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일병 (사도 바울) 구하기

단꿈 학무모 간담회

by 간달프 아저씨

지난 금요일, 오랫동안 마음에 품었던 숙원을 해결했습니다.
쪽방촌에 거주하시는 한 분이 당뇨로 인한 안과적 문제를 겪고 계셨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도움을 요청하셨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하루를 잡아 동사무소를 찾아 함께 상담을 진행했고, 복지 담당자와의 세부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도왔습니다. 본인의 처지를 설명하는 데 서툴러 복지 체계 안에서조차 잘 드러나지 못했던 분이었습니다. 이제 수급 신청과 의료보호 등 여러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당장 급한 부분은 외부 자원도 연계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날 교회에 오셔서 함께 축복하며 기도드렸습니다.


주일 공원예배 때에는 차가워진 날씨 속에서도 반팔과 반바지, 슬리퍼 차림으로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낯이 익은 얼굴이었습니다. 이전에 여러 번 방을 구해드린 적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어려움이 따랐던 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1년 만에 나타나 여전히 여름옷차림이었습니다. 방을 구해달라며 찾아왔습니다. 순간, 지난 기억들이 떠올라 망설여졌습니다. 하지만 그 주에 나누었던 말씀이 마음을 붙잡았습니다. 결국 한 달치 방세를 지원하고, 이불과 옷, 수건, 양말, 칫솔, 치약, 컵라면을 함께 드렸습니다.


화요일에는 또 한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그동안 쌀과 부식을 자주 지원하던 분이었는데,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최근 자활 사업을 시작했다며 인사를 하러 오신 것입니다. 카드 배달 일을 막 시작했다고 하셨습니다. 아직 월급을 받지 못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발을 보는 순간, 짝짝이 양말 사이로 엄지발가락이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말없이 새 양말 한 켤레를 건네드렸습니다. 그리고 쌀 한 포대, 김치, 라면 등을 드리며 “잘 자리 잡길 바란다”라고 격려했습니다. 마음 깊이 감사와 희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 주 화요일에는 단꿈아동 부모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그동안은 시도조차 엄두가 나지 않았던 일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함께한다는 감격이 컸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진행 중인 여러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제가 운영 철학과 사역의 비전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강 후, 제가 쓴 시 **〈낙엽의 꿈(낙엽십자가)〉**을 학부모 한 분이 낭독해 주셨습니다.
읽는 도중 여러 번 목이 메고, 눈물을 훔치며 다시 낭독을 이어가셨습니다.


“이 낙엽 하나가 시처럼 온통 생명을 나누는 일을 합니다.
푸르른 잎사귀가 봄날 수많은 애벌레의 먹이가 되어주고,
뜨거운 햇살을 받아 광합성을 하며,
과일과 곡식을 맺어 수많은 생명들을 먹이고,
낙엽으로 떨어져 월동벌레들의 이불이 되어주며,
마지막에는 썩어 생명의 거름이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낙엽보다 더 귀한 존재입니다.
부모의 사랑이라는 토양 속에서 자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생명을 나누는 존귀한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랍니다.
부모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세상 그 무엇보다 부모의 사랑을 간절히 원합니다.”


마지막으로 각 아이의 이름을 넣은 **‘부모 축복문’**을 준비해 부모님들께 전했습니다.


사랑하는 00아,
너는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사랑스러운 하나님의 자녀란다.
네가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도 소중하단다.
그래서 너는 모든 사람을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길 바란다.
너는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
너 때문에 우리 가족이, 그리고 세상이 행복해질 거란다.
너는 사랑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네가 있음으로 내가 참 행복하단다.

부모님들은 매일 아이에게 이 축복문을 읽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그 시간은 눈물과 웃음, 그리고 감사로 가득했습니다.


“사도 바울 구하기”

이번 주일 말씀의 제목은 "사도 바울 구하기"였습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예화로 나누었습니다.
세 명의 아들을 이미 전쟁에서 잃은 어머니를 위해, “막내 라이언을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명령으로 작전이 시작되듯, 하나님께서도 사도 바울을 구하시기 위해 로마 군인들을 움직이셨습니다.

사도행전 23장 22~23절에서 천부장은 바울을 살리기 위해 수백 명의 군사를 동원합니다.
로마인이자 이방인이었던 그가, 하나님의 감동하심을 받아 모든 것을 내어놓고 바울을 지키는 일에 나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한 영혼을 살리라 명하실 때, 우리는 우리의 감정과 판단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원수 됨에서, 죄악과 죽음에서 건져주셨듯이, 이제는 우리가 서로를 위해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해야 합니다.
주님 안에서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라이언’이며, 또 누군가를 살리는 ‘구조대’로 부름 받은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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