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쩔수가 없다 (대한민국)
감독/ 박찬욱
주연/ 이병헌
개봉/ 2025. 9. 24 스릴러
영화/ 얼굴(대한민국)
개봉/ 2025.9. 11
미스터리 스릴러 원작/만화
최근 개봉영화 인기순위 1위 '어쩔수가 없다'와 예매순위 6위 '얼굴' 한국영화 두 편을 봤다.
정부지원 문화복지 영화관람 할인권 CGV 와 롯데시네마 6.000원 할인권이 각각 4장씩 무려 8장이나 들어왔다. 두 편 모두 할인권 이용해서 만원도 안하는 8.000원 저렴한 가격에 리사이클 영화관에서 편하게 관람했다.
두 영화 모두 스토리는 생략하고 그래서 스포일러가 전혀 없으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편 모두 무지무지 스릴 넘치고 재미가 있다.
그러나 보고 나면 기분이 유쾌하지 않고 내가 이 영화를 왜 봤을까 싶다.
박찬욱 감독 영화는 '헤어질 결심' 빼고 항상 그랬다. 재미는 있는데 뭔가 기분 나쁜 그로테스크하고 찜찜하다.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감독을 일개 무명독자가 펌하할 생각은 일도 없고 이 글은 순전히 나의 감상평이 될 것이다.
책이나 영화를 포함 예술에 대한 감정의 논의는 고대 그리스부터 지속되었다.
플라톤은 젊은이들에게 감정적인 예술이야말로 이데아( Idea, 진리 또는 이성)에서 멀어지게 만들며
비윤리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주인공에게 연민이나 공포의 감정을 느낌으로써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자신의 감정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20세기에 들어와서는 세계를 인식하는 주체성을 중시하고 주체성에는 감정보다는 이성을 우위에 두었다.
21세기 들어와서는 오히려 감정이 부각되면서 공감능력을 중시하는 추세다.
영화 '어쩔수가 없다' 와 영화 '얼굴' 에서는 두 주인공 모두 사회적으로 낙오된 자의 삶이 등장한다.
고급인력이 넘쳐나는 회사에서 고졸 출신의 주인공(이병헌 역, 어쩔수가 없다) 과
눈이 멀어 앞이 안보이는 시각장애인 주인공( 박정민, 권해효 역: 얼굴)
사람들의 멸시와 개인의 아픔 그리고 분노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설정이 공통점이다.
이는 관객들에게 타자의 삶을 간접체험하고 개인의 상실 경험을 마련하는 감정을 드러낸다.
최근 몇년간 유독 한국 영화계에서는 경제성과 인기를 원초적 감정과 욕망의 표출을 현대사회의 패러다임과 함께 버무려 놓는 작품들이 흥행하고 있다.
더구나 소수자인 시각장애인이나 다수가 공감하는 사회의 서민 계층을 주인공으로 삼아 비이성적인 감정에 충실하게 만든다. 개인의 감정과 원초적 욕망의 표출은 비윤리적인 선택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사회를 살아가는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실의 경험이나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으로 타인의 목숨을 쉽게 빼앗는 살인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당위적 세계관을 지향하는 꼰대 독자의 의견이라 생각하며 '영화는 그냥 영화로 봐라' 라고 말하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 '어쩔수가 없다' 관람을 마치고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관람하고 나온 두 여고생의 대화를 들었다.
여고생 1 - " 나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어 "
여고생 2 - " 이병헌이 실직했는데 다른 사람 자리 들어가려고 사람들 죽인 거잖아"
여고생 1- "그럼 경찰한테 잡혀야 되잖아"
여고생 2 - " 안잡혔고 성공했잖아, 그 자리 들어가서 재취업했잖아"
여고생 1- "그런 게 성공이야? 개이해 안되네, 그럼 우리 왜 공부해?"
여고생 2 - " ㅋㅋㅋㅋㅋ"
영화를 보고 나면 좀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감동을 주는 영화 좀 만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