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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강진까지 87 km 자전거 여행

2박 3일 남도 자전거 여행 1일차

by 존과 지니

2025년 6월 6일 광주에서 강진까지


현충일로 6월에 3일 연휴가 생겼다. 더 더워지기 전에 어딘가 좀 길게 자전거를 타고 싶었기에 2박 3일 자전거 여행을 계획해 본다. 연휴에 멀리 가려면 교통 체증이 가장 큰 문제이니 조금 고민하다가 고속철도를 이용하기로 한다. 자전거는 엄청 큰 짐이고 기차에 싣기 위해서는 포장도 해야 하니 웬만해서는 기차를 이용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시도해 보기로 했다.


광주송정역에서 출발해서 강진만을 한 바퀴 돌아서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계획하고 첫날은 광주에서 강진까지 87 km를 달린다.


초반에는 거의 평지였다가 월출산을 넘어 강진에 갈 때 두 번 오르막길을 넘어야 한다. 다행히 그렇게 높은 오르막길은 아니다.


수서역에서 자전거를 앞바퀴만 빼고 캐링백으로 간단히 포장해서 기차에 실었다. 무턱대고 싣는 게 아니라 열차 맨 뒷자리를 예약하고 그 뒤 공간에 넣으니 통행에 방해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워낙 불편하기 때문에 다음부터 열차를 이용할 때에는 접이식 자전거로 다녀야겠다.


교통체증을 피하는 것도 있지만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것도 고속철도다. 아침 일찍 광주송정역에 도착했다. 일찍 출발해야 하루가 넉넉하다.


광주송정역에서 조금만 달리면 천변 자전거길로 갈 수 있다. 송정 2교를 건너 황룡강 자전거길로 내려간다.


일단 나주까지 자전거길로 갔다가 나주에서 밥을 먹고 다시 영산포로 가야 한다. 광주송정역 옆에 광주 공항이 있어 자전거길에서 비행기들의 이착륙을 볼 수 있다.


원래 영산강 쪽 자전거길이 오래되고 제대로 유지가 안 되는 걸로 유명하다. 너무 망가져서 그런지 하필 지금 유지보수를 하나보다. 보행자길이 먼저 공사 중인데 자전거길은 괜찮은 것 같았지만 곧 똑같이 끊겨서 뚝방길로 빠져나간다.


뚝방길이라도 포장이 잘 되어 있으니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보통 시골길이 포장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은 유지보수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포장이 안된 구간은 다 갈라져있다.


평동천이라는 지류가 합류되는 지점에서 자전거길이 끊기고 자전거길 표시는 마을 쪽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여기서부터 승촌보 근처까지는 길이 특히나 안 좋다. 국토종주를 하는 사람들은 승촌보 인증센터에서 승촌보를 이용해 건너가기 때문에 이쪽의 안 좋은 길로는 오지 않는다. 물론 건너편 자전거길도 썩 좋지는 않다.


승촌보 쪽은 인증센터도 있고 공원화가 되어있어 항상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도로포장도 잘 되어있다.


지류를 건너는 송현교라는 다리에도 자전거통행로가 따로 설치되어 있다.


송현교를 건너 자전거길을 조금 더 달리다가 마을길을 이용해서 나주시내 쪽으로 빠져나간다. 조금 이르게 점심을 먹으러 간다. 나주니까 당연히 나주곰탕이다.


금성관 앞에 유명한 곰탕집으로 간다. 지니님은 다른 집 곰탕도 먹어봤는데 여기가 최고라고 해서 난 근처에 올 때마다 이 집만 간다.


오랜만의 나주 곰탕이다. 엄청나게 맛있지는 않아도 편하고 넉넉하게 한 끼 먹을 수 있는 맛이다.


배도 채웠으니 다시 자전거길로 나가서 영산포까지 가야 한다. 나주읍성 로터리를 지나고 시내를 관통해서 최단거리로 빠져나간다.


이제 영산강 자전거길에서 빠져나갈 때가 되었다. 영산포에서 샛길을 이용해서 영암까지 내려갈 것이다.


영산포대교를 건너 영산포터미널 건너편의 샛길로 빠져나간다.


농로를 따라 영산포 아래의 세지면 쪽으로 가면 된다.


농로와 도로를 적당히 이용해서 내려간다.


이 근처에서는 큰 도로인 13번 국도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


교산리에서 농로로 들어갔는데 길이 점점 좁아진다.


결국에는 생태통로가 있는 작은 고개를 넘어버렸다.


고개에서 내려가는 길에 충효정이라는 한옥집이 있다. 유공신이라는 효자를 기리는 곳이라고 한다.


주암삼거리까지는 우회길로 13번 도로를 피해 달릴 수 있다.


주암삼거리에서 장산고개를 넘는 길은 13번 도로를 잠깐 달려야 한다.


장산고개를 넘자마자 바로 농로로 빠질 수 있다. 이제 월출산이 잘 보인다. 처음 이 길을 다닐 때는 무턱대고 큰 국도를 달렸는데 오늘은 최대한 피하는 게 목표다.


다시 13번 국도와 만나긴 하는데 500 m 정도 달려서 영암 읍내로 빠질 수 있다.


영암터미널을 지나자마자 춘양회전교차로에서 잠시 쉬어간다. 오늘 경로에서 가장 문제인 월출산 구간을 통과하기 전에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충분히 쉬어준 후에 다시 달린다. 월출산 국립공원 입구인 개신리까지는 작은 도로를 달리다가 개신리부터 13번 도로를 따라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한다.


13번 국도를 계속 따라가는 것은 아니고 중간의 갈림길까지만 가면 된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2차선 도로에 한 개 차선이 공사로 막혀있는데 차량들이 양보를 해주어서 13번 국도 구간을 어렵지 않게 지나왔다.


작천면 방향으로 가는 오갈재라는 오르막길을 넘어간다.


이제 강진까지 작천면에서 계속 직진하면 된다.


광주에서 강진까지 고속도로가 공사 중이다. 내년에 개통된다고 하는데 이 고속도로 공사 때문에 내가 가려고 했던 우회길들이 엉망이 되었다.


강진으로 가는 마지막 고개인 까치내재를 넘는다. 이제 강진 군동면이다.


까치내재에서 내려가는 길에 드디어 강진만이 보인다.


강진군 읍내에 거의 도착했지만 우리는 숙소를 예약해 둔 칠량면까지 가야 한다. 연휴라 그런지 숙소를 같은 곳으로 2박 예약할 수가 없어서 둘째 날에 강진 읍내에서 자기로 했다.


강진만 동쪽의 23번 국도 구간은 자전거길이 없는데 마량 가는 길목이라 그런지 차들이 은근히 많이 다닌다.


칠량면 쪽에 예약해 둔 숙소에 체크인하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읍내에서 좀 떨어진 숙소라 거의 1 km 정도 걸어야 식당이 있다. 힘들게 자전거를 탔으니 오늘은 백숙으로 저녁을 먹는다. 전라도의 특징 중에 하나가 한상차림인데 2명이 가든 4명이 가든 똑같은 가격으로 한 상을 차려주니 우리처럼 커플로 다니는 사람들은 좀 불리하다.


전라남도의 도로망은 아주 큰 도로가 나있는 대신 마을과 마을 사이의 연결 통로가 애매한 경우가 많아 큰 도로를 피하기가 쉽지 않은 구간이 많다. 이전에 한 번 이용했던 루트였기에 이번에는 최대한 작은 길로 가보려고 했더니 고속도로 공사로 작은 길이 다 망가졌다. 전남은 볼 거 많고 먹을 거 많은 곳인데 자전거를 편하게 타기엔 쉽지 않은 곳이라는 게 한 번 더 느껴진다. 이제 강진에 도착했으니 내일은 강진만을 한 바퀴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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