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조심해요~'
새해 첫날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오늘도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12월 31일 밤 자정이 되면 어김없이 울리는 보신각의 종소리는 언제부턴가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키워드가 되었다.
불과 몇 초를 사이에 두고 작년과 올해를 나누는 미묘한 감정과 맞서게 하기도 한다.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가 밝았다는 그런 경계 어디쯤.
하지만, 새롭게 다가온 올 한 해는 좋은 소식이라도 들려올 것처럼 잔뜩 기대하게 된다.
새해 첫날부터 하얗게 내리는 함박눈을 보며, 그저 좋다고 마당을 뛰어다니는 강아지처럼 들뜬 마음에 동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눈이 내리네요..."라며 시작한 소소한 표현이었다.
그리고 돌아온 답장,
"그래도 조심해요" 짧은 한 줄.
한참 동안 나는 그 메시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 말이 이렇게나 따뜻한 말이었나?
나, 이 말이 왜 이렇게 감동이지?
다른 때 나였으면,
'피~~ 재미없어!' 이러고 말았을 텐데, 오늘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감각했다.
짧은 한 줄로 다른 사람에게 위로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마음이 차분해졌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말에 상처받고, 때로 상처주기도 하면서 나는 누군가에게 단 한 번이라도 위로가 되었던 적이 있었던가.
내 마음을 먼저 앞세우고,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방어했던 모든 말들이 어쩌면 내가 상대를 차갑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말을 먼저 건네고,
따뜻한 손을 내밀며 먼저 다가가본 일이 있었나?
생각만으로도 이렇게 따뜻해지는 마음의 온도를 나는 얼마나 오랜 시간 모른척하며 살아왔었나.
거창한 계획도, 매달 해야 할 일이 빼곡히 적혀있는 2026년 다이어리도 그 짧은 한마디에 의미가 무색해졌다.
"그래도 조심해요~~"
사진출처 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