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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Dec 18. 2015

제주 내륙 자전거 여행 2

추석 연휴 제주도 자전거 여행 2일 차

2015년 9월 27일 - 함덕 서우봉 해변~비자림~용눈이오름~성판악~대포포구 (약 95km)



오늘은 2박 3일의 제주도 여행 중에 가장 긴 코스이자 여러 곳을 다니는 코스입니다. 

해발 800미터 높이에 있는 성판악 휴게소를 포함해서 100km 가까이 달려야 하는데 조금 늦게 일어났습니다. 

추석이라고 게스트하우스에서 따듯한 아침밥을 제공해주어서 배부르게 먹고 출발합니다.  



북촌리까지는 해안 쪽을 따라가다가 북촌리부터 중산간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비자림까지는 여러 오름 옆으로 약간의 낙타 등 구간이 반복됩니다. 개죽은산, 알밤오름, 둔지 오름 옆을 스쳐 지나갑니다.  



해안 도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제주도 특유의 모습을 갖는 중산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밭마다 땅마다 현무암으로 벽을 쌓아 놓은 것이 제주도의 특색이긴 하지만 굉장히 배타적인 모습으로 보이기에 저는 이것을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  



큰길을 따라가지 않고 지름길로 가로질러 갔더니 좁은 농로부터 공사 중인 도로까지 다양하게 지나서 비자림 입구에 도착합니다. 



오전에 들를 곳은 비자림입니다. 독특한 향이 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자림 군락이 있는 산책길입니다.   


아직 오전이라 그런지 생각만큼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서 호젓하게 걸어봅니다.  




500년 이상 된 비자나무들이 산책로를 따라서 줄지어 있습니다. 



이 돌담길이 나오면 산책로가 끝나가는 겁니다. 


원래 계획은 비자림에 들른 후, 근처의 용눈이오름을  가려했는데 약간 늦게 일어나서 시간이 지체되었으니 점심을 먼저 먹기로 합니다. 


근처에는 먹을 곳이 그리 많지 않아서 송당에 있는 함박스테이크와 파스타를 파는 집을 들릅니다.  


자전거를 탈 때는 양식보다는 밥을 좋아하는 지니님인데 꽤 맛있었는지 만족해합니다. 배도 충분히 부릅니다. 



이제 배도 채웠으니 용눈이오름으로 향합니다. 이번 여행 중에 오름을 한 번 정도는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아름다운 오름 중에 하나인 용눈이오름을 골랐습니다.  



오름 입구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올라갑니다. 용눈이오름은 나무가 거의 없는 초원 언덕입니다.  


멀리 다랑쉬오름이 보입니다. 한 눈에 보아도 거대한 다랑쉬오름은 높이가 380미터가 넘기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오르기로 합니다.  



용눈이오름은 그리 높지는 않기 때문에 1시간 정도면 한 바퀴 돌 수 있습니다. 가운데 움푹 파인 분화구가 이전에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곳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높지 않아도 정상의 분화구를 따라서 넓고 깨끗한 초원을 올라서 한 바퀴 돌아보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옵니다.  


정상까지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어 아이를 데리고 온 가족들도 많습니다.  



정상에서 본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입니다.  


옆에는 제주 레일바이크도 보이는군요.  


정상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다랑쉬오름의 왼쪽 뒤에 있는 오름은 비자림의 뒷산인 돗오름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잠시 동네 카페에 들러서 한라봉 주스를 한 잔 마시면서 쉽니다. 아직 어린 닥스훈트가 신나서 반겨주는군요.  제주도에는 닥스훈트가 많지 않아서 친구가 별로 없다고 합니다.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성판악으로 향합니다. 정확히는 해발 800m에 위치한 성판악 휴게소까지 올라갑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사려니숲길과 성판악휴게소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차량 통행이 많지만 다른 길이 없어서 조심조심 올라갑니다.  


그리고 성판악휴게소에 도착합니다.  성판악 휴게소는 백록담을 오르는 등산로의 시작점이기 때문에 등산객으로 바글바글합니다. 


다른 등산객이 많은 곳처럼 이곳 성판악휴게소도 지저분하고 혼잡하여 정신이 없으니 잠시만 쉰 후에 바로 내려와서 서귀포 시내에 들어가지 않도록 우회해서 중문까지 달립니다.  

이미 5시 반 정도 되었기 때문에 슬슬 어두워지려 합니다. 



가로질러 가려고 했던 길이지만 갑자기 루트를  변경한 데다가 생각보다 심한 낙타 등에 해가 저물고 나서야 대포포구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대포포구는 대체적으로 횟집들이 조금 비쌉니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알려준 횟집에 가서 조금 할인된 가격에 회를 먹습니다. 시장통에서 이상하게 뜬 회 덕분에 잠깐 회가 먹기 싫었는데 제대로 된 회를 먹으니 입맛이 돌아오네요.  


배 터지게 먹고 대포포구를 산책합니다. 정말 작은 항구네요.  


추석 당일이니 한가위 보름달도 밝습니다.  


100km 가까운 긴 코스에 800m급 성판악 오르막, 비자림 산책로와 용눈이오름이 포함된 빡빡하고 알찬 일정이었습니다. 꽤 힘든 코스였지만 잘 쫓아와준 지니님에게 고맙더군요. 이제 마지막 날인 내일은 일정이 간단합니다. 1100 고지를 올라갔다가 집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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