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소방관 졸업

아이의 시선, 패션으로 드러내는 정체성

by 북장

"어머, 올해도 소방관 옷이네!"



소방관옷.png


인스타 피드에 또 댓글이 달렸다.

벌써 4년째, 여름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패션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따님이다.

소방관 옷만 몇 벌을 가지고 있는지 여름이면 매일 돌려입기를 한다.


다른 집 따님들은 7살이 되면 공주옷에 빠져 산다는데 우리 집 따님은.

다른 집 아드님들은 2년만 버티면 번개옷은 졸업한다는데 우리 집 따님은.

장장 4년의 시간동안 이 옷이 여름철 일상복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얼마전 8살을 앞둔 딸아이의 옷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몸에 하나하나 옷을 대보며 크기를 재고 작아진 옷들에 대한 처분을 허락 받는다.


소방관 옷, 드디어 너의 차례다.


한눈에 봐도 확연히 작다.

어느새 이만큼 키가 자랐냐며 폭풍 칭찬으로 관심을 돌려본다.

제발, 제발 이번에는 버리자구나.


자기가 보기에도 너무 작았는지 큰 걸 다시 사면 되지 않냐고 묻는다.

검색 결과를 보여주며 더이상 팔지 않는다는걸 강조했다.

제발, 제발 인연의 끈을 놓자구나.


따님께서 결심을 내리셨다.

"좋아! 이거 버려도 돼."

드디어, 드디어 소방관 옷 졸업이다!




"대신 여름에 손흥민 축구복 입고 다닐거야."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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