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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지니의 장호원 자전거 나들이

by 존과 지니

2025년 5월 31일


오늘은 남한강 자전거길을 이용해서 복귀할 수 있는 충북 쪽 코스를 달리기로 한다. 경기도 여주시에서 출발해서 충북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80km 코스다.


전체적으로 큰 오르막길은 없지만 동막고개라는 그리 높지 않지만 힘든 복병이 있다. 고도표에 혼자 삐죽 나온 부분이다.


출발하기 전에 두부전골과 콩국수로 아침 식사를 한다. 콩요리를 좋아하는 지니님이 아주 좋아한다.


오늘 자전거 코스의 출발은 여주시의 아래쪽에 있는 점동면에서 출발한다. 행정복지센터 쪽이 문을 닫아 화장실 이용을 못하니 하나로마트 쪽에서 출발하였다.


조그마한 읍내를 나가자마자 소방서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한적한 길이 바로 시작된다.


연잎들이 물 위로 비죽비죽 솟아난 연밭이 있다. 좀 더 더워지면 본격적으로 연꽃이 필 것이다.


점동면에서 출발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청미천 자전거길의 끝자락이 바로 근처이기 때문이다. 청미천을 건너자마자 자전거길로 들어간다.


다만, 이 자전거길은 관리가 잘 되어있지 않아서 뻘밭이 되어 있을 때가 많다. 이번엔 더 심해졌길래 조금 달리다가 바로 빠져나와서 도로로 달리기로 한다.


일단 농로를 빠져나가서 마을길로 달린다. 하필이면 공사가 있었는지 도로가 온통 임시 포장이라 달리기 힘들다.


이제 곧 장호원이다. 장호원은 1800년대 초까지는 충청도였다고 한다. 충북 음성군과 경기도 이천시의 경계는 아래처럼 애매하다. 어쨌든 중부내륙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면 일단은 충북이다.


장호원 바로 옆의 감곡에 도착했다. 감곡과 장호원은 다리 하나로 경기도와 충청도로 나누어지지만 같은 생활권으로 붙어산다. 그래서 KTX 역 이름도 감곡장호원역인가 보다. 일단 편의점에서 잠시 쉬어간다. 여기서 38번 국도 옆의 한적한 길로 달리면 양성면으로 바로 갈 수 있어 거리가 조금 짧아지는데 원래 예정대로 생극 쪽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기로 한다.


감곡에서 내려가다가 청미천과 만나면 천변으로 좋은 자전거길이 있다. 자전거길이라기보단 과수 재배용 농로인데 포장이 아주 잘 되어 있다. 이 길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도로로 나오게 된다.


장호원이라 하면 복숭아가 유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길 옆으로 복숭아나무들이 잔뜩 있다. 조그만 열매들이 여기저기 달려있다.


자전거길은 청미천의 지류를 만날 때마다 다시 도로로 나온다. 주천2리에서 차평2리까지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다시 자전거길로 들어간다.


자전거길로 들어가는 저 다리 밑에 빗물이 한가득 고여 있어 살짝 옆으로 돌아갔다.


이제 다시 자전거길이다. 이 길은 생극까지 이어진다.


생극의 응천 10리 벚꽃길의 끝부분으로 들어간다. 이름 그대로 이른 봄 벚꽃철에 오면 아주 이쁜 길이다. 응천10리 벚꽃길의 중간쯤부터 차량과 자전거의 출입이 금지된 보행자 전용 산책로가 된다. 멋진 나무터널길인데 자전거 출입 금지라 아쉽다.

생극의 중심인 음성로를 건너면 보행자길이 끝나고 도로가 이어진다. 여기도 양 옆으로 벚나무들이 쭉 늘어서있다.

생극 읍내를 벗어나면 3번 국도 옆의 작은 길을 이용해서 달린다. 평야에서 산지 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살짝 오르막길이긴 하지만 완만한 편이다.


마을길이 82번 국도와 만나 조금 더 커지면 못고개라는 언덕을 넘어가게 된다.


평택제천 고속도로 서충주 톨게이트 앞에는 큰 차들이 많이 보인다.


좀 더 달리면 꽤 큰 저수지가 보인다. 신덕저수지다. 여기서 저수지 반대쪽으로 능안고개로 넘어가도 된다.


덕고개를 넘어 노은면으로 갈 생각인데 신니면으로 가면 좀 빙 돌아가는 것 같으니 농로로 가로지르기로 한다.


이제 덕고개를 올라간다. 그리 어려운 오르막길은 아니다.


노은면에서 하남고개로 넘어도 되지만 오늘은 동막고개 방향으로 간다. 길이 직선이니 좀 수월한 고갯길이구나 싶었는데 완전히 착오였다.


동막고개는 거의 직선으로 고개 끝이 보이는데 은근히 힘이 빠지는 직선형 오르막길이었다. 열심히 고개를 넘으면 앙성온천 근처에 식당이 좀 있다. 그중에 한 집에서 오징어볶음으로 점심을 먹는다. 원래 주문 마감을 해야 할 시간인데 다행히 우리까진 주문을 받아주었다.


앙성온천부터는 이제 남한강 자전거길을 따라가면 된다.


이 근처가 남한강 자전거길이 애매하게 농로로 안내하게 되어 있는데 식사 시간 외에는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서 공도 주행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농로보다는 공도로 주행하는 것이 편하다.


비내섬에서 충주 가는 길의 선두리 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올라간다.


오후가 되면 비내섬 인증센터 근처는 그늘이 되어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더워지는 시기에는 순환 코스를 구성할 때 이렇게 그늘이 지는 구간을 예상해서 여정을 짜는 게 좋다.


영촌마을, 영죽리는 막힌 동네라서 외지 차들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굳이 자전거길로 빙 돌아가는 걸 고집할 필요가 없이 시원하게 공도로 달리면 된다.


지니님은 오랜만에 와서 기억이 나지 않는지 급하게 꺾이는 진입로 부분을 그냥 지나쳐갈 뻔했다.


다시 둑방길로 올라오게 되면 바로 마을길로 빠져야 점동면으로 쉽게 갈 수 있다.


단암리 의암마을 쪽에서 점동면으로 가려면 작은 고개를 세 번 넘어야 한다. 그 첫 번째가 한티고개다.


그리고 외터고개와 청안고개를 넘으면 점동면 읍내가 나온다.


점동면 읍내로 돌아왔다. 80 km지만 낮은 고개가 여러 번 있어서 그런지 은근히 힘들었던 오늘 나들이가 끝났다.

오늘 코스는 경기도의 끝에서 출발해서 바로 충북으로 넘어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였다. 전체적으로 차량 통행이 많지는 않지만 아예 신경 쓰지 않고 탈 만큼 차가 없는 곳은 아니라 공도 주행 시에는 조심해야 한다.

사대강 자전거길이 있는 지역은 그 자전거길을 주로 이용하게 되면서 주변의 다른 길을 잘 이용하지 않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차량 통행이 적은 지역에서 사대강 자전거길을 일부 이용하면서 순환 코스를 만들면 자전거길까지 새롭게 보이는 느낌이다. 예전에 국토종주 사대강 자전거길의 도장을 찍으러 달릴 때는 그렇게 지루하게 느껴졌던 길들이 이런 식으로 달릴 때마다 엄청 재미있어지는 것을 보면 자전거 여행의 동기 부여라 할 수 있는 국토종주 인증제도가 오히려 재미를 없애고 의무감만을 남기는 멍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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