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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위너코치 Nov 08. 2020

마흔, 왜 내 나이를 말하는 게 부끄러웠을까

나이듦과 나이 편견에 대한 단상

#일기콘 24, 일상의 기록을 콘텐츠로 24일째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몇 살이세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나이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어요.


[나이 단상 다섯줄 요약]


- 나이를 말하기 싫어진 순간

- 왜 내 나이를 밝히는 게 부끄러워졌을까

- 내 나이를 부끄러워하는 건, 나를 부끄러워하는 거 아닌가?

- 젊음을 최고로 여기는 인식은 그리 오래된 건 아니다

- 10년 후, 55살의 나이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생길까?






“몇 살이세요?”

최근 비즈니스 관계로 새롭게 만나는 분들이 많은데요.

가장 대표적으로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나이를 말하기 싫어진 게 몇 살 때부터였더라


아마도 서른일곱 살 정도부터?


항상 자신 있게 말하던 나이였는데, 30대 후반이 되면서 내 나이를 말하는 게 왠지 부끄러워졌습니다.





왜 나이를 밝히는 게 부끄러워졌을까


20대, 30대, 40대.... 섞여 있는 모임.

각자의 나이를 밝힐 때 반응은 비슷합니다.


20대라고 누군가 말하면... 바로 그 찬란한 나이에 대한 칭찬이 이어집니다.

"정말 좋은 나이다" "좋겠다" "나도 그런 때가 있었는데..."

젊음에 대한 찬사는 한도 끝도 없이 저 지구를 뚫고 나갈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이어집니다.



그런데 누군가 40대라고 밝히는 순간... 극과 극의 무덤덤한 반응....

자신의 나이를 밝히는 누군가도 왠지 변명하듯 한마디 합니다.

“나이만 먹었네요” “언제 이렇게 나이가...”



무기력해져가는 나이, 매력이 떨어지는 나이, 쇠퇴하는 나이....

그 찬란한 20대 때 내가 가졌던 마흔이라는 나이에 대한 편견, 그 인식 그대로 나를 사람들이 보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부끄러워졌던 겁니다.





일요일 오후, 동네 뒷산의 낙엽을 보며 나이 듦에 대해 다시 생각을 했다





내 나이를 부끄러워하는 건, 나를 부끄러워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여러 나이에 관한 책들을 읽다 보니, 작년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나이를 부끄러워한다는 건, 나를 부끄러워하는 거 아닌가?"

"그동안의 살아온 시간 자체를 부정하는 거 아닌가?"

"왜 그래야 하지? 나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도 괜찮은데?"


그러면서 내 나이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20, 30대가 많은 많은 모임에서는 여전히 부끄러워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당당하게 내 나이를 말하는 게 좋았습니다. 내 스스로 나를, 내가 살아온 시간을 존중해주는 것 같아서요.






젊음을 최고로 여기는 인식은 그리 오래된 건 아니다


저는 27살이었던 나도 괜찮았다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45살인 지금의 나도 괜찮다 싶습니다.


그냥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선을 다해 살며, 나의 46살..47살... 48살...있는 그대로의 그 나이를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저 낙엽처럼 스르르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사실 “젊음을 최고로 여기는 사회의 인식, 그래서 나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는  그렇게 오래된 건 아니라고 해요.


젊음을 최고로 여기는 것은 서양 중심의 문화로 원래 동양권에서는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해, 성숙하다, 지혜롭다 등 존경하는 문화가 많았다고 합니다.





10년 후, 55살의 나이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생길까?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제가 55살에 되었을 때, 제 나이를 말하면 사람들의 찬란한 찬사가 이어지는.

그때는 나이에 대한 편견이 많이 깨져서 이렇게 되는 거죠.


"55살이세요? 와~~ 정말 좋겠다, 그 나이가 되면 그렇게 좋다면서요?

저도 부지런히 살아서 55살이 빨리 되고 싶어요.

저는 뭐한다고 이렇게 어린 건지... 답답하네요"



우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세월이 아니라,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진정한 자기 모습을 잃어버리면서 그 세월을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_ 게이 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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