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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Aug 03. 2024

자전거로 영월 김삿갓계곡

영월의 남쪽 자전거 타기

2024년 5월 18일


오늘은 영월역이 있는 덕포에서 출발해서 영월의 남쪽의 75 km 코스를 한 바퀴 돌아온다. 일반적으로는 남한강을 따라가는 코스를 많이 가는데 은근히 차가 다니는 곳이라 이를 피할 수 있게 살짝 변화를 줘본다.


오늘 출발점은 영월역 주차장이다. 영월의 남부를 달릴 때는 주차장도 넉넉하고 화장실도 쓰기 편한 영월역이 출발점으로 적당하다. 영월역 앞의 유명한 다슬기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다. 나름대로 일찍 왔는데도 식당은 이미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다. 든든히 먹고 출발한다.


남한강을 최대한 피하려 하지만 초반엔 어쩔 수 없다. 덕포 교차로에서 회전 교차로를 두 번 타고 남한강 강변길로 간다.


둑방길로 올라왔다. 바로 보이는 다리는 태백선 기찻길이고 저 멀리 보이는 다리는 서강대교, 뒤로 보이는 다리는 동강대교다. 이름 그대로 서강을 건너는 다리는 서강대교이고 동강을 건너는 다리는 동강대교다. 그리고 서강과 동강이 합쳐지는 여기부터 남한강이 시작된다.  


이 둑방길은 살짝 돌아가는 길이긴 한데 차들이 들어올 이유가 전혀 없는 길이기 때문에 조용하고 한적하다.


덕포야구장을 지나면 원래의 큰길과 합쳐진다. 그래도 아직은 교통량에 여유가 있다.


영월 발전소 앞에서 낮은 다리를 건너야 한다. 직진하면 지금은 쓰지 않는 옛길이고 끝이 폐쇄된 도로인데 88번 국도와 만나는 곳에서 막혀있는 곳을 넘어 무단횡단까지 해야 하니 이쪽 방향에서는 들어가지 않는 편이 좋다.


다리를 건너면 팔괴리다. 카누를 타는 곳인지 카누 대여점들이 있다.


오늘의 목적지는 김삿갓 계곡이니 팔괴 교차로에서 88번 국도를 타러 빠져나가야 한다. 직진 방향의 흥월리 쪽은 외지인들은 거의 갈 일 없고 태화산 등산하러 갈 때나 이용하는 길이다.


88번 도로를 달린다. 그리 긴 거리는 아니지만 오늘 코스 중에는 가장 붐비는 길이다. 길이 넓고 갓길도 넉넉한데 차들이 쌩쌩 달린다. 그래도 남한강변길이라 풍경이 좋은 멋진 길이다.


중간에 영월 고씨굴이 있다. 한참 전에는 동굴에 들어가려면 여기 나루터에서 배를 타야 했는데 관광지가 되고 동굴에 들어가는 다리까지 생겼다. 강 건너에 잘 보이지 않는 동굴이라 피난처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동굴 자체는 길지만 근처의 다른 동굴들에 비해 동굴지형이 발달하지 않아 조금 심심한 동굴이다. 여기서부터는 김삿갓면이다.


꽤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뭉쳐서 휙 지나간다. 영월에 자전거 타러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별마로 천문대와 수라리재를 엮어서 한 바퀴 돌고 가는데 여기가 풍경도 좋고 수라리재 가는 방향이라 잔뜩 떼 지어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고씨굴을 지나서 달리면 오른쪽으로 각동리 가는 각동교 다리가 나온다. 단양 방향으로 간다면 여기서 우회전하고 수라리재나 우리처럼 김삿갓 계곡을 간다면 그냥 그대로 직진해서 88번 도로를 따라간다.  


김삿갓면이김삿갓 석상이 꽤 자주 보인다. 영월의 면 지역들은 지역 내의 유명한 것의 이름을 따서 이름을 바꾼 곳이 많은데 김삿갓면은 유명한 게 김삿갓인 것이다.


태백산과 백두대간에서 흘러내려온 물길이 모여 만들어내는 옥동천의 풍경도 봐줄 만하다.


88번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김삿갓면사무소를 지나면 와석재 터널이 나온다. 차들이 별로 없으니 터널로 가보자고 했지만 지니님은 와석재로 올라가자고 한다.  와석재로 간다.  


예밀1리로 잠깐 들어와서 길을 따라 조금 돌아가면 와석재로 올라갈 수 있다. 예밀리는 굽이굽이 산길이 발달된 곳이라 나중에 MTB로 한 번 와볼 생각이다.


정상에 해발 300m 와석재 표지가 보인다. 옥동천을 따라 골짜기 언덕을 넘어가는 길이라 그렇게 높지는 않다.


와석재를 내려오면 다시 88번 도로와 합쳐진다. 이 88번 도로는 2단 오르막길인 내리고개를 넘어 경북 봉화로 가는 길이라 은근히 차량 통행이 있다.


합쳐진 곳에서 500m 정도만 달리면 김삿갓 계곡 입구가 나온다.


김삿갓 계곡 입구에 도착했다. 이제 큰길에서 벗어나니 종종 지나가던 대형차들에 신경 쓸 일이 없다.  


오르막길이지만 계곡물이 흐르고 나무그늘이 생기니 시원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곳이다.


계곡에는 식당이나 카페도 있고 조선 민화박물관이 있다. 입구에 돌장승들이 무섭게 생겼다.  


김삿갓 계곡은 이름 그대로 김삿갓의 고향이자 묘지가 있는 곳이다.


김삿갓묘는 아슬아슬하게 영월과 단양의 경계에 있다. 김삿갓이 조금 더 남쪽에서 태어나거나 남쪽에 묻혔으면 동네가 김삿갓면이 안될 뻔했다.


이제 충북 단양군 영춘면으로 넘어왔다.


의풍1리의 삼거리에서 단양 방향으로 가야 한다. 왼쪽은 경상북도라 되어 있는데 마구령 터널을 넘어 부석사로 가는 길이다.


우회전하면 바로 베틀재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길이 베틀 같다고 하여 베틀재인데 베틀 같은지는 모르겠다.



해발 651m인 베틀재다. 엄청 외지고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인 듯하지만 충북, 경북, 강원 삼도를 연결하는 고갯길이라 예전에는 이 고개를 통해서 소금이나 물자를 옮겼다고 한다.  길을 의풍옛길이라 하는 것 같다.


지금도 거의 정상이라 완만한 편이지만 실제 베틀재 정상은 조금 더 가야 한다.


이제 영춘면으로 쭉 내려가면 된다.


935번 도로를 그대로 달리다 보면 영춘면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데 마지막에 오르막길이 있다. 영춘면의 기암절벽인 북벽을 올라가는 길인데 우회할 수 있는 평지길이 있다. 북벽은 올라가는 것보다 멀리서 보기로 한다. 용진대교와 북벽교 쪽으로 돌아서 가면 거의 평지길로 영춘면에 들어갈 수 있다.


김삿갓 계곡에 카페와 식당이 좀 있긴 했는데 들르지 않고 계속 달리기만 했으니 이제 쉴 때가 되었다. 영춘면 읍내에서 쉬려다가 조금 더 달렸더니 아래쪽 영춘교삼거리에 쉬기 좋아 보이는 편의점이 있다. 위치가 길목이라 우리뿐만 아니라 차들과 오토바이, 다른 자전거객들도 들른다. 편의점에서 느긋하게 쉬다가 출발한다. 바로 영춘교를 건너서 달린다.


남한강길 영월 단양 구간은 길이 한쪽에만 있고 가끔 다리를 건너는 경로다. 단양으로 가려면 군간교를 넘어가야 하는데 우리는 영월로 되돌아가야 하니 다리를 건너지 않고 군간교삼거리에서 우회전한다. 태화산을 크게 한 바퀴 돌아들어가는 코스라 할 수 있다.


예전에 왔을 때는 날씨가 안 좋아서 경치가 눈에 안 들어왔는데 오늘은 화창한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새로 포장한 큰길을 벗어나 사지원리 쪽으로 들어간다. 작은 마을길이지만 깨끗한 길로 남면이나 청령포까지 연결된다.


사지원리를 달리다 보면 이런 돌무덤을 볼 수 있다. 단양 사지원리 방단적석유구라는 어려운 이름의 돌무덤이 있다. 태장이 묘라고 알려져 있는데 무덤의 주인이 누군지는 모른다고 한다.


사지원리가 끝나면 강원도 영월군 남면의 조전리로 들어가게 된다.


관암당고개라는 낮은 고개를 넘어간다. 고개를 넘어 쭉 내려가다 보면 버스정류장이 있는 작은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아무 생각 없이 직진하면 남면사무소 쪽으로 가게 되어 예전에는 그렇게 돌아서 달렸다. 청령포로 가려면 우회전해야 한다.


이번에는 제대로 우회전했다. 광천리 쪽으로는 약한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한다.


돌고개라는 약한 고개를 하나 넘어 내려가면 태백선 기찻길 아래를 통과해서 서강과 만난다. 영월 시내로 가야 하니 저 다리를 건너면 된다.


청령포의 전망대에서 보면 건너편에 전원주택촌이 있는데 여기가 그 전원주택촌이다.


강 건너에 청령포가 보인다. 울창한 숲 속에 복원한 기와집 하나 있을 뿐이라 알려주지 않으면 알기 힘들다.


청령포는 단종의 유배지로 유명하다. 유배지라 그냥은 못 들어가고 배를 타고 건너야 한다. 앞에 보이는 건물에서 매표하고 배를 타고 들어가면 멋들어진 숲이 나온다. 숲에 돌탑하고 복원된 기와집이 있을 뿐이라 상주하는 문화재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게 좋은 곳이다.


38번 도로에서 영월 읍내 들어가기 직전에 분기되어 나오는 88번 도로가 청령포를 지나간다.


청령포에서 영월로 가는 길에 흰재라는 작은 언덕이 있다. 영월 들어가는 관문에는 홍살문이라는 귀신을 막는 문을 볼 수 있는데 여기도 커다란 홍살문이 생겼다. 올해 설치했다고 한다.


청령포 입구 삼거리에서 그대로 영월 방향으로 계속 달리면 영월 읍내를 통과해서 동강대교를 건넌다. 덕포 삼거리에서 영월역으로 가면 오늘의 자전거 여행도 끝난다.


딱 점심시간에 자전거 타기를 마쳤다. 영월에서 자주 들르는 식당 중에 하나를 아침에 들렀으니 다른 식당 하나에 들러서 오징어볶음으로 점심을 먹고 아까 자전거로 지나가면서 보았던 팔괴리의 카페에 들렀다.


이렇게 영월 남부를 자전거로 한 바퀴 돌아다녔다. 관광객의 왕래가 많은 지역이라 요즘 많이 다녔던 경북에 비해서는 전체적으로 교통량이 많지만 한적하게 자전거 타기에 나쁘지 않은 정도다. 남한강과 계곡으로 풍경도 좋고 적당한 오르막길들이 섞여 있으면서 중간중간 보급 포인트도 있어 가볍게 한 바퀴 달리기에 좋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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