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11일 전
어머니 임종 11일 전
2002년 1월 14일 월요일
동아대학교 부속병원을 다시 찾은 지
벌써 사흘째였다.
ㅇ희 엄마는
기계처럼 정확한 시간에 병실에 나타났고
나는 그때마다 가게로 나가야 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가게 문을 닫을 수는 없었다.
주인인 내가 가지 않으면 안된다.
어쩔수가 없이 낮 시간대에는
ㅇ희 엄마가 병실에 와있고, 밤 시간대에는 가게 문을 닫은 후 내가 어머니 곁에서 함께 있는다.
그날 밤, 어머니는
응급실에서 나와 306호 2인실 병실에 누웠다.
어머니와 옆 침대의 할머니, 그리고 나.
세 사람이 함께였다.
옆 침대 할머니는
장 출혈로 계속 피를 토하고 계셨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어머니를 보며 중얼거리셨다.
“저 양반… 이제 안 되겠다. 기망이 없어.”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피를 토하는 분이
피를 토하지 않는 어머니를 걱정하다니.
그러나 밤새 지켜보며
그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밤새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 채
사경을 헤매며
병마와 싸우고 계셨다.
자식이라는 이름을 달고도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는
나는 그저 곁에 앉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자식이라는 허울을 덮으시고 어머니가 지금 이렇게 사경을 해매고 계시는데도 난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는 천하에 불효자다. 기껏 병원에서 주는 알부민 등 영양제나 진통제 말고는 다른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채로 그냥 어머니 곁에서 있을 뿐,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내가 아들로서 할 수가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