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시작된 작은 천국
매주 주일 낮 12시, 공원 한켠에는 조용한 축제가 열린다.
누군가는 이 모임을 ‘예배’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그냥 ‘함께함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곳은 분명히 그리스도 안에서 피어나는 쪽방촌의 축제라는 것을.
공원예배에는 늘 찬양이 있고, 말씀이 있고, 서로를 위한 중보가 있다.
말씀을 외우는 목소리들이 바람을 타고 흐르고,
예배가 끝나면 정성껏 준비한 식사가 나눠진다.
유난히 인기 많은 육개장은 금세 바닥이 난다.
이번 주 간식은 노랗게 호박빛이 감도는 해남 고구마였다.
작은 음식 하나에도 정성과 사랑이 배어 있다.
그리고 매월 첫 주, 우리는 성찬예식을 드린다.
이번 주가 바로 그날이었다.
그리스도의 피와 살을 기념하며 구원의 은혜를 나누는 시간.
누구든 구원의 확신이 있다면 함께 앉아 그 떡과 잔을 받을 수 있다.
말씀 직후 이어지는 성찬은 감동이 식기 전에 마음 깊은 곳으로 스며든다.
생명과 한몸됨의 은혜가 조용히 흘러 들어온다.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분들은 성찬예식을 자연스럽게 기다리고, 자연스럽게 누린다.
그중 몇 분은 여전히 본문 말씀 10구절을 암송해 온다.
그 장면을 볼 때마다 마음 깊은 곳이 흔들린다.
“여기에도 하나님 나라는 자라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주일예배를 마친 후에는 키르키즈스탄 공동체와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25명가량의 청년들이 눈을 반짝이며 예배를 드렸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무슬림 국가에서 신앙을 지켜온 이들.
낯선 나라에서 살아내는 일조차 버거웠을 텐데,
그 모든 어려움 위에 믿음을 세워온 모습이 참 귀하고 아름다웠다.
우리는 서로를 격려하고, 축복하며 마음을 나누었다.
토요일에는 단꿈공부방 복지사 면접이 있었다.
신앙이 있는 분, 없는 분 두 명을 만났다.
두 번째 면접자에게는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분은 조용히 마음을 열어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희망의 등도 함께 선물하며, 주님의 뜻을 구하기로 했다.
월요일에는 단꿈아동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겸해
한지공예 체험 시간을 가졌다.
‘단꿈’—복음의 능력으로 가난과 절망의 굴레를 끊고
하나님의 꿈을 심어준다는 그 이름처럼, 우리는 아이들을 어떻게 축복할 것인지 이야기 나누었다.
아홉 명의 부모들이 참여했고, 아이들에게 매일 읽어줄 수 있는 축복문도 전했다.
이날 강사로 온 팀장님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간증을 풀어냈다.
불교 신자였던 그가 복음을 만나고, 지금은 한지공예로 사람을 살리는 길을 걷게 된 이야기.
그 간증을 들으며 또 한 번 실감했다.
복음은 언제나, 우리 예상 밖의 길로 흘러간다는 것을.
이 한 주간의 시간들이 모여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처음으로 열린 믿음의 문이 되었다.
조용하지만 깊게, 하나님 나라는 오늘도 이렇게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요한복음 6장
5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
54.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니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로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시매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 같이 나를 먹는 그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