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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만 가득한 뇌졸중 재활

보조기를 하는 것이 좋다? 아니다?

뇌졸중이 일어나고 후유증인 편마비를 이겨내기 위해 재활을 시작하는 초기에는 당장 내게 필요한, 도움이 되는 뇌졸중, 뇌졸중 재활 정보를 그 어디에서도 얻기가 어려웠다. 우리의 힘으로 찾는 정보들은 대부분 뜬구름 잡는 정보들이었다.. 그래서 가까이에 있는 다른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물어보고, 조언을 듣고, 꿀팁들도 많이 얻곤 했다. 앞서 ‘발목재활’ 편에서 적었듯이, 나는 발병초기부터 발목에 문제가 많았다. 재활병원으로 전원하고부터는 한 달을 주기로 발목을 접질렸고, 그러고 나면 꼭 주치의로부터 플라스틱 발목보조기를 착용할 것을 권유 받았다. 다른 환자, 보호자들과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면, 다들 보조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 영향과 오해로 가득한 정보들을 접하니 나 역시 보조기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병원에서 떠돌던 보조기에 대한 소문은 이랬다.          





보조기에 대한 소문과 오해     


보조기를 한번 착용하면 익숙해져서 뺄 수가 없다.(보조기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한다)
의사가 수익을 위해 팔려는 수법이다.(실비 적용 안 되는 비급여 항목)
보조기 모양대로 신체 변형이 생길 수도 있다.     



보조기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많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외관상 좋지 않았다. 보조기를 착용하는 순간, 딱 봐도 환자임이 드러났다. 몸을 보호하는 중요한 보조수단이지만, 나의 불편함과 장애를 꼭 드러내야만 하는 물건임에도 틀림없었다. 한창 꾸미는 것과 예쁜 구두 같은 것을 좋아할 서른 살의 나이에 보조기라..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보조기착용의 불편함(감각장애 있는 경우)      


하지만 반복되는 낙상과 발목 부상으로 재활치료에 지장이 생겨서 담당 치료사는 발목보조기 착용을 고민해보자고 진지하게 나와 상담해 주었다. 그래서 정식으로 의사의 처방을 받고, 병원에 있던 보장구실에서 샘플 보조기를 착용해보았다. 가뜩이나 감각지각에 문제가 있는 난데, 발의 반 정도를 감싸고 발목위로 딱딱하게 올라오는 플라스틱의 질감이 나에게 통증으로 느껴졌다. 그 통증에 더해 발이 지면을 인식하지 못하니 발을 떼고 한걸음도 걸을 수가 없었고, 신발 밑창이 아닌 딱딱한 플라스틱을 밟고 서 있는 것이 너무 아팠다. 그래서 바로 주치의에게 보조기 처방을 취소해줄 것을 요청했고, 그 후로도 보조기 착용은 계속해서 거부했다.                     



다양한 보조기 종류

     

요즘은 뇌졸중의 발병도 많기도 하지만, 현대사회의 잘못된 습관으로 인한 신체 문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추어 각종 신체 보조기들이 시중에 많이 유통되고 있다. 옛날과 다르게 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보조기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신체사이즈나 특성에 맞는 보조기를 마련할 수 있다. 플라스틱의 딱딱한 보조기는 떨어지는 감각지각능력과, 자극을 통증으로 느끼는 이상감각이 있는 나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착용했던 보조기들은 대부분 네오프렌, 나일론 재질의 스트랩 타입이었다. 신경계 물리치료사가 개발한다는 ‘에이더’라는 회사의 보조기를 대부분 착용했다.        


'에이더' 홈페이지



보조기착용의 실제 경험      


각종 보조기의 직접적인 효과는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보조기를 착용하면서 부상의 횟수가 줄어들고, 그에 따라 발목과 어깨에 있어 더 적극적인 재활치료가 가능했던 것은 큰 장점이었다. 다만, 소문처럼 보조기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해져서 어깨보조기 탈착 후 불안감이 늘 있었으며, 발목보조기를 발목보호대로 바꾸는 것조차도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었고, 아직까지도 발목에 있어서는 보조수단 없이 외출하는 것엔 어려움이 있다.          





보조기 기능 및 장점과 단점 (출처: 대한재활의학회)          



보조기의 기능 및 장점     


보조기는 치료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가장 큰 목적은 환자로 하여금 조종할 수 없는 팔, 다리를 조종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즉 관절의 필요 없는 운동을 방지하고 다리의 체중 부하를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이완성 마비, 경련성 마비, 선천성 기형 등으로 인한 구조적 결함이 있을 때 필요하게 됩니다. 또한 움직일 수 없는 부분을 기구를 이용하여 움직이게 하는 기능, 잃어버린 근력을 대신하는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선천성 만곡증, 선천성 고관절 탈구, 경골 염전 등에도 쓰입니다. 그밖에 병든 다리나 다친 다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보조기의 단점 및 해로운 점     


보조기를 착용시키는데 있어서는 몇 가지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주의해야 합니다. 동통, 감각 장애, 순환 장애, 종창, 고정된 변형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조기를 만들어 주어도 급진전하는 병이 있거나 위중한 전신 질환이 있을 때는 사용할 수 없을 것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경추 보조기     


경추 보조기는 착용자로 하여금 머리나 목의 운동을 의식적으로 제한하도록 만들고 실제적으로 경추의 굴신, 회전, 측굴 등의 운동을 제한하는 기능이 있는데 그 제한 하는 정도는 보조기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기성품으로 나오기도 하고 맞춤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그 종류에는 토마스 칼라, 필라델피아 칼라, 지주 장치, 흉골 후두 하악 고정대, 맞춤 보조기, 할로형 보조기 등이 있습니다.     


흉요추 보조기     


경추보조기를 제외한 흉추 이하 부위의 보조기는 복강 내압의 증가, 동체 운동 제한, 척추 자세 교정 등의 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연성 '코르셋'과 보다 경직형의 '보조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코르셋(연성 척추 보조기)은 산후나 외상 후 천장 관절 혹은 치골 접합부가 분리된 경우 쓰이는 천장부 벨트, 천장부 코르셋, 가장 많이 쓰이는 요천추 코르셋, 흉요천추 코르셋 등이 있습니다. 흉요추 보조기(경성 척추 보조기)에는 가장 많이 쓰이는 Chairback보조기, Knight보조기, William보조기, Tylor보조기, Cowhorn보조기, Jewett보조기, 플라스틱 체간 자켓 등이 있습니다.     


슬관절 보조기     


슬관절을 보호하거나 그 운동을 제어하되 족관절은 제한할 필요가 없을 때는 슬관절 보조기가 사용됩니다. 슬관절 보조기의 기본 목적은 측방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지만 굴신 운동을 제한할 필요로 쓰일 수도 있습니다. 외측대와 가죽 낭대로 만들 수 도 있으나 피부에 보다 밀착하도록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기성품 세트로 나오는 보조기도 있으며 전반슬만을 교정 또는 예방할 필요가 있을 때는 스웨덴식 슬관절 보조기가 적당합니다. 측방 안정성뿐만 아니라 후방 안정성까지 필요할 때에는 플라스틱으로 관절 없이 만들 수가 있는데 굴곡 운동이 자유로운 반면 앉으면 윗부분이 튀어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스포츠에 참가하고자 할 때에는 Lenox Hill보조기를 사용하여 측방 안정성뿐만 아니라 회전 운동 방지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의족


선천성 기형이나 외상, 수술에 의한 절단 등으로 상, 하지의 부분 혹은 전체가 없는 절단 환자에서 재활의 궁극적 목표는 환자의 남아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불구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최근 다양한 하지의지(의족)의 발달은 절단 후 장애를 최소화하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의족(하지 의지)는 체중을 지지하고 보행을 도우며 외관을 좋게 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절단 위치에 따라 하퇴의지와 대퇴의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지는 환자 개개인의 필요성과 환경을 고려하여 디자인, 소켓의 종류, 현가 장치의 종류, 관절부, 의족부 등을 처방 받게 됩니다.          




보조기에 관한 연구 및 논문     


만성 뇌졸중 환자에게 적용된 보행보조기는 보행속도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만성 뇌졸중 환자의 보행에 보행보조기가 미치는 영향 : 김원호, 울산과학대학 물리치료과)     

                  

논문 연구시 사용한 보행보조기
뇌졸중 환자에 있어 플라스틱 단하지 보조기가 시공간적 지표나 운동학적 지표가 효과적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므로 플라스틱 단하지 보조기를 뇌졸중 환자에게 적용하여 빠른 대칭적 회복과 환자의 보행 훈련에 이용하여야 할 것이다.
(플라스틱 단하지보조기 착용이 편마비 환자의 보행에 미치는 영향 : 최병옥 , 정석, 대구대학교 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소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특수교육재활과학연구 제47권 제4호)

뇌졸중 환자의 발목 보조기 착용은 선 자세에서 근활성도, 안정성, 체중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뇌졸중 환자의 발목 보조기 착용이 발목 근육의 활성도와 선 자세 균형에 미치는 영향 : 윤장순,한림대학교)



보조기 착용에 대한 견해    

 

뇌졸중 환자들에게는 크게 어깨와 발목보조기 더 나아가 슬관절 보조기 정도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깨의 아탈구로 인해 통증이 있거나, 잦은 부상으로 재활치료를 지연시키는 일이 생긴다면 보조기 착용을 권장한다. ‘보조기를 나중에라도 뗄 수 없고, 기능회복을 방해한다?’ 는 문제점들은 실제로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에 환자의 성향이나 회복과정에 따라 고려해야 되는 부분임에도 틀림없다. 그럼에도 뇌졸중 재활을 위한 보조기 착용을 고려하고 있다면 두 가지를 제일 크게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잦은 부상이 재활을 방해하는가
관절의 변형이 우려되는가     


이는 환자와 보호자의 판단으로 가능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주치의와 치료사와 충분히 이야기 나누고 상담하는 것이 좋다. 어떤 문제로 보조기가 필요한지, 그로 인한 장단점은 무엇이 있는지 서로 신중하게 고민 후 결정해야 한다(늘 얘기하듯이, 이런 당연한 관심과 자세한 설명을 환자, 보호자가 요구해야한다. 절대 의료진이 먼저 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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