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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과장 Mar 30. 2021

(책리뷰)가난의문법-소준철

가난의문법
소준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길거리에서 폐지 줍는 노인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몸도 약한 노인이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주울 정도로 많이 가난한 걸까,


저렇게 모아도 얼마 안 될 텐데.
젊었을 때 노후를 준비를 못하고 게으르게 살은 걸까


나와 그 노인들의 나이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의 삶에 오지랖을 펼칠 생각은 없다. 마음속 연민의 감정들이 나도 모르게 생기게 된다.


폐지 줍는 노인들이 젊었을 때 열심히 살지 않은 것과 무관하게 폐지를 주울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본인들이 열심히 살아도 자식이나 가족으로 인해 사업자금으로, 병원비로 가진 재산을 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지금의 현실에서 폐지를 줍는 것이 최선인 것이다.

 
아마도 지금 전국의 폐지 줍는 노인들에게 하루치 발생하는 폐지 값을 현금으로 주워도 폐지를 줍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 통장에 들어오는 것은 별개이며 내가 할 수 있는 노동으로 조금이라도 벌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손주에게 자식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보다 본인의 핏줄에게 고생스럽고 위험해도 폐지를 주울 수밖에 없는 원동력은 가족으로 맺어진 인연이 생각보다 끊을 수 없는 끈이라서 그런 것 같다.


나의 부모도 자식이 직장에 다니는데도 빈병을 간간이 모으며 마트에 판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도에게 위험하니까 그런 것 하다가 다치며 병원비가 더 나온다고 하지 말라고 말려도 보았지만 본인들이 먹고 살만큼의 여유가 있어도 평소의 씀씀이나 근검절약 정신, 그리고 한 푼이라도 벌수 있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는 그 노력들이 자식 됨 마음에서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어쩔 수가 없다. 많은 용돈을 드린다고 해서 그 일들을 멈추지는 않을 것 같다.


본인 혼자를 위해서라면 굳이 가난하게 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이 책을 보면 자식과 남편으로 인해 가난하게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 같다. 물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살다보면 해야 될 의무, 책임 그리고 좋은 일 힘든 일들이 더 많아 질 수 밖에 없다.


내 나이 내년에 40살이며 결혼하지 않고 사는 지금의 현실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고 느낀다. 결혼해서 자식 낳고 살아도 그 자식들이 내가 가진 것을 달라고 할 때 안줄 수 는 없을 것 같다. 지금도 힘들게 일하며 번 돈들을 자식에게 준 후 허탈감에 더 마음이 아플 것 같다.


이왕 이렇게 혼자 살게 된 것에 좀 나 자신에게 투자하고 즐거운 일을 찾아 하루하루 사는 것이 더 경제적일 것 같다. 폐지를 주울 수밖에 없는 사정들이 저마다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 더 분명해졌다. 혼자 사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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