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시간 E-마트에 들렸다가
지하매장에서 과일행사를 하고 있었다.
날은 덥고 나의 몸이 비타민 부족인지 새콤달콤한 귤을 강력하게 원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쁘고 잘생기고 싱그럽게 생긴 아이들만 고르고 골라서 비닐백 하나를 챙겨 꾹꾹 눌러 담았다.
스스로 생각해도 꽤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하며 뿌듯한 마음으로 계산을 마치고 금쪽이같은 귤 한개라도 떨어뜨릴까봐 조심조심 나의 품에 꼬~옥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까 마트에서 11.000원어치 귤을 담느라 오른손에 꼭 쥐고 있던 나의 무선 에어팟 (싯가 20만원에 달하는)을 귤코너에 놓고 온 것이었다. ㅜㅜㅜㅜ
귤봉투를 째려보니 별로 싼 것 같지도 않다. 자로 재어보니 가로 17cm 세로 21cm 손이 매우 큰 남성 어른이 손바닥에 있는 힘을 다주어 활짝 펴면 가릴 정도의 크기다.
뭐 저 정도면 힘들게 꾹꾹 눌러 안담아도 과일가게에서 팔고 있는 작은 종이박스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귤상자의 가격과 비교해도 별 차이 없고만ㅡ ㅡ::
오늘 E-마트로 향했다. 귤코너에는 분명 없을거라 추측하고 지하매장까지 내려가지 말자 마음먹고 곧바로 고객센터로 향했다.
" 혹시 어제 저녁에 분실물 들어온 것 중 에어팟 있었나요? 제가 물건 고르다가 실수로 놓고 갔거던요."
휴~~~~~~ 다행히 지나가던 아르바이트 직원이 떨어져있는 에어팟을 발견하고 고객센터 분실물 센터에 두고 갔다고 했다.
찾아서 다행이었다. 가끔씩 이런 경험이 여러번 있다.
간혹 백화점에서 20만원 구입하면 만원 상품권을 준다고 현혹해서 만원을 위해 불필요한 물건으로 20만원을 채운다거나, 햄버거 가게에서 1+1이라는 이유로 한개도 버거운 햄버거를 두개 산다거나 등등
이제 현명한 소비자들은 그런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지만 가끔씩 때로는 어제와 같은 눈앞의 욕심에 현혹되어 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물건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나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너무 가깝고 익숙해서 돌아보지 않고 살펴주지 않아서 잃어버린 것들이 많다.
정작 소중한 것은 내 곁에 가까이 있는데 파랑새를 찾아 멀리 멀리 돌아가는 형국이다.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고 사소한 욕심에 눈이 멀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에효~~ 그러면 안된다니까, 없으면 안먹으면 되는데
10개사면 1개 덤으로 준다고 브라보콘 구구콘을 11개나 사와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오똑하라는거야 남편아! 눈에 보이니까 먹게 되고 살만 찌잖아:::
흔한 것 아껴주고
작은 것 살펴주고
가까운 곳 돌아보면
미로처럼 꼬여도
나갈 길이 보여요
장마가 길어져도
비는 멈추고 해는 나오죠
사소한 경험에서 얻고
깨달은 진리
눈 앞의 욕심을 버리면
마음의 평정이 찾아와요
2025. 7. 22 로즈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