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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뇌출혈, 그 후

우리만의 ㅎㄷㄷ한 농담

나는 퇴원 후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시각장애 안마서비스란

시각장애인에게는 소득창출의 기회를, 주민들에게는 건강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바우처사업 중 하나로,

만65세 이상이면서 신경계 질환을 진단 받은 사람에 한해 시각장애인인 전문안마사에게 월 4천원으로 주1회 안마를 받을 수 있다. 나는 뇌병변장애라 나이에 상관없이 시각장애인 안마서비스 대상이다.


마비 된 근육에 자극을 주고, 과하게 쓰는 건강한 근육의 피로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서 잘 받고 있는데 어느날 하루는 안마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젊은 나이에 뇌출혈와서 힘드시겠어요..

몸의 반이 안 움직인다는건...어떤느낌이에요..?

아프거나 힘들지 않아요?" 라며 조심스럽게, 그리고 정중하게 물어보셨다.


무례하지도, 기분이 나쁘지도 않았는데 문득 병실사람들과 했던 대화가 생각이 나 이렇게 답했다.


"선생님. 이건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인데요, 편마비가 되어보니까 이건 뭐..달려만있지 쓰지는 못하는 그런것이더라구요^^;;;"


그랬더니 안마사 선생님 말씀하시길


"그럴수있죠.. 그렇게 따지면 저희 눈도 뭐...."


1초도 안되는 진짜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에

나와 안마사 선생님이 동시에 웃음이 빵 터졌다


"하하하!!!하..하.하 ,"


우리 둘은 멋쩍게 웃으며 일반 사람들이 들으면 ㅎㄷㄷ 식겁하겠다며 우리만 가능한 농담이라고 한바탕 웃었고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했다..



장애의 종류는 다르지만 장애라는 공통점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된 나와 안마사. 언젠가는 비징애인과 장애인이 서로를 이해할 날이 오겠지..?




"같은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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