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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산 Jul 15. 2022

생분해 비닐 땅에 묻고 6개월, 그 후 이야기

그럼에도 우리가 가야할 길

최근 2년 전에 올린 생분해 비닐 관련 글이 아직도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알게 되어,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3개월 뒤에 보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글을 써본다. 그 당시에는 환경에 꽤 관심이 많았어서 이런 저런 조사를 여럿 진행한 상태였고, 이미 영상으로도 각 조사에 대한 결과를 가지고 있었지만 나의 브런치에는 이러한 주제 관련해서 딱히 올려야할 이유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여전히 해당 글의 조회수가 높은 걸 보니 친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대중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하는 매우 거창한(?) 포부를 충족하고자 2년 만에 그 후기를 올려본다.


자, 서론은 이만하고 바로 결과로 들어가보겠다. 이전 글에서 나는 생분해 비닐을 땅에 묻은 후 3개월 뒤에 보자는 말을 남겼다. 그 후 3개월 차에 한 번, 6개월 차에 또 한번 비닐의 분해 유무를 확인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왼쪽 사진이 3개월, 오른쪽 사진이 6개월 차 확인 결과


왼쪽이 3개월 경과 후 생분해 비닐의 모습이다. 처음엔 찢어진 부분인 줄 알았는데 확실히 중간 부분이 조금씩 분해되어 없어진 모습이다. 오른쪽은 6개월 경과 후 모습. 3개월차와 비교하면 확실히 분해된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함께 묻었던 일반 비닐과 비교 사진을 보면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함께 묻었던 일반 비닐과 비교 모습 / 6개월 경과 후


일반 비닐은 분해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반면 생분해 비닐은 확실히 분해가 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6개월이면 완전히 분해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업체의 홍보문구처럼 진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가 놀랐던 건 분해가 '진행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이론적으로 생분해 비닐의 분해 조건이 일반 자연 조건과는 꽤 차이가 많이 났기 때문에 거의 분해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었다. 또한 진정으로 이러한 비닐이 땅속에서 분해가 되면서 자연에 어떠한 부정적인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단정지을 수 없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분해가 된 생분해 비닐을 보니 그래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창 친환경 제품에 빠져 조사를 진행할 당시에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방법 보다 기술의 발전이 더 빠를 것' 이라는 친구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기술의 발전을 믿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가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사실을 나 자신부터 부정할 수가 없기에, 기술의 발전이 지푸라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소소하지만 조금은 아리기도 한 기대를 해보며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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