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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과 지니 Dec 26. 2015

남도 자전거 여행 12  
순천

나주에서 순천까지 자전거 여행

2015년 10월 9-10일 나주-순천 자전거 여행


슬슬 가을도 깊어지고 날도 추워지니 나주 인근에서 자전거를 타기로 합니다.

나주에서 출발해서 산포, 남평을 거쳐 차 없는 길로 화순을 지나 순천에 도착합니다.

나주에서 순천만 공원까지 딱 100km 나오는군요.


순천만 근처에 도착하니 멀쩡하던 핸드폰이 뭔가 이상하다 싶더니

외부 메모리카드가 먹통이 되면서 찍었던 사진도 다 날아갑니다.... 에구구...



순천만 생태공원 입구는 공원에 들어가려는 관광객들의 차로 북새통입니다. 곧 해가 질 테니 순천만 낙조를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듯합니다. 한가해 보이지만 보행자들이 은근히 많아서 자전거길로 슬슬 끌고 갑니다.  


공원 앞에 입장객이 장사진입니다. 그래서 입장은 포기했습니다. 이때 들어갔으면 낙조가 참 멋있었을 텐데 자전거를 세워두고 몇 시간 들어가야 하고 야간 라이딩을 감수해야 하고 숙소도 잡아야 하니 낙조 보러 들어가는 것이 사실 불가능했을 테지요.

  

공원 옆으로 습지 쪽 길을 따라서 슬슬 걸어갑니다.  


걷기 편한 데크길도 있고 산책객들도 많고 여기저기 자전거  통행금지 구간도 많아서 끌고 가는 편이 좋더군요. 갈대가 우거진 경치도 좋으니까요.  



순천만 생태공원과 문학관 사이를 오가는 순환열차가 지나갑니다.  


물억새와 갈대가 어우러져서 가을이 잘 느껴집니다.   


순천만 문학관 쪽까진 슬슬 걸어왔습니다. 이제 해도 저물 테니 서둘러야 합니다.   


슬슬 자전거길을 따라서 순천만 정원 쪽으로 올라갑니다.  



자전거길 옆으로 스카이 큐브라는 소형 모노레일이 왔다 갔다 합니다.  


관광지가 약간 붐빈다 싶으면 다른 관광객들이 숙소를 찾기 시작하는 저녁 7시가 되기 전에 먼저 숙소를 잡는 것은 중요한 노하우입니다.

숙소를 잡아놓고 근처 갈비집에서 오랜만에 돼지갈비를 먹습니다. 유명한 음식점은 아닌 그냥 평범한 갈비집입니다만 맛있습니다. 좀 떨어진 테이블에서 시끄러운 아이 셋과 방관하는 부부 두 쌍이 있더군요.   


갈비에 후식 냉면까지 맛있게 배를 채우고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하고 푹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갈비집에서 떠들던 아이 셋이 숙소 복도에서 떠드는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아... 하필 같은 숙소였다니...

나가서 조용히 시키고 들어왔는데 이미 잠은 달아나버렸습니다.  

나갈 시간도 되었으니 더 자는 건 단념하고 어제 봐 둔 섬진강 재첩 전문점에 아침을 먹으러 나옵니다. 순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섬진강 재첩이 나는 광양과 하동이 있습니다. 재첩회덮밥을 주문해서 먹습니다. 자잘한 조갯살이 쫄깃하게 맛있습니다.   


오늘은 자전거는 거의 안 타고 순천만을 둘러볼 생각이라 자전거는 숙소에 이야기해서 맡겨두고 나왔습니다. 숙소에서 걸어서 500m 거리에 공원 정문이 있으니 부담 없습니다.  10시쯤 들어갔는데 벌써 사람이 몰리더군요. 9월에 국가정원으로 지정되고 가을이 되어 갈대밭이 되니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나 봅니다. 조그만 동네에 정말 관광객이 많습니다.  

너무 인공적인 맛이 많이 나는 정원은 간단히 가는 길에 둘러만 봅니다. 호수에 작은 연꽃들이 많이 피었더군요.


사람이 몰리기 전에 스카이큐브를 타고 순천만 생태공원으로 가서 전망대로 올라가야 합니다.


꿈의 다리 건너편에 스카이큐브 탑승 역이 있습니다.  

꿈의 다리에는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이 가득 전시되어 있습니다.  


귀여운 그림들이 많습니다.  


나름 서둘러 와서 스카이큐브 표를 샀는데 벌써 사람이 몰려들었는지 기다렸다가 50분 후에 타야 합니다. 여유 시간을 보내야 하니 근처의 순천만 습지센터를 둘러봅니다.  


습지센터 안에 작은 동물원이 있더군요.

사막여우, 왈라비, 육지거북들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니 포즈를 취해주는 미어캣도 있고

 

뽀로로의 친구로 나오는 유명한 사막여우도 있습니다.  


귀여워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친칠라입니다.  


시간이 되어서 스카이 튜브를 타러 갑니다.  


순천만 정원과 생태공원은 6km 정도 떨어져 있으니 스카이큐브를 타고 편안하게 구경하면서 갑니다. 바로 옆의 자전거길은 어제 탔으니 또 탈 필요는 없겠죠. 자전거를 묶어두기도 힘들고요.   


스카이큐브는 순천만 생태공원이 아닌 그 전의 문학관까지 데려다 줍니다. 공원까지 슬슬 걸어갑니다. 자전거를 타고 온 사람도 여럿 보이더군요.  


정원  아랫부분을 돌아볼까 했더니 자전거 대여소가 눈에 띕니다. 걸어서 돌아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2인용 자전거를 빌려서 타기로 합니다. 자기 자전거를 가져와서는 놔두고 돈 주고 자전거를 빌리는 건 처음이군요.  


안전하고 편한 4발 자전거를 빌립니다. 자전거 복장으로 4발 자전거를 타니 사람들도 쳐다봅니다. 2바퀴의 2인용 자전거(탠덤 바이크)로 먼저 출발한 모녀는 기우뚱거리면서 가다가 멈추고선 제게 묻습니다.

"그 자전거는 얼마예요?"   "똑같아요!"

얼른 바꾸러 가더군요. ㅎㅎ  


4발 자전거는 당연히 속도가 안 나오지만 편안합니다. 오른쪽은 황금빛 논이, 왼쪽으로는 바스락거리는 갈대밭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길 가에는 코스모스...  


조금 가다가 핸들을 지니님에게 맡깁니다.  


바다가 멀지 않으니 게 한 마리가 나타나 무단횡단을 하면서 자전거 앞을 가로막길래 지나가도록 잠시 멈춥니다.


자전거 코스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대여한 4륜 자전거로 순천만 공원의 가장 아래쪽인 대대들을 한 바퀴 도는데 대략 3-40분이면 충분합니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순천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용산전망대로 갑니다. 갈대 군락지 사이로 데크길을 따라 갑니다.  


용산전망대는 산 위에 있는 전망대니까 당연히 오르막길입니다.  


중간중간 경치를 볼 수 있는 보조 전망대가 있습니다.  


1시간 정도 걸어서 용산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용산전망대에서 보이는 순천만의 전경입니다.  


이제 슬슬 돌아가야 합니다. 운 좋게 시간을 딱 맞추어 순환열차를 타고 다시 스카이큐브를 타고 편하게 돌아갑니다.

순천만정원에 돌아오니 갑자기 비가 쏟아집니다.  

얼른 순천만정원을 나와서 숙소에서 자전거를 가지고 나오니 다시 날이 개입니다.

순천 버스터미널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버스를 타고 광주를 경유, 나주 혁신도시로 돌아오니  또다시 비가 쏟아집니다.

다행히 비는 거의 맞지 않았네요.


가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인 갈대밭을 원 없이 보았습니다. 이제 단풍만 보러 가면 되겠어요. ㅎㅎ

사진이 날아가는 바람에 자전거 타는 사진이 거의 없어져버린 자전거 여행기였습니다. 메모리카드는 AS 맡겨서  교환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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