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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Dec 16. 2015

서산 자전거 여행

해미, 남당항, 간월도 서해바다 자전거 여행

2015년 9월 19일 - 해미, 남당항, 간월도 서해바다 자전거 여행


원래 예정은 강화도를 가려다가 가을이니 새우 먹고 황금 들판을 보는 게 어떨까 해서 충남 서산으로 갔습니다. 

100km 조금 넘는 거리이지만 천수만 중간에 비포장길이 있어서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항상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 해미읍성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출발합니다. 


해미 읍내에서 도로를 따라 나오면 아직 초록 기운이 남아있지만 넓은 황금벌판이 펼쳐집니다. 


차 많은 길을 피하려다 보니 시골길을 오르내립니다. 사실 차량 통행 자체는 많지 않은데 큰 차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라 지니님이 무서워하네요. 


고북면을 지나면 농공단지를 조성하면서 만든 아직 네비에는 나타나지 않는 신작로가 나옵니다. 남당항을 가기 편한 것이 순전히 이 길 덕분이죠. 쭉 뻗은 깨끗하게 포장된 신작로를 신나게 달립니다. 



신작로 끝에서 남당리 이정표를 무시하고 지름길로 갔더니 일부러 훈련시키려고 돌아가는 거냐고 지니님이 의심합니다. 

조금 가면 남당항 대하축제 플래카드가 보입니다. 


해미에서 25km 정도 달려 남당항에 도착합니다. 봄에 새조개 먹으러 들렀던 식당에 들어갑니다. 시세는 왕새우 1kg에 45,000원



수족관의 새우들이 쳐다봅니다. 


 굵직한 소금에 싱싱한 새우들을 투하


 4마리는 남겨서 생으로 먹기로 합니다. 


싱싱하니 맛있어요. 생으로 몇 마리 더 남겨서 먹을걸... 


 그 사이에 새우들이 빨갛게 잘 익었습니다. 


 잘 구워져서 껍질이 잘 벗겨지는군요. 작년에 탄도항에서 먹을 때는 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서 껍질 까기 힘들었는데...


함께 나온 전어구이입니다. 잔뼈가 많아서 생선뼈 싫어하는 지니님은 싫은 듯... 


 해물과 파만 넣고 끓인 심심한 칼국수입니다. 심심해도 사골육수 같은걸 넣은 것보단 낫네요. 원래 2인분 이상 주문인데 1인분도 해주시는군요. 


식사를 마치고 슬슬 축제장도 둘러봅니다. 우리나라의 다른 축제도 썩 괜찮은 게 없지만 정말 새우 먹는 것 빼면 별거 없는 축제입니다. 



 이제 다음 목적지인 간월도로 출발합니다. 남당항에서 간월도까지는 자전거도로가 있습니다.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서산 A지구 방조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길을 다니는 사람이 없는지 덩굴들이 자전거길을 덮었습니다. 



 서산  A지구 방조제는 간월도 입구에서 끝납니다. 


간월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간월암으로 갑니다. 물이 빠지면 걸어서 갈 수 있는 조그만 섬의 아담한 절입니다. 자전거를 내려가는 계단 근처에 묶어두고 내려갑니다. 



서해바다가 잘 보이는 운치 있는 절이라 한 바퀴 쭉 둘러서 구경합니다. 


천수만 간척지를 가기 위해서 간월도에서 빠져나옵니다.  



간월도의 다른 쪽 입구 사거리에서 그냥 직진하면 되는데 입구부터 비포장인 게 조금 불안합니다.

그대로 큰길로 가려면 차들과 함께 달려서 크게 돌아가야 하니 일단 그냥 진행합니다. 


달릴만한 콘크리트 길도 나오고...


달리기 힘든 비포장길도 나오고... 전 오늘 MTB를 가지고 와서 괜찮았지만 지니님은 많이 힘들었지요. 



한참 동안 비포장길을 달려서 간신히 빠져나옵니다. 더 이상 비포장으로 가기 싫어서 조금 돌아가더라도 포장도로를 타고 서산 옆으로 지나서 해미로 가기로 합니다. 원래 가려고 했던 목장길과 개심사는 시간이 지체되어 내일 가기로 합니다. 


 열심히 달려서 해지기 전에 해미 도착, 숙소를 잡아 자전거를 놔두고 동네 구경을 합니다. 해미읍성은 자전거 출입 금지이니 자전거를 두고 오길 잘 했습니다. 해미 읍성 안쪽은 공원화가 잘 되어있어 산책하기 참 좋습니다. 



 짬뽕이 유명하다는 영성각에서 짬뽕을 한 그릇씩 먹습니다. 맛이란 게 주관적이긴 합니다만 저나 지니님은 그리 맛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짬뽕이 맛있으면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는 짬뽕 마니아인 지니님은 실망만 하고 나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주방장이 몇 년 전에 바뀌었다고 하더군요. 


읍성 앞 분식집에 사람이 길게 서있길래 먹어볼까 하다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할  듯해서 해미시장 구석의 정육식당에 들릅니다. 육사시미가 있는 정육식당이니 고기질이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들어가서 한 잔 하기로 합니다. 대접살(넓적다리 안쪽 살)로 만든 육사시미를 소금장에 찍어 먹으니 참 맛있습니다. 우리 같은 여행객은 없고 동네 분들만 와서 먹는 집이더군요.  


짬뽕으로 아쉬웠던 입을 맛있는 고기로 행복하게 하고 따듯한 숙소에서 기절한 것처럼 잠듭니다. 한 달 정도 쉬다가 장거리를 타니 생각보다 피곤했나 보군요. 



다음 날 

숙소에서 아주 편안하게 잘 자고 어제 들르지 못했던 목장길과 개심사를 가보기로 합니다. 출발하기 전에 읍성 앞의 육개장집에서 얼큰한 육개장을 한 그릇씩 먹습니다. 


 해미읍성 옆으로 난 길을 따라서 슬슬 출발합니다. 


서산에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목장이 있습니다. 


목장 가는 길의 황금들판에선 벌써 추수를 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물벼락을 맞는 구간도 있습니다. 


목장은 높지는 않지만 산 언덕에 있어 오르막을 올라가야 합니다. 


개심사 쪽으로 목장을 가로질러 넘어가려 했는데 중간에 아저씨가 길이 막혔다고 알려줘서 되돌아 나가게 됩니다. 

나중에 개심사 쪽을 보니 안 막혔더군요... 



목장길을 따라서 신창리 쪽으로 넘어갑니다. 중간에 경치가 좋다는 용비지로 가는 길이 있었지만  사유지인 데다가 잠겨있기에 출입하지 않고 지나칩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여러 사람이 용비지에 가서 사진을 찍었던데 허가받고 들어간 것 같지는 않고 몰래 넘어 들어갔나 봅니다. 



개심사로 가는 신창 저수지 옆으로 자전거길이 있습니다.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서 도로로 가도 좋지만 이왕이면 물 옆에 붙어가는 편이 풍경이 좋지요. 


산 중턱에 있는 많은 절들이 그렇듯이 개심사도 언덕을 좀 올라가야 합니다. 


개심사는 왕벚꽃이 피는 5월 말과 단풍이 드는 10월 말에 오면 정말 이쁜 절입니다만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서 평범한 절로 보입니다.



목장길과 개심사를 오르락내리락했더니 지니님이 힘들어합니다. 

얼른 돌아가서 맛있는 걸 먹기로 합니다. 


어제 줄이 길어서 먹지 못했던 분식집에 다시 들릅니다. 여전히 줄이 길어 한 시간을 기다려서 간신히 튀김과 떡볶이를 받았습니다. 

손님이 그렇게 많아서 줄이 긴 것이 아니라 아주머니 혼자서 하는 집인데  주문받으면 즉석에서 튀김을 두 번 튀겨서 내느라 시간이 오래 걸려서 주문이 밀리는 집입니다. 


떡볶이는 평범하게 맛있는 편인데 갓 튀겨온 김말이와 오징어튀김은 참 부드럽게 맛있네요. 튀김 덕분에 만족스럽습니다. 다음에는 떡볶이는 1인분만 주문하고 튀김을 2인분 주문해야겠어요. 



서울에서는 은근히 먼 거리라 자주 오기에 부담이 되는 서산, 즐겁게 잘 타고 돌아왔습니다. 그 독특한 느낌 때문에 1년에 한 번 정도는 오는 곳이지요. 3월에는 남당항 새조개 축제, 4월에는 부석사와 검은여, 5월에는 개심사 왕벚꽃, 10월에는 남당항 대하축제, 이 시기에 맞춰서 오시는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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