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서야 사람에 대해 깨닫는다

일개 감정노동자로서의 소회

꿈을 바라보는 나이에서 (아직은 멀긴 하지만) 죽음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반백이 넘는 나이가 되고 보니 인생의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된다. 젊었을 때에는 꿈만 바라보느라 신경쓰지 못했던 사람으로서의 도리, 이해관계와 파워게임에 얽힌 각박한 사회, 주는 만큼 받거나 주고도 받지 못하는 인간세상의 이치, 타락한 정치권과 변하지 않는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 등등. 그러고 보니 원치 않게 성악설을 주장하게 된 것 같은데 사실은 타락 이전의 순수함과 선함에 대한 그리움이 커서 그렇다.


쉰 넘어 그리워지는 것은 인간성의 회복 뿐만이 아니다. 진정한 사랑과 신실함,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베푸는 표면적 친절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배려, 남과 스스로에게 한점 부끄럼 없는 언행들... (물론 나도 다 못지키는 덕목이지만) 이런 것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극 내향인으로서 원치 않게 사람들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을 갖게 된 나는 사실 마음에 상처를 입을 때가 많다. 사람들이란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타인에게는 얼마나 이기적이고 잔인하게 구는지... 비속어로 꼰대, 싸가지, 또라이, 양아치 등으로 불리는 이러한 거칠고 이기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지극히 무대포고 자기중심적이라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나 예절은 눈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극소수 지인들이 있어 행복하다. 내가 가진 것이나 나의 겉모습으로 나를 평가하지 않는 사람들, 나의 소심하지만 솔직하고 깊이 있는 성격을 아는 지인들, 무엇보다도 나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어쨌거나 매일매일을 버티게 해주는 가족과 하나님께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