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의 예수의 모습을 실화의 이야기를 빌러 설명한다.
<문신을 한 신부님>은 실화 바탕이지만 실화를 뛰어넘는 과감한 주제의식을 선보인다. 바로 주인공을 통해서 예수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과 예수를 스토리와 연출의 측면에서 모두 동일시한다. 주인공 다니엘(바르토시 비엘레니아 분)은 소년원에서 복역한, 일반 사람들에 비해 사회적 평판이 훨씬 낮다. 예수의 시작을 생각해보면 의미심장한 지점이다. 다니엘은 사제복으로 마을에서 사제 생활을 하면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신에 대한 믿음을 이끈다. 예수의 존재로 다신교가 점차 사라지고 유일신 사상이 점차 퍼진 상황과 다니엘의 방식은 상당히 유사하다. 이러한 유사성을 <문신을 한 신부님>의 클라이맥스 장면으로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다니엘의 사칭이 토마시 신부에게 드러나고 성당을 떠날 때, 세자복 상의를 벗는 신은 이미지상으로도 마지막 예수의 모습과 굉장히 흡사하다. 그의 과거를 보여주는 여러 상처와 문신의 모습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예수의 마지막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그 장면 배경으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이 보이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실화로 이야기를 만들 때 단순히 실화가 상징하는 바를 넘어서 더 넓은 이야기가 되게 끔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그 실화를 넘어서 더 근본적인 것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영화가 실화를 '영화화'하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화 이외에 더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서 탐구하지 않도록 하는 영화는 단순히 실화를 재현하는 것에 불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과 비교하면 오하려 <남산의 부장들>에 비해서 더 바람직한 실화화 영화이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를 둘러싼 정치싸움을 둘러보면 일단 이 시절 역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게 된다. 이 시절 역사를 다시금 곱씹는 것으로 <남산의 부장들>이 행하는 바는 멈춘다. 하지만 <문신을 한 신부님>은 단순히 실화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 다니엘을 예수와 긴밀하게 연결하는 '영화적 연출'을 통해서 단순히 실화에 대한 관심을 넘어 그 실화가 상징하는 본질, 즉 종교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종교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까지 효과적으로 이끈다. 대단한 영화적 성취다.
<문신을 한 신부님>은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할 때 어떠한 방식으로 실화를 재현하는 것을 넘어선 영화적인 성취를 일궈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다. 단순히 실화에 대해서 곱씹게 하는 것을 넘어서 그 실화가 상징하는 바에 대한 질문까지 이어지게 하는 데 <문신을 한 신부님>은 아주 효과적으로 그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가능케 한 바르토시 비엘레니아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위태로운 소년원 출신의 소년의 흔들리는 모습과 사제로서의 확신에 가득 찬 당당함을 오가는 연기는 굉장히 자연스럽다. 다니엘의 모습에서 예수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도록 기인한 데에는 바르토시 비엘레니아의 공도 굉장히 크다. <문신을 한 신부님>은 효과적인 실화 연출과 이를 가능케 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모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의미 있는 영화다.
2020.02.06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앨리캣 언론배급 시사회로 관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