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어게인코리아 출연자들이 부르는 '길'.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90년 초반? 그 이전 세대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그룹 god. 기억나는 노래를 꼽자면 하늘색풍선, 촛불하나, 어머님께, 길, 니가 있어야 할 곳 ... 와 히트곡이 정말 많다. jyp 돈 많이 벌었겠...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서. 어릴 때까지만 해도 god의 그 수많은 히트곡 중 최애 노래는 '하늘색풍선'이었던 것 같다. 그냥 특유의 밝은 느낌이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먹으면서 최애 노래는 바뀌었다. 바로 '길'. 물론 어렸을 때도 이 노래를 좋아했지만 그때는 그냥 잔잔한 멜로디?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 가사가 주는 진정한 의미는 모른 채, 따라 부르기 좋았던 노래였던 것 같다.
며칠 전 <비긴어게인 코리아>라는 버스킹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았다. 출연자는 헨리, 정승환, 수현(악뮤), 크러쉬, 소향, 적재, 하림이었다. 이전에도 몇 번 이들의 무대를 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 무대는 좀 특별했다. 단 한 번도 실수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던 헨리는 도입부부터 감정에 잠겨 가사를 까먹었고 크러쉬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자기 파트를 아예 부르지 못했다. 이 둘이 실수를 한 이유는 동일했다. '길'이라는 이 노래가 각자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노래 시작 전 헨리는 이렇게 말했다. 18살 때 처음 한국으로 와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는데 32살이 된 지금에서야 그때 선택한 길이 맞는 것 같다고. 특히 크러쉬는 노래가 전부 끝나고 자기 파트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울음을 터트렸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8년 동안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지금에서야 '이 길이 맞는 건지' 자신에게 처음으로 질문을 했던 것 같다고. 그래서 아직도 이 길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특히 크러쉬의 이야기에 큰 감정의 변화를 느꼈던 것 같다. 나와 동갑이지만 나보다 먼저 보장되지 않은 길을 향해 달려왔다는 것에 존경심이 느껴졌다. 내가 "이거 때문에 안돼, 저거 때문에 힘들어"라며 갖은 핑계로 목적지가 불분명한 길을 자꾸 돌아가려고 할 때 그는 흔들리지 않고 쭉 달려왔던 것이다. 그리고 결국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을 세상에 알리며 스타급 뮤지션이 된 그는, 8년 만에 이 길이 맞는 건지 처음으로 자신에게 물어본다. 그리고 아직도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그는 그래도 계속 달려갈 것이란 걸 잘 안다. 성공의 여러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일 테니.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옳은 길인지 수없이 고민했고 수없이 좌절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 길이 옳은지 틀렸는지 알기는커녕 자꾸 그 길을 벗어나 돌아가고, 샛길로 새고, 주저앉아버리기도 했다. 내가 가는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다. 목적지에 도달하기도 전에 포기해버리면 영영 그 길이 옳은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혹여나 열심히 그 길을 달려 마주한 종점이 실패라 해도, 내가 달려온 길은 사라지지 않는다. 달려오는 길에 겪은 모든 경험을 발판 삼아 다시 새로운 길을 가면 된다. 인생에서 옳은 길을 만날 기회가 단 한 번도 없으랴.
의심하지 말고 온전히 나를 믿고, KEEP GO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