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브리프 Vol.20 유튜브 (2024.10)
* 이 글은 KDI School에서 발간하는 '글로벌 이슈 브리프'에 게재한 글입니다. 도발적인 제목이지만, 결국은 플랫폼 관점에서의 대체의 양상 속에서 콘텐츠 관점에서의 공생 관계의 형성이 이루어졌다는 점을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아카이빙 차원에서 브런치에도 업로드합니다. 다만, 이미지 등은 제외한 버전입니다. 이미지, 표 등이 포함된 풀 버전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nrc.re.kr/board.es?mid=a10301000000&bid=0008&list_no=178613&act=view&nPage=1&otp_id=
본고는 유튜브가 소위 ‘레거시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기존의 방송 산업을 어느 정도로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미디어 이용에 대한 다수의 조사를 검토한 결과, 미디어 이용률이란 관점에서는 유튜브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특히 한국이 유튜브 모바일 앱 월별 평균 이용 시간이 전 세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유튜브의 영향력이 큰 나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방송의 콘텐츠는 다양한 경로에서 지속적으로 소비되며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플랫폼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 유튜브는 레거시 미디어를 어느 정도 대체하고 있지만, 콘텐츠의 관점으로 본다면, 유튜브와 레거시 미디어는 새로운 공존의 길을 찾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들어가며: 유튜브의 성장을 바라보는 관점
전통적으로 동영상 시청의 주된 방식은 방송이란 형태의 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정해진 시간에 따라 영상을 제공하는 ‘선형 편성(linear programming)’의 방식이 주류를 이루던 시기를 지나서,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이용이 큰 폭으로 확대되었고, 틱톡과 같은 숏폼 콘텐츠에 특화된 플랫폼의 이용도 늘어나고 있다. 유튜브는 이러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에 있어서 특히 한국에서 가장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Video Sharing Platform)으로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용자가 직접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셜미디어(social media)로서의 속성을 가지면서도, 방송사를 비롯한 전문적인 제작진이 참여한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한 창구로서의 역할도 담당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때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와 같은 OTT(Over the Top) 서비스, 즉 RMC(Ready Made Content)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VOD(Video On Demand) 서비스와 비교되기도 하고, 때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와 비교되기도 한다. 이러한 위치 덕분에 유튜브는 아마추어가 만든 독특한 영상에서부터 전문적인 창작자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종합적인 영상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유튜브는 한국에서 이용 시간을 기준으로 그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와이즈앱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인의 유튜브앱 사용 시간은 2020년 10월 671억분에서 2023년 10월 1,044억 분으로 3년 동안 약 1.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인당 평균 사용시간도 2024년 월평균 40시간으로 2019년 21시간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와이즈앱‧리테일‧굿즈, 2024.3). 유튜브 이용의 증가는 젊은 세대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이용자는 전 세대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압도적인 이용률을 보여주는 서비스는 다름아닌 유튜브다. 또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자 중에서 50-60대의 이용자 대부분은 유튜브를 가장 핵심 서비스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이용의 확대는 자연스럽게 미디어 산업의 지형 변화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이 글은 유튜브가 소위 ‘레거시 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기존의 방송 산업을 어느 정도로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때, 레거시 미디어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볼 것인지, 유튜브가 대체하는 범위와 방식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에 따라 답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이 글은 기존에 ‘방송’으로 대표되는 미디어 서비스가 차지했던 위상과 지위, 위치를 유튜브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로 대체할 수 있을지 대해 논의할 것이다.
물론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한다고 해서 기존 미디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피들러(Roger F. Fidler)는 모든 미디어는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더라도 새로운 형태로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공존한다는 점을 지적한다(Roger F. Fidler , 1997). 유튜브가 크게 성장하면서, 방송은 기존과는 다른 위치에서, 새로운 역할과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유튜브와 공존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 글은 이러한 두 가지의 방향, 즉 기존의 방송 미디어의 위상을 유튜브가 어떻게 대체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유튜브 시대에 레거시 미디어가 어떻게 공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뒤, 앞으로의 미디어 산업 전망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 대체할 것이다: 이용률과 주목도의 관점
유튜브가 레거시 미디어를 대체하고 있는 지점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바로 미디어 이용 시간 자료일 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2023)의 언론 수용자 조사는 넷플릭스 등의 OTT 서비스와 구분해서 유튜브에 해당되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 자료란 점에서 한국인의 유튜브 이용률 변화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그림 4). 이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은 2018년 33.6%에서 2023년 72.2%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에 해당하는 텔레비전 이용률은 같은 기간 93.1%에서 91.6%로 줄어들어서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미디어 이용률이란 관점에선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방송이란 레거시 미디어를 아직 완전히 대체하는 수준이라 보긴 어려우나, 굉장히 빠른 속도로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의 잘 보여주는 자료 중 하나는 ‘뉴스’를 주로 이용하는 미디어의 변화일 것이다. 뉴스는 기존 레거시 미디어가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전달 수단이라 할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2023)의 조사에 따르면(그림 5), 2013년까지 조사 대상의 93.8%가 텔레비전을 통해 뉴스를 이용했다면, 2023년에는 그 수치가 76.2%로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한 뉴스 이용은 2018년 6.7%에서 2023년 25.1%로 불과 5년 만에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자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유튜브의 빠른 성장 속도와, 그에 비례해서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이다. 비록 지금 완전한 대체를 말하기엔 여전히 방송 미디어의 위상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는 있지만, 지금의 변화 속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유튜브에 의한 레거시 미디어의 ‘대체’를 말할 수 있는 순간도 머지 않아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미디어 기기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3 방송매체 이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방송을 이용하는 주요 미디어 기기인 ‘텔레비전’에 대한 필수 인식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에 비해, 유튜브 등의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기기인 ‘스마트폰’의 일상에서의 필수 매체란 인식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6). 물론 스마트폰의 이용 범위가 유튜브 뿐 아니라 전화와 메신저 서비스, 소셜미디어 서비스 등의 이용을 포괄한다는 점에서 이를 온전히 유튜브의 영향력으로 이해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자료를 통해 텔레비전이란 기기가 일상생활에서 차지하고 있던 지위를 다른 미디어 기기가 대체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앞으로의 미디어 이용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10세 미만의 아동으로 시선을 옮겼을 때 유튜브를 이용하는 기기가 모바일 미디어로 한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그림 7), 텔레비전 기기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한 경우가 4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레비전이란 대화면 기기를 통해서도 방송 채널이 아닌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례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는 텔레비전이라는 기기 자체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조사한 ‘2023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TV 보급률은 75.4%에 달한다. 인터넷 망에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 TV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텔레비전이라는 기기를 통해서도 방송 채널이 아닌 유튜브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레거시 미디어의 영향력을 위축시키고 유튜브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유튜브가 한국에서만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닐슨 TV 및 스트리밍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유튜브는 매달 스트리밍 시청 시간의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매일 TV를 통해 평균 10억 시간의 유튜브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EW Research Center(2023)가 2023년 5월 19일에서 9월 5일까지 미국 성인 5,73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는 유튜브(83%), 페이스북(68%), 인스타그램(47%) 순서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에서는 디지털 비디오 시청 시간이 2022년부터 전통적인 TV 이용 시간을 넘어서기 시작한 상황에서, 텔레비전 기기를 이용해서 이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중 유튜브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온라인 동영상의 이용이 크게 증가하는 변화 속에서 유튜브가 중요한 위상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도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국가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Statista(2024.7)의 자료에 따르면(그림 10), 한국은 유튜브 모바일 앱 월별 평균 이용 시간이 43시간 21분으로 조사 대상 국가 중 2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 세계 평균인 28시간 41분에 비해 14시간 40분 많은 수치다. 이상의 자료를 종합해보면, 한국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은 이용 시간 측면에서 비교적 단기간에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모바일을 넘어서 텔레비전 기기에서도 그 이용이 점차 늘어날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3. 공존할 것이다: 콘텐츠 생태계의 관점
지금까지의 자료들은 미디어의 이용률과 이용 시간이란 관점에서, 유튜브가 충분히 방송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텔레비전이란 기기 앞에서 방송 대신 유튜브를 보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으며, 일상에서 모바일 미디어를 통해서도 많은 시간 유튜브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에서 사람들이 실제 이용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주목한다면, 이러한 ‘대체’라는 시각에는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방송의 콘텐츠는 다양한 경로에서 지속적으로 소비되며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텔레비전을 통하지 않더라도, 방송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식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3 방송매체 이용 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텔레비전 수상기가 아닌 다른 기기를 이용해서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다는 응답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은 ‘2023년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지상파 방송의 프로그램 판매 수익의 지속적인 증가 흐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방송의 위기란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방송 프로그램, 즉 ‘콘텐츠’를 다양한 경로로 판매하는 성과가 계속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콘텐츠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방송사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방송사들은 광고 수입의 확보와 영향력 확대를 위해 유튜브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익이 중요한 오락 콘텐츠의 경우,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편집하고 배포해서 본래 콘텐츠에 대한 주목을 높이는 홍보의 기회로 활용한다. 영향력이 중요한 뉴스나 다큐멘터리 같은 콘텐츠의 경우, 적극적으로 전체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중요한 시점에는 라이브와 같은 전달 방식을 활용해서 구독자의 주목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영주(2022)는 방송사들이 목표에 따라 복수의 채널을 개설하는 등 유튜브 채널을 이용한 창구의 다각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이용자들과 접점을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일방향적인 방송의 전달 방식으로 인한 한계를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해소하면서, 오히려 콘텐츠 특성에 맞는 다양한 채널 운영을 통해 콘텐츠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방송사들이 유튜브를 견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상파, 종편 등의 방송사들은 2014년 12월부터 유튜브에 콘텐츠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손봉석, 2014.12.1.). 방송사들이 같은 해 6월 온라인 광고 사업을 대행하는 ‘스마트 미디어렙’(SMR)을 설립하면서 방송의 클립 영상을 유튜브 대신 국내 포털사이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전송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러나 2019년, 방송사들은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와 구작 영상 업로드를 시작으로 다시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앞서 ‘2023 언론 수용자 조사’에서 유튜브가 방송과 인터넷 포털에 이어 3위의 뉴스 주 이용 미디어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 2019-2020년으로 나타난 것은 우연으로만 보기 어렵다. 한국에서 유튜브가 공신력 있는 고품질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미디어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 배경에는 이를 새로운 유통 창구로 활용하고자 했던 방송사의 전략적 선택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유튜브의 영향력 확대가 레거시 미디어의 ‘대체’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레거시 미디어는 유튜브를 중요한 협력의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방송이 더 이상 ‘플랫폼’으로서의 지위 보다는 ‘콘텐츠 공급자’라는 지위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플랫폼이란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 유튜브는 레거시 미디어를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콘텐츠의 관점으로 본다면, 유튜브와 레거시 미디어는 새로운 공존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입장에서도, 방송사는 콘텐츠 측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다. 지난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유튜브는 추천 시스템에 ‘공신력’개념을 도입하고 선거 관련 콘텐츠를 검색하거나 시청할 때 공신력 있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이때 방송 기반의 뉴스 콘텐츠도 ‘공신력 있는 콘텐츠’에 해당된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사회적인 책임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는 가운데, 레거시 미디어와의 협력을 통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4. 나가며: 유튜브, 다음을 어떻게 고민해야 할까?
2005년 설립된 유튜브는 지난 2008년 1월 23일, 한국에 처음 진출했다. 유튜브의 성장은 한국의 영상 콘텐츠 생태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전 세계에서 유튜브를 통해 가장 많이 본 영상의 순위 1위는 한국에서 제작한 ‘Baby Shark Dance’영상으로 145억뷰를 넘긴 바 있다. 2019년에도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설립 이후 최초로 단일 영상으로 10억뷰를 돌파한 바 있다. 한국의 영상 콘텐츠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확산되면서, 서로 성장의 파트너가 되어주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여전히 유튜브는 영상 콘텐츠 유통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레거시 미디어인 방송사에게도 마찬가지다. 방송사들은 전략적으로 유튜브를 활용해서 콘텐츠에 대한 주목을 이끌어낸다. 과거 영상의 라이브러리를 활용해서 롱테일(long-tail) 기반의 수익화를 시도하며,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 유통하는 신규 사업의 기회로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방송 채널에 대한 주목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음에도,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시도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이용자의 주목의 감소의 흐름이 강화될수록, 방송사의 유튜브 활용 노력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다.
유튜브와 레거시 미디어의 공존, 혹은 공생 관계는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유튜브가 이러한 독특한 위치를 가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유튜브가 글로벌 플랫폼이란 위상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 미디어 간의 제로-섬 게임이라면, 유튜브와 방송사는 지금의 공생 관계를 형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유튜브는 해외로의 콘텐츠 인지도 확대라는 명확한 강점을 가진 플랫폼이고, 그렇기에 대체라는 관점을 넘어설 수 있는 공생 관계의 형성이 가능했던 것이다.
다만,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틱톡과 같은 숏폼 플랫폼은 모바일 미디어에서 유튜브에 대한 주목을 빼앗아오기 시작했고, 텔레비전 기기에서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 서비스가 광고 기반의 무료 영상으로 이용자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유튜브의 지배적 위치가 흔들린다면, 지금의 공존의 지형에도 균열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국내 방송사 입장에선 유튜브에 대한 의존을 넘어서 새로운 콘텐츠 유통 전략을 다시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유튜브에게 이미 많이 내어준 방송사들이, 다시 ‘콘텐츠’의 힘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 것이냐일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플랫폼 전쟁의 새로운 흐름에서 미래의 주도권을 다시 찾아올 방법을 고민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유튜브와 방송사들이 맺고 있는 관계를 보다 면밀히 검토하는 작업이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 ■
참고문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2023) 2023년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
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23).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손봉석(2014.12.1.) 지상파, 종편 등 방송사, 유튜브에 콘텐츠 공급 중단, 경향신문
정보통신정책연구원(2023). 2023 한국미디어패널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2023). 2023 언론수용자조사.
한국언론진흥재단(2023).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 조사 결과보고서.
한영주. (2022). 지상파 방송사의 확장된 방송 채널로서 유튜브 채널의 성장과 성과에 관한 연구.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39(3), 137-198,
PEW Research Center(2023). (2023.5.19.~9.5, 미국 성인, 5,733명 대상 설문조사)
https://www.pewresearch.org/internet/2024/01/31/americans-social-media-use/
(검색일: 2024.9.17.)
Roger F. Fidler (1997). Fidler, R. (1997). Mediamorphosis: Understanding new media. Pine Forge Press.
Variety (2024.9.16.). NETFLIX VS. YOUTUBE: THE POST-STREAMING WARS ERA’S ARCHRIVALRY
https://variety.com/vip/netflix-vs-youtube-post-streaming-wars-1236143341/ (검색일: 2024.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