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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9일 전

by 천우

어머니 임종 9일 전

2002년 1월 16일 수요일


오늘도 정확히 11시 병실에 들어선 ㅇ희엄마와 교대를 하고선 11층 병실 문을 나섰다. 어제 밤에도 어머니는 한숨도 주무시지 못한 채로 밤새 고통을 호소하셨다


엊그제와 마찬가지로 나는 아무런 방도도 찾지 못한 채

곁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의사도 손을 못 쓰고 그냥 방치 상태다.


의사도 나도 방관만 하고 있으니, 내 심정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 밤새 내가 한 일이라곤 어머니가 아픔을 호소하면 들어 주는 것 정도였다.


어머니가 아파서 괴로워하면 나도 그 순간 함께 괴로워 아픔을 느끼는 마음이 반복되었다.


밤새 이렇게 반복된 순간을 거듭하면서 꼬박 밤을 지새웠다. 그래서 그런지 멍한 상태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교대 후에 가게로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다 범칙금 스티커를 받았다.


사실 이 건널목은 모두가 많이 건너는 일반적인 곳인데 잠복한 교통순경들이 실적 올리는 날에 맞추어 내가 이곳을 건너다 그만 스티커를 받고 말았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날이다. 온통 머릿속에는 어머니 생각뿐인데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이 내 마흔네 번째 생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왠지 생일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더 울적하다. 막냉이 생일도 모르고 누워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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