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해시를 한 바퀴 돌고 왔으니 오늘은 다시 경북을 달려본다. 봉화군의 법전면에서 출발하는 60 km의 시골길 코스다. 법전은 36번 국도를 살짝 빗겨 있기에 자동차로 다니면 마을 자체에 들를 일이 없지만 자전거로 다닐 때는 법전 구간의 국도에 샛길이 없으니 들르게 되는 마을이다. 오늘은 법전면에서 출발해서 36번 국도 옆 샛길과 지방도를 이용해서 느긋하게 달려본다.
조금 높아 보이는 언덕길들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오르막길이 없는 완만한 코스다.
법전면사무소에서 준비하고 출발한다. 마을 자체가 워낙 작고 조용한 곳이다.
마을길을 따라서 일단 36번 국도 방향으로 간다. 법전면 중심을 지나는 법전로는 양쪽 모두 36번 국도로 이어진다.
우리는 어지간해서는 차들이 고속으로 달려대는 위험한 국도를 달리지 않는다. 법전교차로에서 봉화 방향으로 가는 36번 국도로 올라가기 직전에 분리대로 나뉜 샛길이 있다. 법전 1리, 서망과 법전교차로 사이에는 샛길이 없으니 자전거를 탈 때 36번 국도를 달리고 싶지 않다면 무조건 법전면사무소 앞을 통과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엔 이 샛길을 따라 다덕약수 관광지를 지나 봉화로 들어가겠지만
우리는 봉성면 쪽으로 바로 가는 한적한 샛길로 빠진다.
모내기한 벼들이 파릇하게 자라는 경북의 시골 풍경이 펼쳐지는 길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오니 경북의 계절 변화가 느껴진다.
엉고개라는 작은 고개를 하나 넘으면 봉성면 읍내를 지나게 된다. 봉성면은 솔잎으로 굽는 돼지숯불구이로 유명한 동네인데 지니님 입맛엔 그저 그런지 한 번 밖에 못 먹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내가 좋아하는 맛이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큰길을 따라 달리다가 왼쪽으로 가버렸다.
중간에 샛길로 다시 원래 가려던 코스로 돌아간다. 우리도 이렇게 종종 길을 헤맨다. 이번에는 몇 백 미터 정도 돌아가는 것이니 이 정도 헤매는 건 그나마 나은 수준이다.
일단 이정표에선 신라, 신라리 방향으로 가긴 하는데 신라리로 가면 안 된다. 상운으로 가도 915번 지방도로 빠지니 딱히 큰길은 아니지만 오늘은 좀 더 한가한 작은 길을 달리고 싶다.
일단은 토일천이라는 작은 개천을 계속 따라간다. 자전거 여행 경로를 짤 때 강이나 기찻길을 따라가면 코스를 어렵지 않게 짤 수 있다.
워낙 작은 길이다 보니 언제 비포장길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곳이지만 나름 도로가 계속 잘 뻗어있다.
개천을 완전히 정비해 놓은 길이 나타난다. 이런 직선 하천은 자연미가 하나도 없다. 여기쯤부터는 안동이다. 워낙 작은 길로 다니니 행정구역 경계표지도 없다.
한참 달리다 보면 원천 1리에서 길을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얼마 전에 갔던 원천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언덕길은 있지만 계속 작은 길을 이어 달릴 수 있다. 왼쪽으로 가보자.
길을 그대로 따라가면 아까 말한 신라리로 가게 된다. 아까도 말했지만 신라리로 가지 않는다. 중간 삼거리에서 사잇길을 따라간다.
여기서 또 작은 고개를 하나 넘는다. 굴고개라고 한다.
오늘은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순환 코스니 신라리 같은 몇 군데를 빼면 대부분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한다. 굴고개에서 쭉 내려와서 온혜 쪽으로 좌회전하면 계속 한적한 길을 달릴 수 있다.
온혜면에 도착했다. 몇 번 지나다녔더니 이젠 꽤나 익숙해진 동네다.
온혜 정류소에 슈퍼가 있어 잠시 쉬어간다.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좀 더 대단한 걸 먹고 싶은데 적당한 데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