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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세 Mar 03. 2019

여성에게 종교는 없다 2

성범죄자 1위 직업 목사

https://www.huffingtonpost.kr/2014/03/27/story_n_5039374.html

http://www.newskr.kr/news/articleView.html?idxno=10003

http://www.topstar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70079#08e1


 그냥 말하면 또 증거가 어딨나요? 큼큼 뇌피셜 아닌가요? 할까 봐(근데 좀 유명하지 않나ㅋ) 친히 기사도 긁어왔다. 성범죄 1위 직업이라고 구글에 검색만 해도 주르륵 뜬다. 정확히 말하면 '성직자'지만 거기서 거기고 진짜 주제는 아니라.


 아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이 글은 여성신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이 아니다. 큰 틀은 탈종교에 있다. 1탄엔 살짝 그런 내용이 있긴 한데 그건... 제가 여성신학에 정말 열심히 매달렸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이제는 정말 확고하게 스탠스를 굳히고 종교를 잃었다.


 외적 탈코를 한 페미니스트에게 내적 탈코를 하며 겪는 어려움들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글. 그런 글이 되기를 바란다.


2탄 : 그남들의 쉬쉬배틀


 목회자가 성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처벌 수위를 교단 헌법에 명시한 경우는 거의 없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명구 감독회장)만 '교리와장정' 제7편 재판법 제3조에서 성 문제를 간략하게 언급할 뿐이다.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11928)


 2017년 기사지만 지금도 별반 다를 건 없을 것이다. 감리랑 성공회만 좀 있다고 그랬나? (사실 안 찾아봐서 모르고 있어도 안 쓸 거 같고 쉬쉬하며 덮기 바쁘고, 걔들이 그런 걸 넘길 리가 없다는 믿음^^) 유죄 선고받은 강간범이어도 교회에선 목사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목사도 이런데...


 '청년'이 되고 찬양팀에 있는 4년 동안 매년 성범죄가 있었다. 심지어 1년 차 때 성범죄 일으킨 새끼는 '고등학생'때도 문제를 일으킨 새끼더라ㅋ(동갑이었음) 근데 일 터지고 나서 그 해가 다 끝나갈 즈음에 알게 되었다. 고등학생 때 문제 일으킨 것도. 왜냐면 다 '쉬쉬'했거든.


 교회는 그런 곳이다. 나는 그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알고 뽑은 건지 모르고 뽑은 건지(청년들도 사실 몰랐을 가능성이 높긴 하다. 그 사건 자체가 '어른'들 선에서 '해결' 한답시고 묻었거든.) 범죄자 쓰레기 새끼랑 같이 1년을 보냈다는 게. 그리고 내가 이 사건을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다는 게. 그때 있었던 선생들은 분명히 걔가 1년 차랍시고 들어왔을 때도 분명히 있었다. 근데 말리지 않았다. 내보내지 않았다. 침묵했다. 그리고 같은 문제를 일으켜서 나갔다.


 성범죄자의 문제를 드러내고 규탄하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이 아니라고 한다. 사랑하지 못하는 거라고 한다.


 그리고 저 일이 있은 2년 후 내가 속해있던 찬양팀 한 남자 청년새끼이 우리 부서(고등부)에 있던 학생을 연애감정으로 좋아하고 학생이 언급할 정도로 부담스럽게 연락하고 따라다녔던 게 걸린 사건이 있었다. 그때도 지옥에서 온 페미(쓰까였지만...)라 교회에 분란을 일으키는 존재라는 인식이 내게 있었는데 솔직히 내가 한 건 그냥 스포츠 남혐 정도였다. 아무튼, 그때 들었던 말이 나한테 이 사건에 대해 말하기 꺼려진다더라. 내가 '화낼까 봐 무섭다고'. 네... 여학생 쫓아다니면서 연애감정품은 새끼 규탄하는 거보다 제가 화내는 게 무서우셨군요... 그때 떠났어야 했는데 뭔가 바꾸겠다고 계란 아니, 메추리알로 에어즈락 치기 열심히 했다.


 이 안건에 대해 어떻게 할지 이야기하는데 나는 당연히 찬양팀에서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마음으로 품어줘야 한다고 그러더라. 물론 남자가 주장했지. 그놈의 사랑. 걜 사랑하면 나도 사랑해줬어야지. 남혐^^하는 나도 어딘가 약한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보듬어 줬어야지. 근데 나는 왜 사랑 안 해줬냐. 성범죄자 옹호할 때만 언급되는 사랑 느그들끼리 많이 하세요.

 그리고 걔를 단호하게 내보내기 어려운 이유 중에 전에 있었던 그 쓰레기 새끼를 바로 내보내지 못했던 것도 있었다. 심지어 내보낼 때 송별회도 해줌.(물론 나중에 그 일이 터지고 찬양팀 사람들 다 있는데서 사과문 낭독했지만) 아무튼 정식적인 절차대로 나갔다고, 걔보단 '정도'가 덜 한데 불쌍하다, 억울할 거 같다. 가해자 이입해서 보듬어 주는 거 보고

 저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여성이 겪는 불안과 범죄에 '정도'가 있나?




 그다음 해에도 '또!' 일이 있었다. 거의 법정 문제까지 갈 뻔했던 일이었다. 남자 새끼는 뻔뻔하게 자기 얘기 들어달라고 1년 전에 있던 새끼 언급하면서 걔는 얘기 들어줬는데 나는 왜 안 들어주냐고 그랬다더라. 그 문제도 다 해결될 때쯤에 알게 되었다. 또 조용히 넘어가려고 그랬겠지. 그래도 '선생님들' 사이에선 다 퍼졌다고. 그럼 뭐해 실질적인 피해가 갈 학생들이나, 같은 또래 청년들에게 그 소식이 닿아? 안 닿아. 지금도 청년부에서 멀쩡히 리더하고 있어. 아무튼 그때, 남목 사라는 작자랑 찬양 리더(남)라는 작자가 보듬어 줘야 한다고 내보낼 수 없다고 그랬다더라.


 성범죄자들도 하나님의 자녀죠~ 예~ 예~. 그래서 조두순도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됐다죠~.


 염병하고 있어 진짜.



 이런 일들이 있을 때, 내 의견은 배제되고, 묵인되고, 사라진다. 의견을 낼 수 있으면 다행이지 아예 닿지 않는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내 밑에 동생들, 내 여성들을 생각해서 더욱 목소리를 냈어야 했는데, 내 위치에선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나는 반대했지만, 결국 행해지는 것은 악습이기 때문에 내가 어떤 것을 취했든, 아무 일 없이 돌아갈 수 있게 만들었다. 내가 그러지 않았다 해도 밖에서 봤을 때 '이 찬양팀은 그런 문제가 있었는데도 왜 그랬대?'라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내 위치가, 여성 청년 교사라는 자리가 아무것도 아니고 침묵하게 만들더라. 성범죄자를 규탄하는 것보다, 목소리를 내고, 공동체에 분열을 일으키는 나를 더 공격할까 봐 두렵더라.



 구조 속에선 아무것도 바꿀 수 없더라.



 이 글에 사이다는 없다. 내가 탈종교를 했다는 거 정도? 진즉 했어야 했는데... 돌아보면 이렇다. 아무튼 저기서 언급되거나, 혹은 언급되지 않은 새끼들졸라많음. 다 멀쩡히 교회 생활한다. 다른 교회 가서라도 교회 생활 멀쩡히 하고 있겠지. 아무도 비난하지 않는다. 저 성범죄자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지 못한다고  더 비난하는 게 기독교인이다.

 

 일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쉬쉬하는 게 당연한 곳이다. 이 글을 읽는 아직 교회를 잃지 못한 이가 있다면, 교회를 나가지 않길 바란다.


 당신이 '당해'도 당신의 입을 막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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