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2>와 <응답하라>의 본질적인 공통점

로맨스와 수사극의 공통적인 구조

by 조현서

<비밀의 숲 2>와 <응답하라 시리즈>는 서로 완전히 다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직조하는 방식이 같다. <비밀의 숲 2>가 중/후반부까지 긴장감을 직조하는 방식은 바로 여러 당사자와 그들이 사건에 어떠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지를 부각하는 방식이다. 의정부 지방 경찰 백중기, 한조 그룹 회장 이연재, 형사법제단 부장검사 우태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파견 위원 김사현, 경찰 정보부장 최빛이 서동재 검사의 실종 및 박광수 변호사의 사망사건과 여러 방향으로 연관이 되어있다는 것을 여러 가지 장면으로 보여준다. 특히, 연출에 있어서 그들 모두가 범인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내재한 방식을 취한다. 13회에서 황시목이 김사현의 방에 몰래 들어갔을 때 문 밖에 있는 김사현의 바스트 쇼트를 아래에서 위로 틸트 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단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내면을 강조하는 방식의 연출이다. 하지만 그들 중 서동재의 실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람은 다른 사람이고, 서동재의 실종과 박광수의 사망사건이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지도 않다. 13화에서야 학생들이 서동재의 실종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 어렴풋이 제시된다.

<응답하라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끝까지 택과 정환 중 누가 덕선의 남편이 될지 혼선을 준다. 누가 돼도 말이 되도록 복선을 깔아놓았다. 즉, 택이 남편이든 정환이 남편이든,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흡입력을 지니는 이유는 별다른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도 '대체 누가 남편일까' 궁금하기 때문이다. 점점 더 강력한 떡밥을 뿌리게 되면서 일종의 서스펜스가 발생한다. <비밀의 숲>은 이 지점에서 유사하다. '대체 누가 범인일까?'가 <비밀의 숲>이 계속해서 드라마를 보게 하는 요소였듯이 <응답하라 시리즈>도 '대체 누가 남편일까?'로 대변되는 구조가 로맨스에 서스펜스를 부여하는 핵심이다.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수사물의 구조를 통해 노골적으로 삼각관계를 차용한 드라마는 (내 기억상으로는) 없었다. 범인이 누군지 추리하면서 보는 재미를 로맨스에 부여함으로써 <응답하라 시리즈>는 남편이 누군지 추리하면서 보는 추리극의 재미와 꽁냥꽁냥 한 로맨스의 재미를 둘 다 살린 것이다. 상당히 영리한 로맨스 드라마다. 게다가 시대적 배경을 구현한 것으로 배경을 보는 재미까지 챙겼다. 즉, 수사물의 쾌감을 주는 구조, 매력적인 캐릭터에 기인하는 로맨스, 시대적 배경을 보는 재미까지 드라마의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전부 살린 것이다. 보통 로맨스는 이 중에 한 가지만 제대로 살려도 시청률 혹은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응답하라 시리즈>는 모든 지점을 평균 이상으로 꽤나 준수하게 잘 살렸다.

<비밀의 숲 2>는 <비밀의 숲> 첫 편에 비해서는 평가가 낮은데, 이는 시즌 1보다 이해관계자가 훨씬 더 많아지고, 핵심에서 오랜 기간 동안 벗어나 있는 사람이 실질적인 범죄자였기 때문이다. 즉, <응답하라 시리즈>로 비유하자면 남편의 후보가 네 명인데, 한참 동안 정환하고의 로맨스만 주구 창창 나오다가 갑자기 정환도 택도 아닌 성균과 결혼을 하게 된 상황인 것이다.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첫 화에 통영 실종 사건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10화가 넘게 중심에서 배제되어 있었다. <비밀의 숲>에서 이창준은 항상 사건의 중심이었다. 다만 현실적인 사건을 배합하는 탁월한 드라마 세계관 묘사가 여전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의 묘도 어느 정도 살아 있기 때문에 좋은 평가가 이어지는 것이다. 물론 내가 아는 강원철 검사장은 한조의 미끼를 물지는 않았을 것 같다. 우태하의 수는 황시목의 능력에 비해 너무 얕다. 이창준과 비교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수연 작가는 내가 생각하기에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도전적인 작품을 내놓는다. 평가가 좋지 않았던 <라이프>조차 지금 방영한다면 시청률이 그 당시보다는 훨씬 더 잘 나왔을 것이다. 사회 문제 속 드러나는 현실의 본질을 가장 잘 파헤친다고 생각한다. <비밀의 숲 2>도 이러한 기준에서는 상당한 수작이다. 다만, <비밀의 숲>만큼 이야기 구조를 치밀하게 직조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부디 <비밀의 숲 3>, <라이프 2> 혹은 다른 현실을 적나라하게 들추는 작품이 또 나왔으면 좋겠다. 조승우 배우도 계속해서 이수연 작가 작품에서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