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영어공부하기 싫은 어른아이,
아이어른

가르침과 배움에 관한 담론

by 미몽


취미는 사서 고생하기. 그러다 진짜 사서 고생하다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져서 코로나 핑계로 돌아왔다. 코리아인의 열정을 보여주겠다며 주 7일을 줄곧 일하다 너무 지쳐 살짝 정신착란 증세까지 왔다. 그건 내가 있던 그 도시(위의 사진처럼 그 아름답던 도시) 주위에 넘쳐나는, 환각을 일으키는 듯한 이상한 냄새로 인한, 간접흡연 탓으로 해두자. 어쨌든 그 역시 핑계일 수는 있으니까.


서론에 주저리 내 얘기가 길었다. 그 얘기는 내 몸과 정신이 회복되고 그 고난의 시간에 대해 아련한 미소를 띨 여유가 있을 때쯤 고생도 감사했노라 진정한 감사가 느껴질 때쯤 하자.



공부하기 싫어서


오늘의 본론은 공부하기 싫을 때 이야기다. 그 대상이 어른아이이든, 아이어른이든 모두에게 해당된다. 공부하기 싫은 사람 공부시키기가 주특기가 되었다. 왜냐하면 내가 공부하기 싫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 안 한다고 빈둥거려도 보고 그러다 고생도 해보고 그런 고생들이 생생한 경험담이 되었다. 학생에게 공감하고 때로는 더한 감정몰입에 상담하고 가르치다 보니 공부가 싫은 이의 마음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 때론 학생들보다 더 어리숙해 보여서인지 배우는 이들이 되려 걱정해 준다. 모자란 사람이 나보다 현명한 사람을 가르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배우는 이들이 오히려 가르치는 나의 스승이다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배우는 이에게 배우다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명리학을 대학시절부터 배웠다. 그래서인지 경험치가 쌓여 학생들을 보면 그들의 장단점, 특히 장점을 잘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에게는 8가지의 재능이 있다고들 한다. 그리고 아무리 어린 사람이라도 그들이 성장해 가고 금세 사회인이 되는 모습을 많이 지켜봐서인지 어린이라 하더라도 조심스럽다. 그리고 그 학생들에게 어른의 모습을 금세 발견하고 공손히 존대하면 곧 그 안에 어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부모님에게 보이는 아이의 모습은 부모님이 기대하는 친근한 아이의 모습 그대로인 경우가 많지만, 교사 혹은 강사로서 존대하고 깍듯이 인사할 때 보이는 아이의 모습은 목소리도 차분한 어른의 모습이다.


한 단계 깊게 다가가면 어린 학생은 어른스럽게 조언한다. 특히 자신이 잘 아는 분야나 신기술 분야, 남학생의 경우는 게임이나 새로운 프로그램, 여학생은 연예인이나 최신유행에 대해 조언을 구하면 신이 나서 가르쳐준다. 학생들도 자신이 스승이 되는 건 기분이 좋은가보다. 그렇게 귀를 쫑긋 세우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감탄하고 배우면 난 어느새 신세대가 된 느낌이다.


배우는 이에게 가르치다


신이 나서 선생님 역할을 한 학생에게 이제는 내가 가르칠 차례다. 단, 학생이 리드한다는 느낌이 들게 해야 한다. 그들이 내게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을 하고 공부를 이끌어가는 느낌, 그게 중요하다.


사람을 읽다, 마음을 읽다


명리학은 통계로 관상과 함께 통계치가 쌓여 좀 더 사람을 읽는데 도움이 된다. 어르신들이 나이가 들어 사람을 파악하는 느낌이 좋으신 분들이 있는데, 그 경험치를 높여 통계학처럼 쌓였다고 이해해 주면 좋겠다.


처음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그 널뛰는 학생들의 마음이 너무 궁금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보았으나 모든 게 미숙한 나에게는 사람, 그중에서도 통제불가능한 격동의 시기를 보내는 이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세상 더없이 힘든 일이었다. 속상해서 참 많이 울기도 했다. 그러다 온갖 잡기에 능하고 고생 좀 해본 사람이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그들의 인생을 읽는 경험치가 많이 쌓일 때쯤, 내 마음도 인생도 다 내려놓을 때쯤 사람이 그들의 마음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은 미숙한 미몽이지만.


노력과 허당을 이해해 주는 사람들


늘 그렇듯 절대적인 것은 없다. 읽으려 노력하지만 세상 다 돌아도 어렵고 어려운 게 사람의 마음이다. 하지만 지극정성이 늘 잘 내비치는 내 허술한 성향은 학생들에게도 쉬이 읽히나 보다. 모지란 사람 대하듯 가끔 놀리면서도 즐거워하며 도와준다. 마음을 열어주는 이도 있고 웃다가 넘어가는 이들도 있다. 물론 뒤통수를 치는 이도 있다. 세상만사 다 그렇듯이 마냥 좋을 수는 없는 거지만 감사히도 그런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좀 더 많았다. 그걸로 족하다.


좋은 끝은 있다 생각해서 좋은 마음으로 다가가려 애쓴다. 아무리 어려도 그 속에는 어른이 있어 더욱 조심스럽다. 반면 어른에게는 아이가 있어 금세 삐친다. 학생들은 오히려 덜 삐치는 것 같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마음은 통한다 했던가. 배움을 동기로 할 때에는 각자 가진 이해의 통로가 조금씩 열리는 것 같다. 가르침과 배움의 노력을 위한 내 허당끼를 이해해 주는 것 같다. 감사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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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부여


배우는 이유, 그게 제일 중요하다. 시간이 남아도는 이는 없으니까. 귀한 시간 배우고 가르치는 궁극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걸 찾는 게 내 노하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