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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내륙 자전거 여행 1

추석 연휴 제주 여행 1일 차

by 존과 지니

2015년 9월 26일 제주항~함덕 서우봉 해변 (약 22km)




이번 추석에는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해안도로는 이미 한 바퀴 돌았으니 조금 다른 코스로 다녀올 계획을 세웠습니다. 둘째 날 해발 800미터인 성판악을 오르고 셋째 날 1100 고지를 오릅니다. 내년 2월 예정된 하와이 빅아일랜드 자전거 여행에도 해발 1000m, 800m 급의 오르막이 있기 때문에 그 훈련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첫날은 배도 오후에 도착하고 들를 곳도 있으니 무리하지 않도록 20km 정도만 자전거를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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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서 출발해서 목포항으로 가서 제주행 배를 탑니다. 배로 가면 조금 느리지만 자전거를 포장하지 않아도 되니 편합니다. 목포 국제여객터미널에는 추석을 맞아서 관광객이 북적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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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올라갑니다. 자전거를 목포에서 실을 때와 제주에서 실을 때가 조금 다릅니다.

목포에서는 승객들이 가는 길로 자전거를 들고 올라가서 주차장 2층에 놔두어야 하는데 제주에서는 자동차 통로로 가서 자전거를 먼저 놔두고 배에 오릅니다.



배에 올라서 바로 후미 데크로 갑니다. 연안여객 터미널 앞의 배들이 보이고 그 뒤로 목포항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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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9시 정각에 출항합니다. 진도와 추자도의 섬들 사이를 지나서 제주항에 2시 조금 안돼서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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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교를 벗어나도 진도를 벗어나기 전까지 한 동안은 섬과 육지가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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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라 배 안에 승객들로 북적입니다. 컵라면을 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온수 물 온도도 올라가질 않으니 한참을 기다려서 컵라면에 물을 부어 도시락과 함께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슬슬 제주도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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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에 도착해서 후미 독이 열리자마자 바로 빠져나옵니다. 배로 제주를 오가는 자전거 여행객이라면 차량 선적자들을 위한 하선 대기 안내방송이 나올 때, 자전거를 가지고 주차장 1층으로 내려가서 사람들로 붐비는 승하선 통로가 아닌 화물 독으로 빠져나와야 빠르다는 것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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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간단하게 먹었으니 일단 배를 채우러 동문 수산시장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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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횟집에서 한 접시 1만 원 하는 회를 두 접시 사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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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회와 고등어회... 제대로 회를 못 뜨는 집인지 살짝 비리고 맛이 없습니다. 입맛만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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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와 비늘이 남아서 손으로 발라내다 보니 손에 비린내가 진동을 합니다.

어쨌든 배는 채웠으니 혼잡한 시내를 벗어나서 대로변의 자전거길을 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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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함덕에서 숙소를 잡고 서우봉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함덕으로 내려가는 길에 이상한 종교건물이 보입니다.

평화통일 불사리탑사라는 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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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도로로 내려오니 제주도에 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해변도로를 달려서 함덕 서우봉에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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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미리 예약해놓은 게스트하우스에 들러서 체크인하고 짐과 자전거를 두고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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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멀지 않은 거리를 달려서 일찌감치 함덕에 숙소를 잡은 이유는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중 하나인 서우봉 해변을 둘러보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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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봉 올라가는 길에 사람을 좋아하는 말이 반겨줍니다. 길 옆에 묶인 말들은 사람에게 익숙하고 살갑게 구는 녀석들이 많지만 말은 기본적으로 겁이 많은 초식동물이므로 무작정 다가가지 말고 말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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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봉도 망오름이라고 하는 오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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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지 않은 오름이니 정상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리 높지 않은데다가 시야를 가리는 나무가 많아서 탁 트이는 맛은 없지만 정상에서 전망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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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은 편인데 대기 투명도는 안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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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에 숲 속 길을 따라갔더니 모기에 잔뜩 물리고 내려왔습니다. 중간에 낙조전망대도 있지만 기다려서 낙조를 봤다가는 모기에 피를 빨려 죽을 듯합니다. 저녁을 먹을 겸 해서 서우봉 해변도 둘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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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해가 지기 시작하니 저녁을 먹기로 합니다.

저녁으로 무얼 먹을까 하다가 근처 식당에서 해물뚝배기를 먹습니다. 저녁을 먹고 있는데 게스트 하우스에서 조촐하게 파티를 할 테니 참석할 수 있으면 하라는 연락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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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적당히 먹고서는 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서 조촐한 저녁 파티에 참가합니다.

장기투숙객이 데려온 아직 어린 사모예드 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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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였다가 게스트하우스에 눌러살게 된 개냥이인 아고입니다. 저한테는 아주 애교가 넘치는데 원래 낯선 사람에게는 잘 안 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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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에 끌려 날아온 반딧불이입니다. 실물은 처음 보았네요. 꽁지에서 생각보다 밝은 빛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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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 서우봉은 제주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내일부터 해안길에서 벗어나서 본격적인 제주 내륙 자전거 여행이 시작됩니다. 내일은 해발 800미터에 위치한 성판악휴게소, 그리고 모레는 1100 고지를 넘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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