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회 +31

임종 1일 전

by 천우

집으로 가는 길

퇴원 수속은

생각보다 너무 간단했다.

서류 몇 장,

비용 정산,

간단한 확인.

어머니의 삶이 정리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어머니의 마지막을 병원에서 떠나는 일은

이토록 빨랐다.

앰뷸런스에 어머니를 모셨다.

병원 복도를 나서는 순간,

나는 뒤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면

결정을 바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차 안은 조용했다.

산소통에서 들리는 미세한 소리만이

어머니가 아직 이곳에 계시다는 증거였다.

나는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은 여전히 따뜻했다.

집으로 가는 길이

어머니께 마지막으로 드릴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집에 도착하자

의사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기관지에 연결된 호스를 제거했다.

의사가 떠나고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을 때,

이제 정말

모든 것이 나의 몫이 되었다는 걸 알았다.

어머니는

그토록 돌아가고 싶어 하셨던 집에

마침내 누워 계셨다.

의료기기도,

경고음도 없는

아주 조용한 공간이었다.

숨은 점점 가늘어졌다.

나는 어머니의 입 가까이

귀를 대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조금 뒤,

어머니는 숨을 멈추셨다.

울음은

한참 뒤에야 나왔다.

그 순간에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를 보내드린 뒤

나는 오래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무엇이 효였고

무엇이 불효였는지는

끝내 알 수 없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나는 도망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끝까지 곁에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이

나를 이 글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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