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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Dec 03. 2023

자전거로 청송 한 바퀴

2023년 자전거 여행 4. 경북 청송

2023년 5월 1일  


이제 경북도 꽤 여기저기 간 것 같다. 이번에는 평소보다 조금 아래로 경북 청송을 한 바퀴 돌아본다. 청송은 굴뚝 연기나는 공장이 하나도 없고 산이 많아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기가 맑은 지역이라고 한다. 그래서 도시 브랜드가 산소카페 청송이다. 사과 가공 공장, 고추 가공공장, 정미소 외에는 공장이 없고 군내 버스도 무료라는 청송. 오늘은 청송 읍내에서 출발해서 주왕산 입구를 지나 한적한 길로 돌아오는 48km의 짧은 코스를 가볍게 달린다.   


짧긴 하지만 아주 쉬운 코스는 아니다. 운동할만한 오르막길이 셋이나 있다. 그 중에 가장 높은 곳은 해발 헤발 458 m인 솔치재다.


일단 청송 읍내에서 시작한다. 청송읍도 큰 편은 아니라서 출발하면 금방 읍내를 벗어난다. 읍내의 큰사거리에서 우회전해서 청송교로 용전천을 건너면 읍내를 바로 빠져나가게 된다. 한적한 지방도인 914번 도로로 쭉 달린다.


도로 상태가 좋은 914번 도로로 달려도 좋고 차 없는 길로 달리고 싶다면 강 건너 청송소방서 쪽 작은 길로 가도 좋다. 어디로 가든 청운리로 연결된다.


914번 도로로 달리면 31번 국도와 잠깐 겹치는 구간에서 길을 잘못 들지 않도록 초막교차로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야 한다. 31번 국도를 따라 가면 터널이 이어지니 조심해야 한다.   


914번 도로는 청운리의 청운삼거리에서 갑자기 왼쪽으로 꺾어져서 주왕산으로 간다. 길을 깜빡하고 청운삼거리에서 직진했다가 다시 돌아온다. 다시 제대로 914번 도로를 따라 가면 달기약수탕 가는 갈림길이 이정표에 보인다. 우리는 주왕산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달기약수도 그렇지만 경북에서 약수는 대부분 쇠맛나는 탄산약수다.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생수 맛이 아니라 쇠맛나고 텁텁하게 입안을 엉망으로 만드는 맛이라 지니님도 나도 질색이다.


주왕산 가는 방향도 길이 좋다. 주왕산은 산이 아름답고 협곡이 대단하기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경북이 전체적으로 사과가 많이 나는데 여기 청송 주왕산 근처도 사과산지다. 사과 과수원을 따라 계속 달린다.


국립공원 앞에는 큰 리조트가 하나씩은 있다. 여기도 큰 리조트가 있고 그 앞에 식당이 몇 군데 있다. 점심시간이 되었으니 식사를 하려 했는데 원래 가려던 식당의 먹으려던 메뉴가 바뀌어서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다.


점심으로 불고기를 먹게 되었다. 원래 먹으려던 메뉴가 바뀌어서 급실망한 지니님의 기분이 확 풀렸다. 까페 같이 깔끔한 식당에서 맛있는 불고기를 먹으니 자전거 타는 중간에 먹는 점심으로는 충분히 호화롭다.


지글지글 소불고기를 익혀서 배부르게 먹는다. 나중에 또 와도 될 만큼 만족한 식당이다.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다시 출발한다. 국립공원에 걸맞게 도로를 확장하려 하는지 주왕산 국립공원 입구는 공사 중이다. 공사 중이라도 자전거가 다니는 데에는 크게 불편하지 않고 천변 자전거길로 도로를 피해서 달려도 된다.


주왕교를 지나 주왕산 삼거리에서 주왕산 방향이 아닌 주왕산면 방향으로 직진해야 한다. 주왕산 국립공원 들어가는 방향은 막힌 길이다.  


얼마 달리지도 않고 점심을 먹었더니 배부른 상태에서 오르막길을 올라가게 된다. 그나마 나무그늘이 드리우는 방향이라 덥지는 않다.


고개 꼭대기에 사과 농장이 있다. 농장 앞 가판대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쫓아나와서 짖어대는데 조막만한 녀석이 위협적이진 않고 오히려 지나가는 차에 치일까봐 불안하다.


내려가는 길에 이상한 돌탑들이 있다. 무언가 공원 같긴 한데...


언덕길을 내려가면 우회전해서 개천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그대로 직진하다가는 주왕산면 읍내로 가는 언덕길만 하나 더 넘고 돌아나오게 된다.


이제 사과나무 과수원 사이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쭉쭉 내려가서 908번 도로와 합류하면 된다.


908번 도로와 만난다고 해도 그냥 도로에 중앙선 하나 더 그어지는 것 말고는 여전히 한가하고 조용한 길이다.


뭔가 넓은 사거리가 나왔는데 오른쪽은 주왕산 가는 길과 만나고 왼쪽은 마을 들어 가는 길이다. 예정대로 일단 직진한다.


918번 도로는 항일의병 기념공원 앞에서 결국  31번 도로와 만난다. 청송은 항일의병이 전국에서 가장 많아서 여기에 그 기념공원이 있다고 한다.


조금 달리니 31번 도로에 중앙 분리대가 생겨난다. 이제부터 차들의 속도가 빨라진다. 갓길은 넉넉하고 차는 많지 않지만 중앙분리대 있는 길을 달리기는 싫다. 바로 빠져나가서 부남 쪽으로 우회해서 달린다.  


부남에 도착했다. 슬슬 쉴 때가 되었으니 잠시 쉬어간다. 그리 크지 않은 동네지만 마트도 편의점도 있으니 쉬어가기 나쁘지 않은 동네다.  


부남에서 출발해서 그대로 930번 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길 이름이 백석탄로다. 하얀 바위들로 유명한 청송 백석탄 계곡 가는 길이다. 우리는 백석탄 계곡까지는 가지 않고 중간에 샛길을 따라서 청송읍내로 돌아간다. 백석탄 계곡은 다음 번에 가봐야겠다.


이제 청송 읍내 쪽으로 복귀하는 길이다. 노래리라는 마을로 들어가서 솔치재를 넘는다. 전국에 솔치재라는 이름이 종종 있는데 여기 청송 솔치재도 나름 등록된 지명이다.


솔치재 정상을 넘으면 3번의 큰 헤어핀 코스가 나온다. 반대편에서 넘어오기에는 쉽지 않을 듯하다.


31번 국도와 나란히 청송 읍내로 들어가는 산속 길인데 마을 사람이 아니면 들어올 일이 없는 길이니 조용한 길이다.


덕천2리의 덕천사거리에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빙 돌아가지만 평지로 청송까지 달리는 길과 좀 힘들지만 작은 오르막길인 갚을재를 넘어 짧게 바로 청송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는데 갚을재로 가기로 했다. 슬슬 체력이 떨어지는지 높은 언덕도 아닌데 힘겹게 갚을재를 넘는다.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면 청송 읍내가 보인다.


청송 읍내로 들어가는 다른 큰 다리인 월막교를 건너면 오늘 자전거 타기도 끝이다.

청송을 가볍게 한 바퀴 돌아보았다. 짧지만 언덕이 계속 있으니 운동이 충분히 되는 코스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기가 좋다는 지역에 날씨까지 좋으니 멋진 하루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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