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IKEA & Walleys 탐방기 #2
나는 IKEA에 별 관심이 없었다. 대한민국에 IKEA가 상륙했을 때, 나는 왜 사람들이 열광했는지 알 수 없었다. 나에게는 거대한 가구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뉴스에서 끊임없이 열거되는 IKEA의 장점을 보고 또 봐도, 왜 엄청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단순히 뉴스에 나온 싼 가격과 좋은 디자인이라는 장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기였다. 광명에 위치한 IKEA의 인기는, 내 생각으로는 장점을 초월한 매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수치였다. 가구 그 자체의 장점만으로는 말하기 어려운 IKEA의 인기는, 내 생각에는 북유럽 감성 및 분위기에 대한 환상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당시의 우리나라는, IKEA를 산 것이 아니라 스웨덴을 산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열광했고 계속해서 구입했던 스웨덴은 뭘까.
옷걸이가 없었던 나는 교환학생끼리 IKEA를 가는 모임에 참석하려 했고 가는 길에 트램에서 한국 교환학생도 만났지만 애석하게도 집에 핸드폰을 두고 나온 나는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었고, 결국 혼자 IKEA를 갈 수밖에 없었다. 홀로 IKEA에서 내가 느낀 감정은, 외로움이었다. 알아볼 수 없는 스웨덴어로 적힌 제품 이름과 설명에 나는 더 외로웠다. Walleys에서 먹을 거 장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소금, 후추, 기름 같은 아주 기본적인 식료품을 살 때도 빼곡한 스웨덴어 속 난 홀로였다. 수많은 종류의 기름이 내 앞에서 영롱한 색깔을 뽐내도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이미 완벽하게 직조된 세계에 도움이 안 되는 이방인일 뿐이었다. IKEA와 Walleys에서 봤던 물건들은 내가 이미 아는 것이었지만, 물건이 진열된 이 세상은 나와 전혀 관련이 없었다. 언어의 힘이었다. 흔히 세상에서 사람을 구별하는 요소로 인종, 빈부격차, 성별 등을 생각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언어였다. 언어는 사람을 구축할 수 있다. 결국 세상이 곧 언어이고, 언어가 곧 세상이다.
그 와중 IKEA에서 물품을 아무 생각 없이 보는 도중 트램에서 만났던 한국인 분들을 만났다. 그때 한국어로 대화를 나눌 때의 감정은 굉장히 새로웠다. 여행에서 한국 사람을 만났을 때와는 달랐다. 스웨덴어로 가득 찬 IKEA라는 세상 속에서 같은 언어를 공유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건 이방인들끼리의 만남이자, 이방인으로 남지 않을 수도 있다는 티끌만큼 작은 가능성의 확인이었다. 설령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럴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묘한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