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르 신애련 대표 강연을 들으며
얼마 전에 방송인 송은이의 이야기를 소개했는데요. 송은이의 강연을 들었던 360˚ Seoul 컨퍼런스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강연을 하나 들었습니다.
안다르 신애련 대표의 초청 강연이었습니다.
안다르(andar 걷다라는 뜻)는 기존의 요가복에 대한 관념을 깨고 트렌디한 디자인 제품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애슬레저 브랜드인데요. 2015년 창업한 이후 2018년 400억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국내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2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서 더 화제가 되었습니다.
28살의 젊은 CEO 신애련 대표의 강연 주제는 ‘무엇이 나를 도전하게 만드는가’. 의외로 신애련 대표가 전체 강연을 끌고 간 줄기는 콤플렉스였습니다. 자신의 몸에 대한 콤플렉스가 지금까지 자신을 끌어왔다는 것이죠.
5년 전, 요가 강사 시절. 몸에 대한 콤플렉스가 많았다고 합니다. 체형에 불만이 많았고, 더구나 요가복이 자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가르칠 때 많이 위축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신대표는 과감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무작정 동대문 원단시장을 돌아다니며 기능성웨어 원단을 찾습니다. 전 재산으로 원단을 구입해 봉제공장을 찾아가 옷을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자신이 입고 싶었던 디자인의 옷을요.
처음에는 인터넷 쇼핑몰에 제작한 옷을 올렸는데 아무도 찾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요가원, 플라테스원의 리스트를 다 뽑아서 하나하나 연락을 합니다. 대부분의 원장님들과 강사들의 반응은?
“이거 국내 브랜드예요?”
“어떻게 옷이 이렇게 예쁘죠? 제가 입고 싶은 컬러예요”
대부분이 옷을 구입했고, 판매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6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게 됩니다.
“내가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만든 옷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았구나. 많은 사람들도 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신대표에게 6억원의 의미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보내준 공감, 응원과 격려였습니다.
그 후로 제대로 옷을 만들어보자고 마음먹고 세 가지의 포인트를 잃지 않고 브랜드를 만들어갑니다.
첫째 해외의 어느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는 최고의 품질, 둘째 어두운 칼라 위주가 아닌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예쁜 컬러감, 셋째 외출시에도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옷.
평소에 레깅스를 입는 사람들이 어떤 불만을 느끼는지를 파악하고 반영하려고 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요가복의 Y존을 없앤 것입니다. 왜 유독 레깅스는 바깥에서 입기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까? 고민하다 보니 봉제선이 바깥으로 보이는 게 가장 큰 이유였고, 그 봉제선을 삭제합니다. 청바지의 느낌으로 입을 수 있돼, 너무 딱 달라붙지 않으면서 체형을 보정해줄 수 있는 레깅스는 큰 인기를 끕니다.
저를 계속 꿈꾸게 한 것은 콤플렉스였어요. 여러분에게 콤플렉스가 있다면 그것은 대단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돌아보면 신애련 대표의 말처럼 콤플렉스가 오히려 나의 힘이 되어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제가 브런치에 ‘나의 마흔 스토리’라는 매거진을 운영하게 된 것도 저의 콤플렉스 때문이었습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콤플렉스. 내 스스로 나이를 떳떳하게 드러내는 게 어렵다는 콤플렉스. 우울함이나 두려움. 왜 이러지? 이게 나만의 문제일까? 솔직히 드러내고 공유하고, 함께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덕분에 좀 더 멋지게 마흔을 만들어갈 자신감도 생기는 중입니다. 때때로 콤플렉스가 나를 힘들게 할 때, 그것을 하나의 터닝포인트로 삼을 수 있는 시도를 계속 해봐야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