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한 100억은 준비하셔야...

by 별사탕아빠

최근 국가 핵심기술을 해외에 누출하고 개인적 이익을 보려다 처벌받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내용의 뉴스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사실 국가의 핵심기술을 파는 것은 나라를 파는 것이나 다름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욕심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선택한 것이라 생각하니 그 비정함에 서글픔이 느껴진다.


사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기심을 부추기는 많은 유혹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 기로에서의 선택이 미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 ♣ ♣


그러고 보니 나도 이런 유혹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2000년대 중반 경.

나는 외국계 금융사의 전산 쪽의 책임자로 근무했었다.

우리 회사와 제휴한 업체의 회원정보를 마케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각 금융사에 배정하는 것이 내가 근무하는 회사의 역할이었고, 나는 그 책임을 맡고 있었다.


더욱이 당시는 인터넷 온라인 마케팅이 태동하던 시기였기에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텔레마케팅 업체에는 중요했고, 그중에는 불법적으로 얻은 고객정보를 업체에 파는 사람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겼었다.


하루는 어떻게 알았는지 그 사람들 중 하나가 나에게 연락을 해왔다.


누구냐는 나의 질문에도 아랑곳없이 상대방은 나에게 현금 2억 원을 주겠다는 제안과 함께 내가 관리하는 고객정보를 요구해 왔다.


애초 불법적인 상대방의 제의를 받아들일 생각도 없었지만, 돈만 주면 누구든 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듯한 말투에 더욱 기분이 나빠졌던 나는 실소를 참아가며 그 사람과 이야기를 이어갔다.


“저기요, 제가 관리하는 정보가 몇 건인지는 아세요?”

“글쎄요.. (잘 듣지는 않았지만, 건당 얼마인데, 비싸게 쳐 준거라는 그런 식의 말이었던 것 같다.)”


“한 천만 건 정도 되는데..”

“....(약간 놀란듯한 상대방이 뭐라고 말을 했는데, 무슨 말인지 들을 생각도 없었고, 들은 말도 이제와서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무슨 얘긴지는 잘 모르겠고요, 고객정보를 얻고 싶으면 적어도 한 100억 원 정도는 마련하고 연락하세요, 100억 원이에요.....(뚝) ^^;; ”


처음부터 그런 류의 불법적인 거래에 응할 생각이 없었기에 나에게는 상대방의 말을 들을 필요도 없었다.


♣ ♣ ♣


하지만 그런 일이 있고 6개월 정도 지난 후 우리 회사와 제휴사와의 협력은 끝났는데, 그 이유는 시장성을 알게 된 제휴사가 자신들의 고객정보를 가지고 텔레마케팅 전선에 직접 뛰어들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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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로스쿨 진학을 택했던 나의 눈을 끈 것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판례였다.


그 판례가 관심이 된 이유는 그 대상이 되었던 개인정보가 바로 나에게 거래를 제안했던 그 회사의 정보였으며, 직접 텔레마케팅 전선에 뛰어든 회사에서 전산을 담당했던 직원이 그런 비슷한 유혹에 넘어간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사실을 안 날 나의 머릿속에서는 만감이 교차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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