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마다 남편과 하는 연례행사가 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외식이 아니라, "드디어 방학이다!"라는 신호 같은 것이다.
바로 중앙분식에서 떡볶이를 먹는 일!
이 집은 특별하다.
TV에 출연한 적도 있지만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다.
이곳은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곳, 그리고 내 중학생 시절부터 쌓인 이야기들이 남아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크게 변하지 않은 메뉴판, 손때 묻은 테이블과 의자, 여전히 반갑게 맞아주시는 사장님 부부.
그리고 끓어오르는 떡볶이 앞에서 동동거리며 기다리는 나.
"이 집만 오면 그릇에서 눈을 못 떼지."
남편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점심시간, 테이블을 채운 사람들은 대부분 어른들이었다.
오래전부터 이곳을 찾았던 듯한 단골손님들, 인터넷에서 정보를 보고 찾아온 커플, 가족과 함께 여행을 온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이곳을 그리워하며 다시 찾아온 사람들.
그제야 문득 떠올랐다.
'떡볶이집은 원래 학생들의 공간이지 않나? 왜 여긴 어른들만 잔뜩 있는 걸까?'
사실 중앙분식은 중, 고등학교 사이에 있다.
그렇다면 점심시간에 가게를 가득 채우고 있어야 할 사람들은 학생들일 텐데.
하지만 요즘 학생들은 프랜차이즈 떡볶이집에 가거나, 아예 떡볶이보다 마라탕을 더 즐긴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 이곳을 지켜온 건 학생들이 아니라 어른들이었다.
아니, 학생이었다가 어른이 된 사람들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 집에서 단순히 떡볶이를 먹는 게 아니라 추억을 먹는 것일지도 모른다.
오랜 세월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맛을 내는 곳.
예전의 나를 기억해 주는 공간.
그러니 부디 이곳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변하지 않기를.
우리처럼 다시 찾아올 단골들이 계속 이 맛을 기억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