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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Feb 21. 2024

자전거로 삼척 원덕 한 바퀴

삼척 남부 87 km 코스

2023년 6월 24일


요즘 삼척 울진 쪽을 많이 다녔는데 아직 자전거로는 안 가본 곳이 있다. 오늘은 삼척 남부의 마지막 남은 코스를 달려볼까 한다. 근덕면과 원덕읍 사이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이 코스에는 큰 오르막길이 하나 있다. 근덕에서 태백으로 가는 길인 문의재다. 문의재 옛길은 해발 865m라고 하는데 터널이 있는 덕분에 700m 급으로 낮아졌다. 그래도 거의 바닷가에서 출발하는 길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700m 높이를 올라가야 한다. 


원덕읍사무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출발 준비를 한다. 


여기 분식집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우리 말고도 다른 자전거 커플도 와서 식사를 하는데 자전거를 탈 생각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다.  


아침을 해결했으니 바로 출발한다. 일단은 동해안 자전거길을 따라서 삼척 방향으로 올라가야 한다. 원덕의 해변에는 산업단지가 있어 일반인이 통행가능한 해변도로가 없다. 북서쪽으로 일단 읍내를 빠져나간다. 


읍내를 벗어나면 자전거길 표시인 파란 줄이 나타난다. 여전히 바다 쪽으로는 막혀있는 길이다. 


답답한 도로를 달리다 보면 이제 바다가 보인다. 임원항이다. 오른쪽에 다리와 긴 건물이 보인다. 여기에는 수로부인 헌화공원이 있고 공원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다. 공원이 있는 저 산이 신라 시대의 수로부인이 절벽 위의 꽃을 따달라 하니 지나가던 노인이 꽃을 따서 바치며 불렀다는 헌화가의 설화가 전해져 오는 곳에 공원이 만들어졌다. 공원에는 커다란 수로부인상이 있다. 


자전거를 놔두고 들를 수는 없으니 그대로 통과해서 동해안 자전거길을 따라간다. 임원리를 벗어나면 임원재라는 7% 오르막 표시가 있다. 그리 높지는 않은 고개다. 


관광지 이정표가 있다. 해상 케이블카가 있는 갈남항까지 5.8 km 남았다. 레일바이크 정류장이 있는 용호항도 7.2 km 남았다. 


언덕을 쭉 내려가면 해신당공원이 있는 신남항이다. 


신남항 언덕 꼭대기에 해신당 공원 입구가 있다. 해신당 공원도 나중에 들를 생각이지만 오늘은 그대로 통과한다. 


케이블카 정류장이 보인다. 저기는 갈남항이다. 동네마다 소소하게 이것저것 뭐 하나씩은 있다. 


갈남항을 지나는데 국토대장정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자전거길을 꽉 채우고 우르르 걸어간다. 


용호항을 지나서 바다가 보이는 언덕 꼭대기에서 아래를 보니 경치가 은근히 좋아 보인다. 


잠깐 내려서 풍경 사진을 찍어본다. 보이는 해변이 용화해변이고 용화해변 뒤로 삼척 해상 케이블카 용화역, 저 뒤로 장호역이 보인다. 아직은 피서철이 아니니 조용하고 이쁜 해변이지만 여름이 되면 이 근처는 모두 아수라장이 되고 자전거길은 놀러 온 차들로 가득 찬다. 여름에 동해안 자전거길을 달리는 걸 추천하지 않는 이유다. 


용화해변 다음은 촛대바위가 있는 초곡이다. 


아까 용화해변에서 이어지는 삼척해양레일바이크의 종착점인 궁촌정거장도 보인다. 진짜 해변을 따라서 마을마다 뭐든 하나씩은 있는 것이 삼척시가 관광에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오랜만에 동해안 자전거길 근덕-원덕 구간을 달렸다. 이제 문의재로 가야 한다. 동막 로터리에서 태백 방향의 427번 도로인 문의재로를 따라가면 된다. 로터리에는 이정표가 제대로 없으니 잘 보고 가야 한다. 여기 동막골에는 조그만 슈퍼가 하나 있다. 더 진행하면 문의재 넘기 전까지 보급할만한 곳이 없으니 여기서 잠시 쉬어간다. 


출발하자마자 되재라는 작은 고개를 넘는다. 


되재를 넘으면 이제부터 문의재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작은 개천인 마읍천을 따라가면 된다. 


마읍천을 따라가면 하마읍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마읍천을 벗어나게 된다. 하마읍리 다음에는 중마읍리, 그리고 상마읍리로 이어진다. 


상마읍리 위에는 더는 마을이 없다. 이제 본격적인 문의재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열심히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내려다보는 풍경이 된다. 


거의 대부분의 오르막길 코스가 터널 500 m 앞 표지판이 나오면 기쁨과 짜증이 동시에 생긴다. 


문의재 터널에 도착했다. 기온이 은근히 높으니 꽤 힘들다. 


터널 입구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여기가 오늘 가장 높은 곳이다. 이제부터 원덕까지 거의 완전한 내리막길이니 이제 어려울 건 없다. 


다만, 문의재 구간의 꼬불꼬불한 좁은 길은 자동차들을 조심해서 내려가야 한다. 꼬부랑길에서 중앙선 침범하는 차들이 의외로 많다. 


문의재 아래는 신리라는 마을이다. 여기가 문의재 터널이 생기기 전까지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오지 중에 하나였다. 마을을 잘 보면  나무판으로 지붕을 만드는 너와집을 볼 수 있다. 신리교차로에서 원덕으로 가야 한다.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하는 멋진 꼬부랑길을 즐길 수 있는 동활계곡이다. 


이곳에 피암터널이 만들어진 게 얼마 안 되었다. 이 코스를 이제야 온 이유는 이 피암터널이 얼마 전까지 공사 중인 비포장길 구간이었기 때문이다. 


풍곡리에 도착했다. 여기서 물길을 따라 원덕으로 좌회전하면 된다. 그대로 직진하면 우리나라 오지 계곡 중에 하나인 덕풍계곡이 나온다. 트래킹 하기 좋은 곳이다.  


6월 말이니 옥수수가 여물고 있다. 금방 알이 꽉 차게 될 것이다. 


강원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나는 한적한 천변길로 계곡을 따라가는 이런 길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오지 지역이라 할 수 있는 여기 가곡면에 유황온천탕과 캠핑장이 생겼다. 그 덕분인지 편의점까지 생겼다. 시원한 걸 마시고 싶으니 저기서 좀 쉬어가야겠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트럭 기사들도 모두 들른다. 


충분히 쉬어준 후에 경치 좋은 길로 쭉 내려가면 임원까진 금방이다. 


여기 호산해수욕장입구삼거리는 삼거리 두 개가 연속으로 있어 초행길인 사람은 헷갈릴만한 2중 삼거리다.  삼척 방향으로 가면 바로 호산에 들어가게 된다. 


동해안 자전거길 중에서는 수도권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구간 중에 하나이고 언덕길이 많아서 초보자들에게는 그리 쉽지 않은 길인데 산업단지까지 잔뜩 있으니 바다가 계속 보이는 다른 자전거길 구간에 비해서 심심하고 힘들 수도 있는 곳이라 기피되는 구간이지만 이렇게 문의재를 이어 달리면 멋진 코스가 될 수 있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이 코스는 해변 구간도 바다가 그리 자주 보이지는 않지만 경치가 보일 때마다 훌륭한 경치를 즐길 수 있고 문의재에서 이어지는 계곡길의 경치도 훌륭한 곳이라 피암터널이 완성되기만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동활리 피암터널 공사가 마무리되고 깨끗한 길이 열려 다녀왔다. 87 km 정도 되는 짧지 않은 코스지만 문의재 터널 입구까지 50 km만 달리면 나머지 37 km는 거의 완전한 내리막이니 생각보다 길지는 않은 코스다. 물론, 이런 긴 내리막길은 해발 700m의 문의재를 넘은 것에 대한 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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