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이번 여행에서 오아후에서 해볼 것은 거의 다 해봤다. 이제 오후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마가렛 아주머니의 민박에서 3박을 묵었는데 참 편하고 아늑한 곳이었다. 이 녀석은 옆집의 뚱뚱한 고양이인데 이 집도 자기 영역으로 알고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린다. 붙임성 좋고 코 옆에 애교점이 포인트인 녀석이다.
어제 챙겨온 피자 두 조각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와이키키 해변으로 나왔다.
까무잡잡해진 지니님... 처음 하와이에 왔을 때보다 피뷰가 많이 탔다.
마침 파도가 높아서 서핑 보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다. 저런 거친 파도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마지막으로 와이키키 해변을 쭉 걸어가 본다.
배가 고프니 슬슬 근처 드라이브인에 가서 간단한 브런치를 먹는다. 셀프서비스인 매장이지만 어려 보이는 친절한 점원이 여러 가지로 친절하게 신경 써줘서 팁을 조금 두고 나온다.
11시... 시간에 맞춰 예약한 픽업차를 타고 공항으로 온다. 마가렛 아주머니의 아파트식 민박은 공간이 적어 한인 민박에 자전거와 캐리어를 맡겨놓았는데 돌아갈 때 들러서 가지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어서 편했다. 민박집 주인 아저씨께 여러 가지로 감사하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게이트 근처의 바에 잠깐 들러서 맥주를 한 잔씩 마신다. 여긴 웨이터가 불친절하고 서비스도 엉망이어서 팁을 조금만 줬다.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의 꼬리날개가 보인다.
하와이에서 오후 2시가 넘어서 출발, 9시간 반을 날아서 서울에 도착한다. 시차 덕분에 서울에 도착하니 저녁 7시 정도다.
17일이라는 꽤 오랜 기간을 하와이라는 멋진 곳에서 여행을 하니 꿈같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아후는 다시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은 것을 하고 왔지만 다시 가보고 싶을 만큼 좋은 곳이다.
틈틈이 촬영한 동영상을 편집해서 UCC 공모전에 출품했더니 우수상으로 입상도 했다.
아직 하와이 여행은 끝난 것이 아니다.
돌아와서 그 아름다운 섬을 잊지 못해서 1년 반이 지나는 내년 2월에 다시 가기로 했다. 이번에는 빅아일랜드라고 부르는 하와이에서 가장 큰 섬이자 하와이라는 이름이 붙은 진짜 하와이섬에 간다.
철인 3종 경기 세계 챔피언십이 열리는 빅아일랜드 520km 철인 경기 코스를 따라 달리는 빅아일랜드 자전거 여행... 하와이 자전거 여행 2편이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하와이를 여행하는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을 드리고자 하와이 여행시에 알아두면 좋은 점을 정리하고 긴 후기를 마친다.
하와이 여행시 알아두면 좋은 점
○ 하와이에 자전거를 가져갈 때는 하와이안 항공보다 대한항공이 편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어지간한 화물은 무료인데 비해서 하와이안 항공은 자전거 한 대당 국제선 150달러/편도, 주내선 35달러/편도라는 무시 못할 운송료가 추가된다. 모두 지불하게 되면 대한항공의 항공권을 조금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과 비슷해진다.
○ 하와이의 호텔들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숙박료가 부담이 되시는 분들은 AirBnB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현지 민박을 미리 예약하면 숙박비를 많이 줄일 수 있다. 현지인 민박집주인과의 의사소통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영어 회화 능력이 있으면 좋고 AirBnB의 메시징 서비스를 쓰기 위해서는 유심을 사용하거나 휴대용 와이파이 에그를 렌트하던가 맥도널드 같은 무료 와이파이존의 위치를 잘 알아두어야 한다.
○ 자전거 여행과 렌터카, 버스 등을 잘 조율해서 이용하면 좋다.
나는 미리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후 자전거 여행이 모두 끝나고 휴식하는 3박 4일 중 이틀을 랜트카를 사용하였다.
○ 자전거는 프리웨이(H1, H2, H3)에 들어갈 수 없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와 같은 자동차 전용도로인 프리웨이가 하와이에도 있다. H1, H2, H3인데 지도마다 가장 굵은 라인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곳은 자동차 전용도로이기 때문에 자전거가 들어갈 수 없다.
○ 오아후 버스는 Da Bus 앱을 활용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Da Bus 앱은 시간표가 정확해서 버스를 이용할 경우 시간표에 맞춰서 움직이면 된다.
○ 버스에는 자전거를 최대 2대 실을 수 있으며 캐리어는 수동식이다.
버스가 멈추면 캐리어의 가운데의 손잡이를 잡고 당기면 캐리어가 열린다. 유일 캐리어 같은 방식으로 앞 포크와 타이어 사이에 고정대를 걸어 거치한다. 기사님의 시야를 방해하는 짐받이 가방이나 깃발 같은 것이 달려있으면 미리 떼어놓아야 한다.
○ 버스 요금은 거스름돈이 없다.
오아후는 버스를 한 번 타는데 1인당 2.5달러이며 시간제한이 있는 환승 티켓을 끊어주니 한 번 더 탈 수 있다.
마우이는 버스비가 2달러이며 환승이 안된다. 대신 종일권이 4달러로 버스를 여러 번 타야 한다면 4달러 짜리를 구입하면 된다.
○ 추천 관광지 폴리네시안 문화센터(PCC)는 개장시간인 12시에 최대한 맞춰서 가서 저녁 공연까지 모두 보길 추천한다.
운하쇼와 6개 지역 이벤트를 모두 보기 위해서는 개장시간에 맞춰 서둘러야 한다. 모두 볼만한 이벤트들이니 빠짐없이 보시길 권한다.
○ 물놀이... 특히 추천하는 물놀이 장소인 하나우마베이나, 샥스코브 등은 오전에 최대한 일찍 하는 것이 좋다. 이용객이 많아지면 물이 많이 탁해진다. 또한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 아침 일찍 가야 주차 공간을 선점할 수 있다.
○ 선크림은 자주 많이 바르며 피부가 민감한 분은 아이들용이나 아기용을 사용하도록 한다.
하와이의 상점들에는 선크림이 종류별로 있는데 피부가 민감한 분들은 성인용 선크림을 쓰면 따갑고 아플 수 있다.
○ 팁에 인색하지 않는다.
하와이도 미국이니 만큼 팁 제도가 있고 다른 산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하와이의 많은 사람들이 이 팁으로 먹고 산다. 보통 15-20% 정도를 팁으로 주는데 서비스가 보통이면 18%, 친절하고 잘 해주면 20% 이상 팁을 줬다. 겨우 몇십 센트 차이이지만 팁을 조금 더 주면 그 만큼 친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 하와이 내 자전거 가게의 자전거 박스 판매비는 보통 10달러다.
마우이에서 주내선을 타기 위해서 제대로 된 박스 포장이 필요하다. 몇 군데 자전거 가게에 물어보니 모두 자전거 박스를 10달러라 한다. 그냥 버리는 쓰레기라도 내가 필요하면 그냥 얻기는 힘들다.
○ 카에나 포인트는 물과 간식을 충분히 가져간다.
카에나 포인트 입구 마을인 마카하(Makaha)쪽에서는 중간중간 상점도 있고 마지막 입구 근처에 화장실과 식수대도 있지만 노스쇼어 쪽은 와이알루아(Waialua) 입구까지 상점도 식수대도 없다. 오프로드 구간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으니 식수와 간식을 넉넉히 챙기는 것이 좋다.
○ 숲 속으로 들어갈 때는 벌레퇴치제를 꼭 챙긴다.
일반적으로 많이들 가는 관광지와 시내에는 모기가 거의 없지만 숲 속은 그야말로 모기가 벌떼처럼 몰려든다. 밀림으로 들어갈 때는 꼭 벌레퇴치제를 가져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