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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과장 Mar 30. 2021

(책리뷰)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 -권혁란

책을 구매한지 대략 1년쯤 후에 읽었다. 읽어야지 하고 다른 책하고 섞여있었고 그냥 두기만 했던 책이다. 그런데 열흘 전 엄마 대학병원 때문에 통영에 내려가서 아버지 얼굴을 보니까 이 책의 내용이 정말 남의 일 같지가 않을 것 같았다. 아버지는 올해로 82살, 엄마는 73살쯤 되었다. 엄마나이는 출생신고를 늦게 해서 주민등록상 생년일과 다르다. 그래서 늘 묻지만 기억이 정확이 나지 않는다.      


부모의 나이가 많기에 기력이 많이 없으시다. 그래도 걷고 말하고 일상생활 하는 데는 아직까지는 다행히 괜찮다. 그런데 앞으로가 걱정이다. 아버지는 정신은 온전하지만 치매 약을 드시고 있고 엄마는 이런 저런 약을 드시고 있고 과민성 방광염으로 건강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 포항에서 직장을 다니며 부모의 건강과 안부를 세세히 돌볼 수 없는 상황이다. 부디 건강하기만 바랄뿐이지만 내 맘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도 많은 편이라 큰 병원이 지금만큼만 유지하기를 바랄뿐이다.     


이 책에서 작가의 경험으로 토대로 써 내려간 부모의 보살핌의 내용은 너무나 현실적이다. 꾸미지도 가공하지도 미화하지 않은 내용이 나의 미래와 부모의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죽을 때가 되면 주변사람 고생시키지 말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오래전부터 마음  먹었기 때문에 작년쯤 건강보험공단을 방문해서 연명치료중단서약서를 신청했다. 가족의 죄책감과 고통을 덜기 위한 내 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려고 했다.     


품위 있는 보살핌을 받고 존엄한 죽음을 맞았으면 좋겠다. 아마도 나는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서 오래 살 것 같은데 그에 따른 대책이 딱히 없다. 바라는 것은 대소변을 혼자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날이 몇 십 년이 남았어도 지금껏 40년을 살았어도 큰 의미를 느끼지 못했기에 최소한의 존엄을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살고 싶다.       

요양원, 요양병원, 간병인처럼 전문적이 사회적 기반 서비스를 잘 되어 자식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세상이 더 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비난에 마음이 무거운 건 사실이다. 당사지가 아니면 아무도 어떤 선택에 왈가왈부 할 수 없을 것이다.     


읽으면서 마음이 불편했고 부모님 생각이 참 많이 났다. 제발 많이 아프지 말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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