳곳에 눈에 띈다.


이제 계단을 따라 폭포 쪽으로 올라간다. 표지판에는 5분이면 OK! 하는데 어제 성인봉에 다녀왔더니 오늘 너무 힘들다.


올라간다... 자꾸 올라간다. 5분이라더니 속았다. 계단 위로 멋진 폭포가 나왔는데 길은 계속 이어진다.


어디까지 가나 했더니 노인봉 정상에 도착했다. 서쪽을 보면 우리가 내렸던 현포항이고.


동쪽을 보면 송곳산이 보인다. 노인봉이 바닷가 절벽 위에 삐죽 솟은 봉우리라 전망대로는 좋은 듯하다.


내려다보니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예림원이 한눈에 보인다. 면적 자체는 그리 크지 않지만 그림문자, 조형물, 나무, 식물 등을 오밀조밀 아기자기하게 꽉꽉 채워놨다.


내려와서 나머지도 마저 둘러본다. 다양한 식물들과 함께 독특한 모양의 수석들도 전시되어 있다.


이 조그만 나무는 조그만데 100년이 넘은 나무라고 한다.


얼굴 없는 불상도 있다. 나를 바라보는 그대가 부처다!


머루 터널을 지나면 거의 끝이다. 숲 속 미술관에서 작품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이제 이 빨간 다리를 지나면 출구다.


출구에는 예림원 원장님이 만든 작품부터 여러 기념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다시 현포에서 버스를 타고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태하로 간다.


현포에서 태하로 가려면 현포령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풍력발전기가 있는 언덕 꼭대기로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가는데...


태하로 내려가는 길은 어마어마한 꼬부랑길이다.


일주도로가 완전히 뚫린 지금은 예전 일주도로의 끝이었던 천부보다 꼬불꼬불한 고개를 힘들게 넘어와야 하는 태하가 더 울릉도의 끝 같다.


동네를 적당히 둘러보면서 바닷가로 가니 이상한 구조물이 있다. 우린 모노레일을 탈 것이니 저기로 내려오려나?


태하 모노레일은 운행 중지라고 한다... 아 그럼 어떡하지? 태하 등대까지 걸어가야지...


운행 중지된 모노레일이 보인다 길지는 않지만 절벽 위까지 편하게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이었는데...


일단 해안 산책로로 가기로 한다. 여기 도로가 완전히 박살 났다. 저 구조물은 해안 절벽을 넘어 해안 산책로로 갈 수 있게 연결한 소라계단이라 한다.


바위에 틈이 있다. 그냥 사진으로 보면 바위틈이지만...


이렇게 커다란 동굴이다. 태하 황토굴이라고 한다.


왜 황토굴인지는 안을 보면 알 수 있다. 바위 색이 황토색이다. 조선시대에는 이 황토를 임금님에게 바쳤다고 한다.


황토굴 옆에는 해안산책로로 가는 오래된 계단이 있는데 지금은 쓰지 않는다.


지금은 2018년에 만들어진 소라계단으로 올라간다.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구조물인데 이번 태풍에 계단 난간이 다 부서졌다.


계단 양쪽의 기둥 벽면에는 태하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소라계단 꼭대기에 올라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꽤 높다. 이제 태하 해안산책로의 시작이다.


아... 여기도 태풍의 흔적이 남아있다. 난간이 없어도 길이 넓으니 딱히 위험하지는 않다.


풍경은 환상적이다. 기이하기까지 한 독특한 풍경이다.


태하 낙조가 멋있다고 하는데 하늘이 살짝 뿌옇다. 우리는 그저 해 떨어지기 전에 돌아오는 게 목표다.


태하 해안산책로의 끝은 가재 굴이다. 예전에는 여기에 바닷가재들이 많이 살아서 가재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해안산책로 데크길은 오르막길이 된다.


데크길의 끝에서 좁은 등산로와 만났다. 태하 해안 산책로는 사실상 여기에서 끝났는데 정작 우리가 가려고 하는 오른쪽 좁은 길의 이정표는 떨어져 없어졌다.


일단 가려고 했던 방향으로 간다. 어떻게든 태하등대길과 만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태하 등대길을 찾아 가는데 숲 한편에 지금 계절에 지금 날씨에서는 상상도 못 할 정도의 신록이 솟아오른다. 란한 녹색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으니 눈에 편한 녹색인데도 시신경이 자극받는 느낌이다.


좁은 등산로를 따라 언덕을 올라갔더니 드디어 태하 등대길과 만났다. 등대길도 이번 태풍에 나무가 한 움큼 떨어져 나가 길이 망가진 곳이 있다.


여기서부터는 멍석까지 깔아놓은 편한 길이다. 향목 전망대 방향으로 간다. 인간극장 출연자 김두경씨 가옥 방향의 표지판도 있다. 김두경씨 댁에 가면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다는데 슬슬 해가 저물 시간이다.


드디어 태하 등대가 보인다. 태하 등대도 좋지만 목적지로는 조금 더 가야 한다. 태하등대 입구에서 왼쪽으로 향목 전망대 가는 데크길이 있다.


오늘 목표인 향목 전망대가 보인다.


향목이라는 이름처럼 이 근처는 향나무가 많다.  산불이 나기 전에는 훨씬 더 많았다고 한다. 격리된 환경 때문에 원종에 가까운 나무들이다.


향목 전망대에서 저 멀리 코끼리바위와 송곳산까지 오늘 다녀온 북쪽 해안이 거의 다 보인다.


그리고 이것이 울릉도 서쪽의 절경인 대풍감이다.


여기 울릉도에서 배를 만들어 육지로 갈 때 배를 묶어두고 육지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 출항할 때를 기다리던 곳이란 뜻으로 대풍감이라고 하는 해안 절벽이다.


근처 바다를 보니 현포 쪽의 스쿠버 다이빙 업체에서 배가 나왔나 보다. 바닷속에서는 다이버들의 공기방울이 올라오고 배들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예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나이를 먹을수록 겁만 많아지는 것 같다. 향목 전망대는 이렇게 발아래가 뻥 뚫려 보이니 아래를 보고 있자면 겁이 난다.


마지막으로 태하 등대를 구경하고 돌아간다.


중간에 해안 산책로에서 등산로로 등대길을 들어왔으니 갈 때는 온건히 등대길을 따라서 간다.


절벽 아래에서 물자를 올려주는 운반기 운행 중지로 타지 못한 모노레일의 정류장만 있다.


여기는 향나무가 많았었기에 향목령이다. 모든 나무가 향나무였다니 볼만했을 것 같다.


중간에 갈림길이 나타났는데 이정표가 제대로 없다. 고민하다가 내리막길로 내려간다.


모노레일을 따라서 내려가는 길이니 맞는 길인가 보다.


오늘도 의도치 않게 참 많이 걸었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쉽지 않다. 중간중간 가건물들은 모두 태풍으로 부서졌다. 이번 태풍이 울릉도에는 특히나 크게 왔나 보다.


버스 정류장으로 올라가는 태하 황토구미마을의 골목길이다. 벽화마을이라 해도 될 정도로 많은 벽화들이 있다. 림을 그린 사람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하는 것일까? 앨리스에 관련된 그림이 꽤 많이 보인다.


버스 정류장 앞에는 사당이 하나 있다. 아까 소라계단에서 보았던 전설 이야기에 나오는 동남동녀를 모신 성하신당이다. 살기 위해서 아이들을 제물로 바친 이야기니 그리 좋은 전설은 아닌 것 같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이에 날이 완전히 저물었다. 버스를 타고 캄캄한 밤길을 달려 저동으로 돌아왔다.


이제 저녁을 먹어야지... 저동 골목의 한 식당에 들어가 육지에서는 쳐다보지도 않는 따개비를 넣은 칼국수로 저녁을 먹는다.


오늘도 생각보다 훨씬 강행군이었다. 힘들었지만 울릉도 북쪽의 주요 명소는 다 다녀온 것 같다. 일정이 짧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다니면 좋을 것 같이 하루 종일 계속 관광지의 연속이었다. 저동에서 가까운 관음도는 사람이 많은 편이었지만 태하 쪽으로 갈수록 사람이 적어 편하게 다녔다. 천부도 현포도 여름이었다면 스노클링을 즐겨도 좋을 것 같은 곳이라 날씨가 조금 더 따듯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은 남는다.


오늘은 울릉패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입장료도 따로 내지 않고 버스도 무제한으로 탈 수 있어 식사비 외의 지출이 없었다. 다만, 태하 모노레일이 이미 운행 중단되었는데도 그 부분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쉽다.

울릉도에서 유료 관광지로 어디를 가야할 지를 알 수 있게 잘 구성한 것 같지만 한시적인 상품이라 계속 유지가 될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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