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회 +24

임종 8일 전

by 천우

어머니 임종 8일 전

2002년 1월 17일 목요일


오늘도 병실 문을 11시 정각에 들어선 ㅇ희엄마에게 어머니를 맡기고는 난 간밤에 한잠도 자지 못해 잠을 좀 청해야 가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가게에서 손님이 계속 오면 잘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현 상태 그냥 그대로 일을 해야만 한다.


오늘은 겨울비가 내렸다. 남포문고 앞에서 가게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문득 어머니의 모습이 보고 싶어서 갑자기 남포문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고 안에는 항상 ‘어머니의 120가지 가르침’책이 진열되어 있어 언제든지 가면 어머니의 사진을 볼 수가 있어 난 기뻤다.

그 책 속 사진의 어머니를

나는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사실 ‘어머니의 120가르침’을 난 어머니께서 70평생을 살아오신 여생이라 생각하고선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만들어 드렸다.


작년 이 책이 완성되어 나올 때에도 어머니는 이 병원에 입원해 계셨다.


여기서 심장초음파검사를 받기 위해 침대에 어머니를 올리다가, 의사와 간호사들 실수로 침대에서 떨어뜨려, 상처투성이가 된 채 뇌를 다쳐 의식을 잃으셨다.


그 때가 작년 여름인데 다시 한 해가 지나 겨울이 되어 어머니가 그토록 싫어하는 이 병원에 다시 오고야 말았다.


2인실에서 다인실로 옮겨 진 어젯밤에도 아픔을 호소하는 어머니에게 의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진통제가 만병통치인 냥 그 외에 처방은 없었다.


아픔을 호소하며 기침과 가래가 목안에 들끓어 자꾸만 좌우로 고개를 돌리는 어머니의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난 너무 괴로웠지만 어쩔 방도가 없이 어머니와 또 아픔의 밤을 지새웠다.


어머니는 아파서 난 슬퍼서 같이 울 수밖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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