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우의 테크토크 0304]
제가 거주하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은 최근 미국에서도 제조업이 몰리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미 지난 2008년에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들어서면서 조지아 남쪽과 앨라배마 경계까지 한국 자동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클러스터가 조성되어 있는데요. 극심한 실업률 속에서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인력을 채용한 기아자동차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Thank You KIA"라는 팻말을 집 앞에 걸어놓았던 장면이 기억이 납니다.
가장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 북쪽 커머스라는 지역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했습니다. 이미 제1 공장을 완공해서 시험생산에 돌입했고, 제2 공장 건설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기차 트럭 생산 업체인 '리비안'도 조지아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과 '전동화' 관련 제조시설까지 들어서면서 제조업의 분야도 조금씩 트렌드에 맞게 바뀌는 모습니다.
제조업 내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바로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개념이 그것입니다. 제조업 분야를 전면 디지털화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단순히 디지털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계, 제품, 사람, 그리고 시스템을 연결해 효율성을 가져오는 '스마트 커넥티드'를 지향한다는 점이 특징이죠.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핵심 기술을 적용해 완전한 자동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생산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지능형 공장(Smart Factory)'를 만들자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최근 조지아텍에서 관련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해서 참가했습니다. 학계와 제조업계 관계자들이 참가했는데요. 주최 측이 제공한 설문조사 결과가 흥미로웠습니다. 조지아주 제조업계도 AI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조성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는데요. 가상기술 도입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40%가 매우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공장에 왜 가상기술이 필요할까요. 바로 디지털트윈과 같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새 기술을 도입하고 ROI를 따져보고,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인데요. 이를 통해서 30%의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인더스트리 4.0 구축에 가장 큰 장벽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에 있었습니다. 기존 생산 시스템을 유지 보완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는데요. 가령 새로운 기술 도입이 호환에 문제를 일으켜 생산이 중단될 경우, 수익성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겁니다. 새 기술을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만 사용 가능하고, 기존 공장으로의 적용이 어렵다는 이야기죠. 소프트웨어 개선, 모듈화를 비롯한 제반사항이 많기 때문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계속되고 있었는데요. 제조업 분야 근로자의 역할론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인더스트리 4.0으로 단순 노동근로자의 역할은 줄어들겠지만, 다른 영역의 일자리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조지아텍 The Advanced Manufacturing Pilot Facility(AM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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