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했나.
엉뚱한 질문일 수 있겠지만 작가가 된다는 것은 좋은 글을 써내야만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작가가 되면 잘 써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전자는 별 이견이 없어 보이지만 후자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 필자 또한 브런치 작가 승인 이후 아무래도 글에 정성을 더 하려 함에는 여지가 없다.
그래서 지나친 피력도, 너무 장황한 설명도, 이해를 도우려는 많은 예들도 가능한 적정선 안에서만 사용하는 편이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독자를 향한 나 나름의 예의이다. 나의 것들을 억지로 욱여넣는 듯한 글은 가능하면 삼가려 노력한다. 그들의 몫은 그들의 몫으로 남겨 두는 여백은 되려 글에 진정성을 돋보이게 한다.
힘이 들어간 듯 빠져 있고, 힘껏 당기는 듯 하나 느슨하게 풀려 있는 그런 글. 특별한 소통이 없어도 여운의 기류가 있어 묵묵히 쉬어감을 허용해 줄 수 있는 그런 글을 남기고 싶다.
하늘이 돕는다고 했을까. 도와주어야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글에 내 힘이 들어갈 때마다 이것을 떠올리며 힘을 빼고 가벼이 써 내려 가려 애쓴다. 쓸 수 없음을 알 때 그제야 쓸 수 있음을 매 순간 느끼고 있다.
이왕이면 수익도 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어느 방송인의 말처럼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위선일 수 있다. 다만 적은 금액이라도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면 더욱 괜찮을 듯하다. 이것은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임무와 책임감을 부축일 수 있는 좋은 동력이라 여겨진다.
삶이 있는 한 글은 써야 할 것이다. 먼저는 남이 아닌 오직 나를 위해서일 것이며, 지극히 이기적 여야 가장 이타적일 수 있기에 그렇다. 나라는 주체를 잃어버린 글은 결코 건강하지 않다. 나를 다독일 수 있는 글이라면 동시에 독자도 다독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작가를 꿈꿔본다. 독보적이며 가장 창의적인 글은 내 것을 나의 언어로 담백하게 써 내려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 나에게 브런치는 이것을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오늘도 나는 첫 줄을 기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