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존과 지니 Dec 13. 2015

제주도 자전거 여행 5

2015년 4월 17일 

제주 자전거 여행 5일 차 - 송당에서 제주항으로 



게스트 하우스에서 차려주는 푸짐한 아침식사를 먹고 9시에 게하 주인장이 안내하는 오름 투어를 갑니다. 몇 군데 오름 중 하나를 가는데 지금 가기 좋은 체오름을 간다고 합니다. 

체오름 입구까지는 차로 이동합니다. 



차에서 내려 조용한 길을 걸어갑니다. 제주도를 떠나는 오늘 가장 날씨가 좋네요. 



체오름은 한쪽이 터진 말발굽형이라 평평한 길을 걸어서 오름 안의 분화구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분화구 안 쪽에서 한 바퀴 돌아 나올 수 있습니다. 

시계방향으로 도는 게 좋으니 왼쪽 길로 들어갑니다. 


우리 팀 외엔 아무도 없는 숲길을 걸어갑니다. 사람은 없지만 꿩이나 노루는 있더군요. 

분화구 가운데에서 둘레를 보면 이렇습니다. 


분화구의 터줏대감인 늘 푸른 나무입니다. 겨울에 오면 주변은 다 누런데 혼자 푸르러서 더 멋진 나무라고 하네요. 


분화구 안에서 한 바퀴 돌아 갑니다. 


탁 트인 공간이 나오는데 가을에 오면 갈대밭이라고 하네요. 



저 길은 방금 전 노루가 지나갔던 길입니다.  


한 바퀴 돌아서 원점으로 왔습니다. 


이제 입구로 빠져나갑니다.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는 조용하지만 멋진 오름 투어였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다음 목적지인 비자림으로 갑니다. 

비자림 내에는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는데 게스트하우스에서 함께 묵었던 다른 손님의 차에 자전거를 싣고 얻어 타고 가서 편하게 비자림을 구경합니다.  


세계 최대의 단일 수종 나무숲으로 유명하다는군요. 비자나무들이 400년 이상 군락을 이루어 자란 곳입니다. 


길을 따라 숲 속으로 들어가면 특유의 향이 나는 비자나무들이 있습니다. 


흐리거나 안개 낀 날 아침에 오면 좋다는데 맑을 때 와도 좋습니다. 


비자림에서 나와서 차를 태워준 고마운 친구와 헤어져 중산간에서 다시 해안 쪽으로 돌아갑니다. 

중산간의 풍경은 해안도로보다 더 특색이 있기에 좀 더 제주다운 풍경으로 느껴집니다. 



다시 평대리부터 해안도로를 따라 가기 시작합니다. 



주민들의 해초 채취가 한창입니다. 


여기저기 퍼져있는 풍력발전기가 점점 가까워지면 월정리의 신재생에너지 연구시설을 지나게 됩니다. 



풍력발전기는 전국 도처에서 많이 만나지만 만날 때마다 무언가 독특한 느낌이 있습니다. 



예전에 등대 대신 썼다는 도대불도 있습니다. 전기가 들어오기 전인 1970년대 초까지 꼭대기 부분에 불을 피워서 동네 어선들을 유도하는 데에 사용했다고 하네요.  


해안길만 따라 가다가 큰길로 빠지지 못하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왔는데 여기저기 제주도스러운 작품들이 있습니다. 



지나가다가 배가 고파서 점심으로 회국수도 한 그릇 먹습니다. 생각보다 맛있네요.



배 시간이 넉넉하므로 함덕 서우봉 해변을 들러 갑니다. 


함덕 서우봉은 지니님도 제주도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름다운 해변입니다. 

함덕 서우봉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넋 놓고 쉬고 있는데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아는  척합니다. 


쉬는 김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ㅎㅎ


시간이 넉넉하니 삼양 검은 모래 해변도 들르구요. 말 그대로 현무암이 부서져서 만들어진 검은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입니다. 


해신사는 대문이 잠겨 있어서 담 너머로 사진만 찍고 갑니다. 



이리저리 구경하고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제주항으로 돌아왔습니다. 배를 타러 가기 전에 시내에서 저녁으로 먹을 햄버거 세트를 하나 삽니다. 


다시 목포 가는 씨스타 크루즈를 탑니다. 목포에서 탈 때와는 다르게 배 후미의 자동차 진입구 쪽으로 안내해줍니다. 1층의 화물칸에 자전거를 놓고 다시 빠져나와서 승객 탑승통로로 탑승합니다. 


생각보다 즐거운 제주 여행이었습니다. 날씨가 조금 아쉬웠네요. 가는 날 이렇게 좋다니... 


돌아가는 배 위에서 일몰을 봅니다. 멀리 구름 때문에 완벽하진 않지만 충분히 즐겼습니다. 



4시간 반을 달려 배는 다시 목포항으로 돌아옵니다. 

목포대교가 반짝반짝 예쁩니다. 



1층 화물칸에 있는 자전거를 꺼내고 기다립니다. 


배가 도착하고 1시간 전부터 길게 줄 서 있는 바글바글한 승객들이 내리기 전에 뒷문으로 제일 먼저 내립니다. 


버스 터미널은  먼 데다가 막차도 끊길 시간... 바로 목포역으로 갑니다. 


기차라고 해도 이 시간에는 차편이 둘 밖에 없습니다. 무궁화는 너무 늦으니 KTX를 탑니다. 


나주로 가야 하니 KTX로는 겨우 한 정거장인데... 귀찮더라도 규정에 맞춰서 자전거를 분해해서 싣습니다. 차장님이 오셔서 화물칸에서 튀어나오지 않게만 해달라더군요. 


나주에서도 잠깐 망설이는 틈에 버스 막차를 놓치고 혁신도시까지 달립니다. 추웠어요... 

4박 5일은 참 널널한 일정이었습니다. 널널한 일정이었으니 여기저기 둘러 다니면서 놀멍 쉬멍 제주도 자전거 여행에 성공한 셈이지요. 비가 안 왔으면 더 널널했을겁니다. 


사실 이 제주도 여행을 다녀와서 다시 한 번 다른 경로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두 번째의 제주도 자전거 여행도 곧 작성하겠습니다. 또한, 저와 지니님도 내년에 다시 제주도 환상 자전거길을 인증하러 와야겠지요. 


마지막으로 제주도 여행시 알아두면 좋은 정보를 정리하면서 끝마칩니다. 



제주도 자전거 여행시 알아두면 좋은 정보


1.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보통 항공권이 고가인 대신 자전거 수하물 추가 요금이 없습니다. 제주항공이나 티웨이항공은 자전거 운송 추가 운임이 편도 1만 원, 왕복 2만 원 정도 있습니다. 또한, 자전거를 비행기에 싣기 위해서는 반드시 포장을 해야 하는데 초보자는 직접 포장해서 공항으로 옮기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 경우 공항의 자전거 포장 서비스(김포 25,000원, 제주 20,000원)를 이용할 수 있지만 모처럼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입해도 자전거 운반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게 되지요. 

목포에서 출발하는 배편은 자전거 운반 추가 비용이 3,000원으로  저렴한 데다가 별도의 포장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목포항으로 오기가 어렵지 않다면 목포항에서 출발하는 배편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배를 이용한다면 목포항과 목포역은 매우 가깝습니다. 목포항과 목포역은 1.5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자전거로 쉽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남선 열차 중에 자전거석이 있는 열차와 배 출항시간이 맞지 않으므로 일반 열차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원칙적으로 열차에는 자전거 혹은 비슷한 크기의 대형 수하물을 실을 수 없으나 KTX 화물칸에 들어갈 정도의 수하물은 어느 정도 허용해줍니다. 앞뒤 바퀴를 분해하면 이를 넘기지 않을 만큼 부피를 줄일 수 있습니다. 


3. 제주도의 봄에는 고사리 장마가 옵니다. 제주도에는 4월 초, 중순 고사리가 날  때쯤 비가 자주 내린다고 하여 고사리 장마라고 합니다. 당연히 이 시기에는 날씨가 변화무쌍하므로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 좋은 날씨가 아닙니다. 가능하면 4월 초중순을 피해서 오는 것이 좋습니다.     

 

4. 제주도는 초보자가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 좋은 곳이 아닙니다. 제주도는 바람이 매우 강하면서 순환 코스의 특성상 맞바람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자전거 여행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전거보다는 사람의 힘이 들지 않는 스쿠터를 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자전거 여행 경험이 없으면서 반드시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해야겠다면 먼저 국내의 다른 자전거길에서 충분히 연습하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자전거를 렌트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중간에 자전거를 반납하고 버스나 스쿠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목포항과 제주항에서 배편을 이용할 경우 도시락을 지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배 운항 일정 상 어떻게든 중간에 식사시간이 걸립니다만 배 안에서 판매하는 식사는 마음껏 먹기에는 상당히 비싸고 부실하므로 먹을 것과 도시락을 충분히 준비해서 배를 타는 것이 좋습니다. 배 안에 편의점은 있으니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챙기지 않아도 됩니다. 

배에서  사 먹는 경우, 아래 사진 만큼이 8,000원입니다. 

6. 1132번 일주도로를 최대한 벗어나서 해안도로를 달려야 합니다. 1132번 일주도로는 제주도 해안 지방을 빙 둘러서 연결하고 있지만 해안에서 떨어져 있는 구간이 많기 때문에 제주도 특유의 해안 풍경을 보기 위해서는 최대한 1132번 도로에서 벗어나 해안도로를 달려야 합니다. 하지만, 자전거길 이정표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므로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해놓고 여행할 때마다 지도를 참고해야 합니다. 


7. 제주도를 한 바퀴 돌 때는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이 좋습니다. 제주항,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면 서쪽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우리나라 도로 특성상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해안도로에서 바다 쪽으로 붙어서 달리게 됩니다. 


8. 간단한 자물쇠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도봉, 정방폭포, 비자림 등등 매표를 하고 들어가는 곳은 자전거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며 따로 보관해주는 서비스도 없습니다. 관광지의 특성상 자전거 도난의 위험은 많지 않으나 관람을 하기 위해서는 자물쇠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9. 제주도의 해안에서 중산간 지역으로 가는 길은 대부분 완만하고 긴 오르막입니다. 일정이 넉넉하며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익숙하다면 중산간 지역도 구경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10. 말에게 접근할 때는 옆으로 천천히 접근해야 합니다. 제주도의 풀밭에서 말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만 말의 앞이나 뒤에서 접근하는 것은 말이 경계하고 공격할 수 있어 위험합니다. 말의 옆에서 말이 경계하지 않도록 천천히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11. 제주도의 게스트 하우스는 많지만 자전거길에서 가까이 있으면서 자전거 보관이 편리한 곳을 미리 조사해서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작정 달려서 해 저물  때쯤 근처의 아무 게스트하우스나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제주도는 비수기가 없을 만큼 많은 여행객들이 오기 때문에 인기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만실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행거리와 체력 안배, 그리고 관광하는 것도 고려해서 무리해서 달리지 않도록 적당한 곳에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12. 게스트하우스에서 다양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이유로는 저렴한 숙박 요금과 함께 다양한 최신 현지 여행 정보를 바로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이나 손님들과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유용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게스트하우스 중에는 추가 요금 없이 성산일출봉 투어나 오름 투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13. 제주도는 카드가 안 되는 곳이 은근히 많기 때문에 현금을 넉넉히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농협은 여기저기에 많이 있으니 농협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우리은행 같은 일반 은행은 제주시나 서귀포에 한두 지점 정도만 있으므로 쉽게 이용하기 힘듭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도 자전거 여행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