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 손택을 기필코 끝까지 읽어내겠다
겨울과 봄이 시즌이라 거의 매일 야근할 정도로 바쁘지만 그래도 주말에는 조금이라도 책을 읽어보려고 노력한다. 최근에는 옛 교회 친구가 추천해 준 정세랑 소설가의 책을 읽어보았고 (밝고 긍정적이며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작가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뭐랄까 기승전결의 구조와 강한 흡입력은 느껴지지 않았다. 단편소설집이라서 그럴 수도...), 주말에는 전자도서관을 뒤지다가 수전 손택이라는 (작고한) 미국인 문예비평가이자 예술철학자의 저작을 발견하고 마치 농부가 밭에서 보석을 발견한 것처럼 기뻐 뛰었다.
수전 손택은 전에도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주로 사진과 미디어 비평가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물론 훌륭한 사진비평가이기도 하지만) 이번에 발견한 두 책 '해석에 반하여'와 '여자에 관하여'를 읽다 보니 지성적이고 날카로운 분석과 철학적인 문체가 굉장한 매력을 발산하며, 특히 '여자에 관하여'는 20세기 중후반에 활발하게 활동했던 손택이 당대 느꼈던 여성차별의 문제가 현대 한국의 그것과 매우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생각만 같아서는 밤을 새워서 책을 읽고 싶은데 아침 출근할 생각을 하면 자야 한다. 그리고 내일 또 야근을 하고 돌아오면 책 읽을 시간은커녕 밥 먹고 씻기도 바쁠 것이다. 손택의 저술들을 멋있게 소개하고 싶지만 나의 직장은 도저히 N잡러의 생활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도 어떻게든 읽어내고야 말리라).
노년을 향해 달려가는 내 나이를 생각해 볼 때 이제는 정말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마음이 급한데 아직도 생활과 생계의 의무에 매여 살아야 하는 내 처지가 좀 씁쓸하다. 굿밤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