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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와 루나

by 로즈릴리

나를 지키기 위해 더는 사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랑할 마음이 남아있지 않았고, 사랑을 줄 이유나 여유도 없었다.


사랑에 실패하자 그녀는 순식간에 늙어버렸다. 세월의 굴곡을 피하고 노화의 원인을 막으려 애썼으나 사랑을 잃은 순간 그녀의 얼굴에 감돌던 광채가 사라지고 눈에 맺혀 있던 초롱초롱한 생기도 사라졌다.

사랑이 떠날 때 모든 것이 처량했다. 이제 그녀의 얼굴은 윤기없이 푸석푸석하고 마음은 마른 낙엽처럼 바스락거렸다.


그녀는 깨달았다. 그녀의 인생에 가장 큰 상처를 입힌 사람은 그녀가 세상에서 조건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었던 사람이었다. 그녀의 강력한 사랑을 얻은 자가 그녀를 가장 노하게 하였고 가장 슬프게 만들었다.






그녀들.jpg 솔라와 루나




"너는 왜 상처만 봐?"



그러나 사랑은 상처만 보지 않는다.


날카로운 가시가 있더라도 장미꽃은 여전히 아름답고 붉게 피어난다.

가시에 찔려 손가락에 맺힌 한방울의 피보다 가지에 매달린 장미의 꽃잎들은 더 붉고 화려하다.


상처때문에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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