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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고민상담소

by 북장

격주에 한 번, 엄마들이 모여 책을 이야기하는 독서모임이 있다.

거창한 독서 모임은 아니다.

각자 추천하는 책이나 장난감을 가져와 소개하고 빌려가는 모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대화 주제는 조금씩 변해갔다.

처음엔 육아, 그림책, 육아템이 주요 관심사였지만 아이들이 점차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육과 학습으로 초점이 옮겨갔다.

그러다 보니 요즘 우리의 모임은 아이들의 교육 고민을 나누는 시간이 많아졌다.

누구든 고민을 꺼내면 다들 한마음으로 자신의 경험과 정보를 나눈다.

책을 중심으로 모인 모임답게 해결 방법도 주로 책에서 찾곤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고민들이다.


< 첫 번째 고민 >

A씨: "갈수록 아이 책 편식도 심해지고, 학습만화만 읽으려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B씨: "저희 집은 아이가 고른 책 한 권이랑 엄마가 추천하는 책 한 권을 함께 읽게 하고 있어요. 물론 아이는 제 책을 안 읽고 싶어 하지만요."

C씨: "저도 그래요. 엄마가 추천하는 책을 쫙 깔아놓고 그중에 조금이라도 선택해서 보게 해요."

D씨: "저는 아이가 푹 빠질 만한 시리즈물을 찾아요. 판타지 좋아하는 아이 있나요? '드래곤 마스터' 시리즈가 좋더라고요. 물론 시리즈에 빠지다 보면 집이 온갖 시리즈물로 가득 차는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요."

E씨: "우리 집은 '1학년이 가장 궁금한 과학' 시리즈를 재미있게 봤어요. 집에 있는데 빌려드릴까요?"

F씨: "이런 식으로 서로 시리즈를 추천하고 돌려 읽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 두 번째 고민 >

A씨: "집에 있는 성교육 그림책들로 효과 보셨나요? 성교육 그림책을 읽어도 아이가 반응이 없거나 오히려 불안해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B씨: "저희 집도 비슷했어요. 성교육 그림책에서 보여주는 상황에 오히려 공포를 느끼더라고요."

C씨: "그래서 저는 지식책으로 접근했어요. 성을 문제 해결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지식으로 받아들이게 유도하는 거죠."

D씨: "그런 접근 방법도 좋겠네요! 성 관련 책은 아이 혼자 읽게 하기보다는 가족이 함께 보면서 대화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읽었던 부모 교육서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게 기억나요. 근데 그 대화가 가끔 부모한테 난감할 때가 있더라고요. '엄마 아빠는 왜 결혼했어?' 같은 질문이 튀어나오면 말이죠."


< 세 번째 고민 >

A씨: "책을 읽는데도 어휘력이 부족한 거 같아요. 어휘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B씨: "집에 사전을 두고 아이와 함께 찾아보는 습관을 들이면 좋아요. 스스로의 힘으로 궁금한 걸 찾아보는 힘도 기르고, 한글의 체계나 단어의 구성을 깨우치게 될 수도 있고요."

C씨: "우리 집은 일력을 활용해요. 책상 위에 한자, 어휘, 교과 어휘 일력을 두고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거죠. 근데 노출만 되고 애는 오늘 태어난 유명인만 보는게 현실입니다."

D씨: "저희 애는 '관용이 뭐야? 정직은 뭐야?'라고 묻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식으로 가치, 덕목에 대한 어휘는 가치 사전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가족의 덕목을 정해서 뜻을 다같이 필사하거나 실천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이렇게 모일 때마다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배워간다.

처음엔 평범한 독서 모임이었지만 지금은 서로의 동지가 되어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각자의 고민을 나누면서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혼자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함께 이야기하고 방법을 찾다 보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책 한 권이 해결책이 되기도 하고 서로의 이야기가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기도 한다.

이 모임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생각을 키우고 교육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진다.

앞으로도 이 모임이 지속되어 각자의 자리에서 성장하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따뜻한 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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